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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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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호]손발냉증(수족냉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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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춥다. 다음 봄에 피어날 생명력을 응축시키기 위해 겨울은 추워야 한다. 하지만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이창근, 김정욱과 경북 구미 스타케미컬 차광호가 해고노동자 원직복직을 걸고 공장 굴뚝에 올라가 농성하고 있는 요즘, 춥고 바람 부는 날씨가 반갑지 않다. 바람막이 비닐과 점퍼로 버티기에는 너무나 가혹한 조건이다. 한의학 고전 “상한론” 에 나오는 “상한 (傷寒: 차가운 기운에 몸의 정기가 상함)” 을 굴뚝 농성자들은 문자 그대로 직접 겪고 있다.
굴뚝인들만큼은 아니더라도, 추운 날씨에 손발이 시리다는 분들을 주위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손발이 시린 증상은 한의학 고전인 상한론에서 “궐 (厥)” 이라고 하는데, 음기와 양기가 순조롭게 접하여 소통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陰陽氣不相順接便為厥). 물과 기름이 섞이지 못하는 것처럼, 음기는 따로 모여 차가운 기운으로 변하고 양기는 그것 따로 뜨거운 기운으로 변하여 몸의 정상 기운을 상하게 한다. 그 증상 중 하나가 손발시림이다.
이렇게 되는 계기는 다양하다. 너무 오래 추운데 있어 찬 기운이 몸을 상하게 해도, 심적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 기의 운행이 막혀도 (우리말에는 ‘기가 막혀’라는 표현이 있다), 또는 곡식을 소화시켜 맑은 기운을 손발까지 보내고 탁한 기운을 밖으로 배출시키는 기능이 떨어져서도 생길 수 있다.
손발시림은 각 원인에 따라 치료한다. 집에서는 손발을 따뜻한 찜질팩 등으로 감싸주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또 배꼽과 치골 (두덩뼈) 중간쯤에 따뜻한 수건이나 찜질팩을 한 번에 10-15분 정도씩 올려놓고 따뜻하게 한다. 뜨거운 기운을 아래로 끌어당겨 함부로 나다니지 않도록 단속하고, 차가운 기운은 몸 속부터 밀어내어 음양이 순조로이 소통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대신 너무 오래 찜질하거나, 찜질하면서 잠이 들면 저온 화상을 입을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한다.
추운 겨울이다. 손도 발도 몸도 마음도 시리게 하는 추위를 온 몸으로 버텨내는 이창근, 김정욱, 차광호와 그들과 함께 연대하는 이들로 인해 우리 사회에 만물을 소생시키는 봄의 생명력이 응축되고 있음을 믿는다. 시린 손발과 마음이 눈 녹듯이 풀리는 그 날을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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