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산추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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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95호]반올림 황상기 아버님에게 듣다

  * 반올림 농성장에서 한노보연 손진우님께서 인터뷰를 진행해주시고 글도 정리하여 보내주셨습니다.


지난 10월 7일부터 강남에서 농성을 시작하셨는데요. 그간 교섭이 진행되오던 상황이었는데 왜, 다시 농성을 시작하게 되신건지요?

2012년 12월 18일 삼성전자 교섭단과 반올림이 본격적으로 대화(본교섭)를 시작했습니다. 이 대화는 삼성의 적극적인 제의에 의해 시작됐지만, 사실상 대화 이후 아무런 진전이 없이 반올림이 머리를 굽히고 들어오라는 식으로 시비만 걸었지, 진전된 내용은 하나도 없었지요. 가령, 그 이전 1년동안 삼성과 머리를 맞대고 3가지 의제인 ‘사과, 재발방지, 보상’를 선정하는 실무교섭을 해오던 반올림 활동가들에게, 본교섭이 시작된 당일날 “왜 여기 와 있냐. 우리는 발병자 가족과 이야기를 하러왔지, 반올림과 대화하고 싶지 않다”는 등 반올림의 지위를 물고 늘어지며, 교섭을 해태했습니다.
그렇게 버티던 삼성전자가 ‘또 하나의 약속’의 개봉 등 사회적 여론이 커지자, 돌연 2014년 5월 14일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가 언론에 나와서 지금껏 삼성전자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백혈병과 암으로 사망한 것에 대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작업장 재발방지를 하겠다고 이야기를 했고, 피해자를 여태까지 방치해서 미안하다고 그래서 보상 등 여러 가지 문제를 대화를 통해 현실적으로 풀겠다고 얘기를 했지요.
하지만 그런 삼성전자 사장의 언론플레이에도 불구하고 반올림과의 교섭에서 진전된 것은 없었습니다. 삼성전자가 시간끌기만 또 다시 계속하면서 안타깝게 버티지 못한 피해자 일부(6가족)가 이탈하여 무엇보다 자신들의 선보상 논의를 하고 싶다면서 가족대책위(이하 가대위)를 구성했습니다.  
이후 가대위와 삼성교섭단이 먼저 조정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의해 왔습니다. 반올림은 직접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조정위원회라는 중재기구를 제안하는 것에 반대했습니다. 직접대화를 하여 선정한 의제를 조정기구에 다시 설명해야 하는 등 오히려 이 문제가 더욱 길어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국 삼성전자, 가대위, 반올림의 동의로 조정위를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당시 조정위원장이 반올림의 결합을 적극적으로 요청하며 사회적 대회를 통해 이 문제를 풀기 위한 과정이니 그동안 싸웠던 반올림의 의견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득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조정위를 수용한 후 각 주체들(삼성전자, 가대위, 반올림)이 이 문제의 해결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전달하게 됐고. 각 주체들의 의견을 받아 검토한 조정위원회에서 숙고 끝에 2015년 7월 23일 조정위 권고안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조정위 권고안이 맘에 안든다고 조정위 안을 거부한채 가족대책위와 논의를 하겠다며 권고안을 거부했고, 가대위는 조정위 안을 수용하면 시간이 소요된다는 핑계로 오히려 삼성과 직접 대화하겠다며 먼저 제안했던 조정위를 거부하고, 삼성전자와 가대위가 둘만의 논의를 해왔습니다. 그러더니 결국 지금처럼 조정위와 반올림을 배제한채 일방적인 논의를 바탕으로 삼성이 보상위를 구성하고, 보상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주 큰 문제입니다. 그동안 이 문제를 만든 당사자인 삼성은 책임지겠다는 태도를 가져야 하지, 자기가 이 문제를 풀 수 있다는 태도를 가져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삼성이 알아서 잘했다면 어마어마한 피해자 규모가 생긴 이런 상황이 왜 생겼겠습니까? 지금껏 안전관리를 잘했다면 왜 지금도 피해자와 사망자가 나타나겠습니까? 사회적 감시, 시민사회의 통제가 필요합니다.  
게다가 삼성 내부에 구성한 보상위가 선정한 피해자 기준이나 보상기준도 일방적입니다. 금전적으로 다급한 피해자들에게 일부 보상을 하고 있지만, 그것이 합당한지 생계나 투병에 충분한지 등에 대한 검토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이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어 사회적 대화가 시작된만큼, 이 문제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풀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피해당사자로서 황상기, 김시녀 등이 결합하고 있는 반올림과 사회적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풀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농성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날씨도 추워지고 농성하시기에 힘드실텐데 어떻게 지내시는지, 농성장에서의 하루를 어떻게 보내시는지요?

주말에는 먹고 살아야 하니까. 속초에서 택시운전을 하구요. 피해자들이 돌아가면서 5성급호텔을 분담하여 지키는데요. 저는 속초에서 월요일 낮에 농성장에 와서 시간나는대로 2, 3차례 마이크를 잡고 시민들과 삼성직원을 향해 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또 5성급호텔 (농성장)에 방문하시는 분들과 도시락연대 등 찾아오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합니다. 시간이 나면 농성장 정리와 주변 청소 등도 하구요. 저녁에는 숙박도 하는데 숙박하는 분들과 삼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연대를 튼튼히 하고 있습니다.
화요일이면 출근하는 분들을 상대로 유인물을 나눠주고, 마이크를 잡고 세상 사람들에게 우리 현실을 알리기 위해 이야기를 합니다. 간간히 지나다가 질문을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분들에게는 답변도 해주고, 시비를 거는 분들도 있지만, 최대한 친절하게 내용을 설명하려고 노력하지요. 8년동안 이런 저런 이야기에 답변해왔기 때문에 사실 시비거는 분들하고도 얼굴 붉히지는 않고 잘 이야기를 합니다.
  
농성장에 많은 분들이 오셔서 이어말하기를 통해 연대를 이어가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모두가 기억에 남고 소중한 말씀들 해주셨을텐데 혹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이 있었다면요..
매일 같이 이어말하기에 참가할 수 없어서 안타깝지만, 함께 할때마다 정말 좋은 말씀들 많이 해주십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싸우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문제를 잘 해결하고 저분들이 내밀고 있는 손도 잡아주러 가야겠다 이런 마음을 갖게 됩니다.
재벌사내유보금 환수운동본부에서 나와서 하신 말씀 중에 사내유보금이 삼성에서 사업을 잘해서 번 돈이 아니라, 삼성에서 일하다가 병든 노동자 치료 안해주고, 보상 안해줘서 돈 아끼고, 돈들여서 안전관리 재발방지 했어야 하는데 그 돈 아껴서 이재용, 권오현 같은 사람들이 몇백억씩 챙겨간다는 얘기가 정말 인상에 많이 남았습니다. 사내유보금으로 420조를 쌓아두었다고 하는데, 그것이 노동자들에게 돌아갔어야 하는데. 그 돈을 쌓아둔 것, 그것은 사내유보금이 아니라 노동자의 피와 땀을 쌓아놓은 것이다라는 그 이야기가 참으로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반올림투쟁이 2007년부터 시작되었고 올해 3월이 고 황유미양의 8주기였습니다. 이 투쟁이 삼성 반도체내 노동자들에게 또 삼성기업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요

삼성반도체 직업병 싸움은 많은 우리 나라 노동자에게 문제점을 생각할 것을 전달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많은 현장에서 화학약품, 방사선을 사용하는데. 거의 다 관리를 소홀히 해서 노동자들이 자신이 알게 모르게 병에 걸리고 있어요. 그런데 다들 왜 그 병에 걸린지 모른채 지냈을텐데. 반도체직업병이 부각되면서 화학약품과 방사선을 취급하는 노동자들이 자신의 병을 직업병이라고 의심할 수 있고, 산재인정받고, 행정소송을 하게 된 소식들을 듣게 됩니다.
노동자의 안전과 권리는 자기가 지키고, 찾으려고 할 때 지켜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삼성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서비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 거나 한 것도 이런 영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반올림 투쟁에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반올림이 삼성하고 투쟁을 하고 있는데. 아직 힘이 모자란 것도 분명 있어요. 반올림 투쟁에 다른 단체 다른 노동자들이 함께 힘을 모아주시면 좋겠어요. 그렇다면 삼성이 오랜 시간이 안가서 우리와의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그러기엔 힘이 좀 모자라나 봐요. 함께 해주세요.

반도체와 LCD전자산업에 종사하다 병을 얻은 노동자가 366명이 넘고 있지요. 근래에도 반올림에 연락이 오는 노동자들이 늘어가고 있는지요. 최근상황을 말씀해주세요

요즘에는 농성장으로 재해 상담을 오는 분들을 보게 됩니다. 삼성이 아니더라도 다른 공장에서 일했던 분들도 사무실이 아닌 농성장으로 노무사님, 변호사님, 활동가들 만나러 상담하러 오는 것을 보게 됩니다. 매우 안타깝습니다.  
지난 11/13일 삼성을 바꾸자는 삼바대회에 참여하려고 왔는데, 74명의 삼성반도체, LCD 사망 노동자를 추모하는 퍼포먼스라는 걸 한다고 알고 올라왔는데. 10월에도 백혈병으로 협력업체 노동자 한분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래서 그날은 75명의 사망노동자를 추모하는 일을 사람들과 같이 했습니다.
조만간 다시 제보집계를 하게 되면, 더 늘어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도 현장 곳곳에서 유미양과 같이 살아갈 노동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사람이 일을 할 적에는, 자기가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안전하게 살기 위해서 돈을 버는 걸텐데요. 작업환경이 몸을 병들게 한다면, 그게 무엇때문인지 확인해야 하고, 동료들과 같이 살펴봐야 하고. 안전한 작업장을 만들어서 일해야 노동자가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느 사업장이든 질병뿐만아니라 재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본인뿐만 아니라 사업주도 회사도 본인도 행복해질 수 있으려면 노동환경을 바꿔야 하고, 그것에 대해서 알고자 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한국의 노동현실은 자신이 나서지 않으면 건강을 보장받기 어려운 환경이니까 말이지요.



[96호] 노동건강연대사업단과 사회건강심리센터로새롭게 출발합니다.
[94호]‘ 노숙투쟁중에 새우잠을 청하던 여름밤을 잊을수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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