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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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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호] 19년동안 노풍연동지들이 지켜온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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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상가 지하에 둥지를 틀고 있는 노풍연 동지들이 이번 만남의 주인공들이다. 공간에 들어서보니 벌써들 모여 맛있게 밥을 먹고, 풍물연습 공간에서는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었다. 노풍연 행사나 모임이 있을 때면 언제나 함께 하는 가족들이 있다. 많은 동지들의 부러움을 사는 모습이기도 하다. 그건 아마도 현장에서만이 아니라 놀이공간에서도, 가족들과의 즐거운 한 때도 함께 어울리는 진정한 노동자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모습이어서가 아닐까 ?
남산동으로 공간을 옮긴지 3년여 그러나 어느새 이지역의 터줏대감이 되어 버린 노풍연 동지들에게 그 비결을 물으니, 다들 환한 분위기로 말문들을 열었다. 상가가 많이 침체 되었으나 노풍연이 이사온 뒤 상가가 많이 활성화 돼서 항상 관심의 대상이라고 한다. 이런 활기찬 모습이라면 어디서라도 든든하게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는 노풍연이 활동해온지 19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노동자문화패연합 (노풍연)는 89년 마창노련 시절부터 지역 풍물패 대표자 회합으로 시작해서 현재까지 지역 노동자 문화패의 역사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한참 활성화 되었을때는 25군데의 풍물패와 200여명의 회원이 있었다 한다.
19년의 역사를 이끌어온 힘은 어디에서 나왔던 걸까? 회원들에게 노풍연의 무엇이었을까?
그래 이 기회에 한번 이야기 해보자는 최영민 동지의 부추김에 회원들이 가장 오랫동안 활동해온 성년동지, 종섭동지, 여희동 동지.. 그리고 가장 새내기라는 창근 동지까지 한마디씩 자기 이야기를 꺼낸다. 풍물을 배우러 와서 우리는 노동자임을 깨닫게 되고, 현장의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깨달아 갔던 것 같다는 이야기에 모두 공감하는 분위기다. 그것만이 아니지 내가 곰곰이 생각해보면 열정이 넘치던 20대에 같이 땀 흘리며 부딪끼던 것이 많이 생각난다. 그래 같이 몸으로 부딪 끼고, 같이 투쟁하고, 실천하던 모습들, 그들이 이곳에 머무르게 하는 힘의 원천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한때의 열정이 아닌 삶의 지표가 되고, 신념이 되고, 희망을 같이 만들어가는 진정한 동지적 관계로 맺어지기까지 노풍연이 역사속에서 반드시 지켜왔던 것은 노동자의 철학이었을 것이다.
풍물이라는 기술을 습득하는 공간이 아닌, 노동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노동자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몸짓과 풍물, 그것이 19년 동안 노풍연이 버리지 않고 지켜온 핵심이었을것이다.
그리고 더욱 든든한 배경이 이었으니 그것은 가족들이었다고 한다. 가족들과 항상 같이 하는 나들이 형식의 문화탐방과 단합대회 수련회 등으로 회원 서로 간 동지애를 나누고 있다. 같이하는 행사에서는 솔선수범 하는 회원들이 많아 요리 잘하는 회원은 요리 그렇지 않은 회원은 설거지를 누가 시키지 않아도 척척 알아서 하는 모습에 가족들은 다른 모임은 몰라도 노풍연에는 꼭 가야 한다며 전적인 지지를 보내는 가족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겨울에는 직접 농사를 짓는 회원이 있어 유기농 채소에 마늘 고추 등으로 김장을 담구어 나누기도 한다. 이처럼 노풍연 회원들은 수련회 단합대회 김장 나누기 등으로 가족 같은 분위기와 항상 스스로의 벽을 허물고 관계를 맺고 나누며 살고 있다.
이것 말고 노풍연의 일상은 바쁘다. 이성연동지가 자세한 사업 소개를 해주었다. 6개 정도의 사업장 문화패와 현장 활동가들이 각각 현장에서 풍물패의 명맥을 이어가며 매주 목요일 모임을 진행하고, 시기별 사안에 대한 교육과 풍물강습이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요즘은 오전에 여성들이 함께하는 풍물강습도 하고 있다. 그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은 동지들 언제든 노풍연 사무실을 두드리시면 반갑게 맞을거라 장담합니다.
한창 이야기를 나누도 조금 무겁지만 안하고 넘어갈 수 없는 이야기로 화제를 옮겼다.
운동의 위기, 현장의 위기를 많은 이들이 이야기 하고 있다. 노동자 문화패의 활동이 지역적으로나 전국적으로 활동이 상당히 위기에 처해져 있고 현장 문화패를 기반으로 하는 노풍연의 활동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실이다. 이 현장 문화패의 위기로 인해 1년에 한번 하는 문화공연도 힘들게 진행하고 있다고 전한다.
한때는 노동자 문화패하면 투쟁시 문선대 역할을 요구받아 왔지만,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오래전부터 모색을 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일상의 삶, 문화적으로 자본주의 습성에 뿌리 깊게 침투해 들어오는 현실 속에서, 노풍연은 무엇을 할 것인지 하는 고민에 빠져있으며, 20년 역사의 노풍연이 지역 노동자문화의 기반이 되고 제대로 활동하고 변화해야지만 제대로 된 지역 노동자문화가 형성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지요. 올해 중으로 회원들과 논의를 통해 날이 따뜻해지는 5~10월중에는 사람들이 모이는 공원에서 우리의 일상의 얘기와 삶과 문화를 지역의 노동자들과 한번 질펀하게 나누고 보고 싶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올해 10회를 맞게 되는 ‘어기영차 희망의 큰문 열어보세’ 공연이야기로 이어졌다. 올해는 어떻게 진행할건지에 대해서는 2월 수련회에서 06하반기 평가와 07년 상반기 활동사업 계획의 상을 잡고, 총회를 통해 앞으로 공연이나 큰 사업 계획을 세울 예정이랍니다.
노동자 문화패들이 해마다모여 그때마다 떠오르는 노동계의 쟁점사안을 주제삼아 공연에 임하는데 식상하다는 의견들도 있고 해서, 노동자들의 일상적인 삶과 문화를 일상에서의 투쟁에 대해 얘기나누는 식으로 해서 공연을 해보자는 의견들이 있다고 전한다.
앞으로 지역에서 몇 개안되는 단체 중의 하나로써 현장 활동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영역과의 연대로써 희망 만들기를 위한 같이 소통과 연대를 하고 싶지는 아닌지요 라는 질문에 우리는 너무 오래전부터 고민했다며, 연대와 소통의 고민을 같이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끝으로 취재를 마치고 정종섭 교육부장( 총회에서 사무국장이 되었답니다) 생일을 축하하는 풍성한 뒷풀이로 마무리 했다.
얼마 전 내가 가장 맛나게 먹었던 밥이 무엇이었나 생각해본 적이 있다. 삼미특수강동지들과 추운겨울 여의도길가에서 해먹던 밥이었다. 매서운 바람이 부는 길가에서 해 먹는 밥이 왜 그리 맛있었을까? 하는 고민에 한 동지가 꿈이 같고, 희망을 같이 만들어간다는 동질감 이었을것 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노풍연 동지들의 함께 먹는 밥과, 정겨운 수다와 부대낌속에서 희망이 느껴진다. 그 희망이 많은 동지들에게 전파되었으면 좋겠다.
노풍연의 역사를 되집어 보면 지역운동의 역사도 함께 볼 수 있겠구나, 언제 기회가 된다면 노풍연의 역사와 함께 산추련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함께 갖으면서, 우리의 치열했던 과거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가야할 길도 모색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며 노동부 농성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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