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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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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호]일본 의료생활 협동조합을 다녀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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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새벽에 일어나 산추련 앞에서 병훈이랑 만나서 공항가는 버스를 타고 인천가는 비행기를 타고 날아갔다. 인천공항에서 김정수를 만나서 함께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셋이서 수속을 밟는데 그리 일이 많은지 입국, 출국카드를 작성하는 것은 별로 어려울 것이 없었지만 일본에서 작성하는 입국과 출국카드를 쓰려니 영어와 한문으로 작성하라니 쩝쩝 ... 특히 우리가 숙소가 어딘지 몰랐고 일어로 어떻게 쓰는지 몰라 병훈이가 쏜살 같이 달려가 안내하는 곳에서 써왔다.
간사이공항에서 고상백, 김영기, 김인하선생을 만나서 봉고택시를 타고 숙소를 향해 달렸다.
간사이공항을 출발해 고베 청년학생센타로 달리는 동안 한쪽은 바다였고 또 다른 쪽은 지대가 낮은 주택지였다.
바다가 쪽은 모두 매립을 해서 그 위에 공장을 세워서 공장지대였다. 길이도 한 시간을 달려도 여전히 공장지대와 주택지로 나뉘어져 있는 것이 대단위 공장에 놀랐다.
무엇보다도 그 많은 공장이 펼쳐져 있었지만 공장밖에는 사람구경하기가 힘들었다.
공장도 20-30여 년 전에 지은 것이라 낡아보였고 생기 있게는 느껴지지는 않았다.
고베까지는 1시간 이상을 달려서 도착한 곳은 고베 청년학생센타에 있는 다다미로 된 숙소였다. 이곳은 일반 숙소보다는 절반 가격에 빌려주고 있었고 또 우리가 노동운동을 한다고 센터 히다씨관장님께서 하루에 500엔을 추가로 할인해 주었다.
히다씨는 정말 한국을 사랑하는 일본인이다. 한국말도 잘하시고 또한 1970년대에 한국에서는 관심도 없었던 재일동포문제와 한국의 역사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당시에 한국의 근대역사로 논문을 써서 우리나라에도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장본인이라고 하였다.
우리가 도착해서 짐을 풀고 있는 동안에 통역할 사람이 도착했다. 일본에서 유학 7년차인 생활협동조합관련 공부를 하고 있는 한국유학생이다.
너무 늦게 도착해서 갈 곳이 없어 숙소 근처시내를 구경했다. 숙소에서 가게가 즐비하게 있는 곳까지는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라 모두 함께 내려가서 작은 선물을 사고 또 영기가 일본에 온 기념으로 일본 라면을 사겠다고 해서 전통과 맛이 있는 가게로 가자고 통역이 안내를 했는데 한 30분 걸어가니 맛이 없을 수가 있나.
라면 값이 700-1200엔이라 했으며 일본라면은 직접 뽑는다고 했다.
우리는 여러 가지 라면을 시켜서 이 맛 저 맛을 보면서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30일 오전에 지하철을 타고 오사카에 있는 의료사회복지 병원을 방문했다.
이곳은 정부에서 시혜적인 차원에서 건립한 곳이다. 이곳 건물에는 임대아파트, 사회복지센터. 노동 상담소, 병원 그리고 1층 전체는 일용직 노동자 새벽인력시장이 서는 곳이다.
병원 입구를 찾지 못해 한 바퀴 도는 동안 벌써 오전 9시가 지난 시간이지만 신문이나 종이박스를 깔고 자는 사람, 둘러앉아 술을 마시는 사람,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 근처에는 하루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머물 수 있도록 침상 1천개를 준비해두고 있다고 했다. 영상으로 그곳으로 가는 사람들을 볼 수가 있었는데 군대식으로 4열종대로 서서 축 처진 어깨를 하고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한없이 애처롭게 보였다.
물론 그곳으로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한다. 여기에서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은 가족이 없고 노숙을 하는 사람들이고 약 2천명이라 한다.
온갖 질병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병원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한다.
아파도 하루를 벌어야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하루 일당은 900엔이니. 라면 하나 값이다.
오쿠무라씨를 만나서 안내를 받아 병원으로 들어갔다. 작은 병원이지만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은 100이상은 되어 보였다. 환자들은 대부분 남자들이고 노인들이다. 모습은 우리가 흔히 보는 노숙자들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직원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일을 하고 있다. 이곳 지역이 빈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라 결핵 환자가 많다고 한다. 세계에서도 제일 많고 오사카보다도 2배 이상이나 된다고 한다. 그래도 치료 받기가 어려워 그렇게 산다고 한다.
1970년대에 설립되어 정부와 시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지만, 시에서 자금지원을 줄이자는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있어, 운영자체가 어려울 것이라 한다. 길거리에서 병원으로 실려 오는 환자는 연간 4천 7백여 명이나 되고 이병원에서 사망하는 사람들도 상당한 수가 되며 대부분은 병원직원이 임종과 장례를 치러준다고 한다.
자본이 쓸고 간 자리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 노동자들은 사업초기에 30-40년 동안 공장에서 건설현장에서 열심히 일한 노동자들이 대분이라 하니. 우리도 이렇게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알려주는 곳이라 하겠다.
병원에서 나오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비를 맞으며 열심히 달려간 곳은 나카무라 대표가 개호보험으로 운영하는 노인 요양시설이었다. 이곳은 노인들이 모여 살면서 마지막 생을 다할 때까지 보내는 시설이다. 식탁과 같은 6인용 탁자에 의자는 두 개 밖에 없어 궁금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노인 분들이 휠체어를 타고 그 자리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놓은 것이다.
한신의료생활협동조합 나카무라대표와 다카다 전무님이 도착하고 의사, 관계자 분들이 참석하여 토론을 시작했다. 한신 생협은 약 30년 전에 자신들의 미래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다가 의료생협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생협에서 하는 활동을 보면 자신들이 일하는 직장 내에서 재해의 원인을 없애는 것이고, 사람이 건강한 상태로 퇴직 할 때까지 일 할 수 있는 건강을 유지하게 도와주는 것이고, 직업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직업병이 걸렸다든가 중독이 되거나 하는 경우에 지원활동들을 하는 것이라 했다. 이런 활동을 위해서 노동조합 산안간부들과 의가들이 모여서 논의도 하고 있지만 지금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의사 분들이 적다고 하면서 무척 안타깝다고 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그래서 히로시는 한신생협의 이사이면서 아마가사키시의원을 16년 동안 하시고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지역에 있는 노동조합 조합원과 한신의료생협의 조합원들이 모여서 한신의료생협의 지원을 받아 노동안전보건센터를 만들어 활동을 시작 했다고 한다.
지금 일본에서는 석면 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다. 건물 하나하나에 석면이 들어가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상황임에도 늘 땜방식 대책만 내놓고 있으니..
4시간 정도를 이야기 하고도 부족해서 저녁을 함께 하면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하기로 하고근처으로 이동해서 자리를 잡았다. 우선 생맥주를 한잔씩 돌렸는데 잔이 어찌 우리나라 주스잔과 같은 것에 내왔다.
음식은 조금씩 감질나게 들어오는 것이 영 신통찮지 않게 보였는데 그것도 자꾸 들어오니 배를 불리기에는 충분했다. 좋은 시간을 보내고 숙소로 달렸다. 억시 많이도 얻어먹었다.
숙소에 도착하니 한국 유기농단체에서 전국 회원들이 일본 유기농을 방문하기 위해 와 있었다. 뒤풀이에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하루 평가회의가 끝나고 술꾼대표 영기는 오랫동안 잡혀 있었고 우리는 술을 마시지 못하는 관계로 풀려나. 씻고 하루의 피로를 풀었다.
31일 아침에 눈을 뜨자 농민단체에서는 벌써 하루 일정을 수행하느라고 출발하고 없었다.
한인이 운영한다는 아사히병원으로 출발했다. 병원은 변두리에 있었고 그 지역에는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한다. 병원규모는 작지 않아보였다. 18년 전에 설립을 했고 한인들을 위해서 만들었다고 했지만 재일 한국인을 위한 사업은 없는 것 같았고 단지 1세대에 언어나 일본인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홀대를 받는 것 보다는 낳았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었다.
관장님은 우리를 오사카 시청이 있는 곳으로 안내를 했다. 잠시 오사카 시청이 있는 거리를 걸었고 100엔 삽에 들러서 작은 선물가게를 구경했는데 사고 싶은 물건들은 하나도 없었다.이제는 어디를 가든 값싼 노동력이 만든 제품들로 시가지를 매우고 있다. 일본에도 값싼 차이나 제품이고 우리나라 관광지에도 값싼 차이나 제품이 넘쳐난다.
시내구경을 잠시하고 다시 지하철을 이용해 롯코 의료생협을 향해 달렸다.
롯코생협은 아마가사키에 있으며 사회당을 중심으로 만든 생협이다.
약 3시간동안 노동보건, 의료생협의 활동, 설립, 생협과 노동조합과의 관계, 일본노동운동의 변화, 생협 조합원들은 활동, 생협운영, 생협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진료소 구경을 했다.
진료소는 규모는 작은 개인병원과 비슷하게 보였지만 환자를 배려하는 시설들이 많이 보였다. 물론 치료기기와 따뜻한 물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눈에 들어왔다.
노인들이 모여서 놀이를 이용한 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도 그렇고. 이곳 생협은 참으로 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병원건물을 키우는 공사를 시작하면서 5년 동안 공사를 했다고 한다. 모든 것은 회원들의 의견을 받고 토론하고 해서 결정했다고 하는데 작은 건물하나를 완성하는데 5년이라는 세월이 얼마나 많은 토론으로 만들어진 건물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였다.
롯코 의료생협은 노동운동이 죽었다고 하면서도 살려 보려는 나름대로의 관심과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뭉치지 못하면 개별로는 정부나 자본과 싸움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이것은 일본의 노동운동 역사에서 알 수 있다고 했다. 하나씩 깨지는 것은 시간문제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제는 일본 어디서도 노동조합을 이야기 하고 활동하는 곳은 없다고 했다. 우리도 일본이나 미국과 같이 되지 않아야 할 텐데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1일 아침에는 다른 날 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서 짐을 다 챙기고 숙소매장에 선물도 사고했다. 매장에서는 원주민들 지원 사업을 하면서 그곳 원주민들이 만든 옷이나 장신구등을 가져다 팔아서 그곳으로 보낸다고 했다. 또 유기농으로 제배한 차 종류도 몇 가지 팔고 있었다. 사진 속에는 옷을 만들고 목도리를 짜는 원주민들이 있었고 그곳 사람들을 도운다는 생각에 몇 가지 물건을 골라 왔다.
또 지하철을 타고 한신의료생협 진료소가 있는 곳으로 신나게 달렸다.
일본 지하철은 요금이 엄청 비싸다. 지하철을 운영하는 회사가 3곳이라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요금도 각기 다르다고 한다.
진료소에서는 일본 사회보험관련 이야기, 병원 운영관련등 토론을 하고견학도 했다. 기계 하나하나에 대해서도 설명을 했다.작은 개인병원과 비슷한 규모를 하고 있었다. 병상수도 19병상이고 1병상만 더 늘리면 병원이라 했지만 더 이상 키우지 않고 여유가 되면 진료소를 더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곳에도 나이 많은 노인들이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고 한의학도 함께 하고 있었다. 양방과 한방을 동시진료하고 있었고 옆에서는 따로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점심은 한신에서 대접을 받고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간사이공항으로 갔다.
간사이공항에서도 출국심사를 시작하면서 집까지 오는데 걸린 시간이 11시간이나 된다.
일본의료생협을 다녀오면서 ‘필요한 사업이구나’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우리 고장에 가정 의학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그런 생각을 한 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한 가정 의학은 주민들이 회비를 내어서 의사에게 급여를 지불하고 우리 가족의 건강을 돌봐주는, 건강할 때 건강을 지켜주는 그른 의료를 생각해왔기 때문에 의료생협은 꼭 필요한 사업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노동운동의 새로운 대안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만일 우리지역에 의료생협을 만든다면 어떻게 결합하고 지원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조직적인 논의가 있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다른 조직이나 아니면 몇 사람이 추진한다면 적극적으로 도와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본다.
의료생협이란 지역사회의 지역주민들이 그들의 건강, 의료와 관련하는 생활상의 문제를 다루고자 조직된 주민의 자발적인 협동조직이다. 의료생협에서는 지역주민들이 의료기관에서 활동하는 임원들과 직원, 의사를 비롯한 의료전문가들과 협동하여 의료기관을 설립 운영하고,
지역사회에서 장애인, 노인등 건강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을 돕는 등 건강, 의료에 관련한 여러 현안들을 스스로 해결하고자하는 활동를 전개하고 있다.
안성,인천,원주,대전 민들레 의료생협등 전국에 10여개의 의료생협이 운영되고 있다. 노동보건운동을 좀더 활성화할수 있는 방안이 될수 있을까 하는 고민으로 의료생협의 오랜전통과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일본을 방문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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