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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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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호]수정과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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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후, 차게 식힌 수정과를 받았습니다. 매콤하면서도 알싸한 수정과는 여름철 후식으로 별미입니다.
수정과의 주 재료는 육계와 생강입니다. 육계는 녹나무과 육계나무의 줄기껍질로, 그대로 또는 가장 겉쪽의 껍질을 제거하여 말린 것입니다. 생강은 우리가 식재료로 사용하는 바로 그 생강입니다.
육계는 하초의 양기를 보하고 비위를 따뜻하게 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비위와 하초가 허하고 차가워 생기는 여러 병을 다스리는 데 사용하는 약재입니다. 따라서 평소에 열성 체질이거나 진액을 너무 많이 빼앗겨 음기가 허약해져 화기가 홀로 왕성해진 상태 (음허화왕) 의 사람에게는 쓰지 않습니다.
생강은 차가운 기운을 흩어버리며 움츠러든 체표의 기운을 풀어냅니다. 속을 따뜻하게 하여 구역질을 멈추게 합니다. 음기가 허한 사람에게는 단독으로 과량 복용하지 않게 합니다.
왜 더운 여름에 육계와 생강을 넣고 끓인 수정과를 마시게 되었을까요?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고 차가운 음식과 물을 많이 먹어 비위의 기운을 쉽게 상하게 됩니다. 또 더운 곳에 있다가 에어콘이 나오는 실내나 지하철 등 갑자기 차가운 곳에 간다든지, 오랫동안 실내에 있어 오히려 찬 기운에 과도하게 노출된다든지 하면 체표를 지키는 기운이 약해져 여름 감기에 쉽게 걸리거나 찬 기운이 장부까지 미쳐 복통, 설사가 생기기도 합니다. 더운 여름에 오히려 몸 속은 차가워지게 될 수도 있는 것이지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육계와 생강의 따뜻한 약성으로 비위의 기운을 보하면서도 더운 여름에 알맞게 차갑게 식혀 먹습니다.
여기에 기호에 따라 설탕, 잣, 곶감 등을 더 넣어 먹습니다. 당뇨가 있는 사람은 설탕을 빼고 육계와 생강만 끓여 단 맛이 없는 수정과를 먹는 게 좋겠지요.
더운 여름, 많은 노동자들이 굴뚝, 크레인, 전광판에 올라가 고공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구미 스타케미컬 굴뚝농성 차광호 동지, 대우조선 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 크레인 농성 강병재 동지, 부산시청 앞 전광판 농성 생탁/택시 송복남/심정보 동지, 그리고 또 각자의 일터와 장소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분들에게 따뜻함과 시원함이 함께 있는 수정과 한 잔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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