많은 노동자들이 작업장 내의 반복작업, 좋지 않은 자세, 장시간 노동의 결과, 허리, 목, 무릎, 어깨 등이 아프고 쑤시는 만성 근골격계 질환을 경험하게 된다.
노동자가 주인되어 건강하게 노동하며 살 수 있는 해방세상에서는, 위와 같이 노동자의 신체가 혹사당해 생기는 질환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 예상하지만, 지금 당장 불편하고 아픈 허리, 목, 무릎, 어깨 등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전 세계 사람들 중 84%가 일생 동안 최소한 1번 이상 경험한다는, 비특이성 요통을 예로 들어보자. 비특이성 요통은, 허리 통증을 일으키는 특정한 요인 (감염, 암, 골절, 구조적 이상, 염증, 신경압박) 등이 없는데도 허리가 아픈 경우를 말한다. 말이 복잡하니, 이제부터는 ‘비특이성 요통’을 그냥 ‘요통’이라고 하자.
요통은 허리가 아프면서 엉덩이나 다리가 함께 아픈 경우도 있는데, 이는 허리 신경 등이 눌려서 생길 수도 있지만, 단순한 허리 근육 뭉침이 엉덩이/다리로 연관된 통증을 일으키는 것일 수도 있다. 다리로 뻗치는 통증이 올 경우, ‘혹시 내 허리가 심하게 잘못된 게 아닌가, 사진을 찍어봐야 하나’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경우 우선 3개월 내로 운동요법, 약물치료, 물리치료, 침 치료 등의 복합적인 비수술적 치료를 먼저 해 본 후, 이러한 치료로도 아프고 불편한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해질 경우 허리 사진을 찍어볼 것을 의학전문가들은 권장하고 있다.
허리 수술은 일부 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처음부터 추천되지는 않는다. 대체로 허리 통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드는 경향이 있으며, 허리 디스크의 경우에도 평균적으로 약 2/3의 환자들은 수술을 하지 않고 치료를 받더라도 6개월 내에 일정 정도 증상이 좋아짐을 경험하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개인차는 있겠지만 말이다) 따라서, 허리가 뜨끔하거나 심하게 아프다고 해서 무조건 처음부터 수술을 하진 않으니,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다만, 허리나 다리가 아파서 비수술적 치료를 6개월 이상 지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심한 증상으로 도저히 기본적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경우에는, 각 개인별로 맞는 수술 치료를 고려하게 되며, 이 역시 무조건 하는 것이 아니고 의사와 환자가 서로 상의하여 결정하게 된다.
다만, 점차 다리에 힘이 빠져 발이 땅에 자주 걸리거나 넘어질 때, 혹은 대소변을 조절하는 기능에 뭔가 이상이 생겼을 때 등에는 신속한 수술을 필요로 할 수도 있으므로, 이 경우에는 허리 수술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허리 운동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며, 각 사람 별로 원인에 맞거나 스스로 흥미 있게 지속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면 된다. 그러나, 허리 통증으로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에는 우선 전문 의사/한의사를 방문하여 자신에게 적합한 운동이 무엇이 있을지, 내가 좋아하는 운동이 있는데 그게 자신의 건강 관리/허리 관리에 도움이 될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무리하거나 자신에게 맞지 않는 운동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크게는, 허리 근육과 배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 허리를 유연하게 하는 스트레칭, 그리고 전신적 유산소 운동으로 구성된다. 평소에 이렇게 운동을 하면서 허리 통증을 예방할 수 있고, 혹시 요통이 생기더라도 누워서 가만히 쉬기보다는 가볍게라도 안 아픈 범위 내에서 조금씩 허리나 몸을 움직여주는 것이 좋다. 단 이는, 허리와 내 몸의 회복을 위한 “운동과 움직임”을 지속하라는 말이지, 허리 회복 목적이 아닌 “노동”을 지속하라는 말이 아니므로, 둘을 혼동하진 말자. 허리가 아프면, 일은 쉬되 운동은 지속하는 것이 좋다. 많은 노동자들이 정리해고 위협과 작업장 내 압박으로 쉬어야 할 때 쉬지 못하는 현실이 있다. "노동“은 쉬고 ”운동“은 하라는 합리적인 의학적 상식이 통할 수 있는 건강한 세상이 되면, 노동자들의 허리는 지금보다는 훨씬 건강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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