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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98호] '거제통영고성 조선소 하청노동자살리기 대책위원회

만나고 싶었습니다

'거제통영고성 조선소 하청노동자살리기 대책위원회
이김춘택


1. '거제통영고성 조선소 하청노동자살리기 대책위원회'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에 대해서 설명해 주십시오.

작년부터 대형 조선소 부실과 대규모 적자가 현실화 되면서 하청업체 폐업이나 임금체불이 빈발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문제들에 제각각 대응하면 ‘민원 해결’에 그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조선소 구조조정 과정에서 업체폐업, 임금체불, 임금삭감 등 하청노동자들이 당하는 고통에 대해 사회적으로 문제제기하고 지역적, 조직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대응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주로 거제지역의 노동단체, 사회단체, 시민단체 등에 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토론회를 제안해 올해 2월과 3월 두 차례의 토론회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자는데 의견을 모으게 되었고 5월 4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책위원화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언론과 정부에서 조선업 대량해고나 구조조정에 대해 크게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이 올해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전후한 시기부터였는데, 대책위원회 구성은 그보다 두 달 정도 먼저 논의를 시작한 것입니다. 이처럼 논의를 조금 빨리 시작했기 때문에 다행스럽게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기 시작했을 때 좀 더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2. 이름만 들어도 ‘거통고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이 다 죽게 생겼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왜 조선소 노동자 살리기라고 하지 않고 하청노동자 살리기라고 그 대상을 구체적으로 넣게 되었나요?

두 가지 측면에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텐데요, 첫째 조선소 구조조정 과정에서 가장 큰 고통과 희생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하청노동자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조선소 구조조정은 정규직 노동자들 또한 겨냥하고 있습니다만 하청노동자들에게 집중되는 고통의 크기가 훨씬 더 큽니다. 업체폐업으로 수천 명의 하청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어버리고, 임금이 체불되어도 국가에서 주는 체당금 이외에는 포기해야 하고, 회사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삭감해도 묵묵히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둘째는 현실이 이러한데도 조선소 구조조정 과정에서 하청노동자의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고 반영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조선소 구조조정이 국가적 현안이 되면서 유력 국회의원이나 대선 주자 등 내로라하는 정치인들과 장차관 등 정부 고위 관료를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이 조선소 현장에 다녀갔습니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조선소 회사를 만나고, 정규직 노동조합을 만나고, 하청업체 사장들을 만나고, 거제시장이나 통영고용노동지청장을 만나고 갈 지언정 하청노동자를 만나서 하청노동자의 목소리를 듣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렇게 하청노동자들이 가장 큰 고통을 당하고 있으면서도 전혀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은 노동조합으로 조직화 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선소 정규직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어 있고 구조조정 국면에서 ‘조선업종노조연대’라는 연대기구를 구성해 정규직 노동자의 목소리를 내고 이해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청노동자들은 극히 소수만이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어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하청노동자를 노동조합으로 조직하는 것도 대책위원회의 중요한 활동내용 중 하나입니다. 그래도 최근에 금속노조 산하의 거제고성통영, 울산, 목포의 조직된 하청노동자들이 연대하여 ‘조선하청노동자 대량해고 저지 대책회의’를 구성하였고, 공동의 요구안을 발표하고 공동 투쟁을 시작한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3. 하청노동자들이 대책위에 관심을 갖고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책위에서 가장 중심에 두고 있는 사업은 무엇인가요?
앞서 하청노동자를 노동조합으로 조직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했구요, 이를 위해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청노동자가 집단적으로, 직접 싸울 수 있게 하는 것이 대책위의 또 하나 중요한 활동입니다. 대책위가 공식적으로 출범하기 전인 지난 4월 고성에 있는 STX고성조선해양에서 일해 온 물량팀 노동자 20여 명이 원청 조선소의 기성금 후려치기에 항의하여 20일 넘게 정문 앞 농성투쟁을 벌였습니다. 그리고 5월에는 회사의 노동탄압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의 유족들과 연대하여 2주 동안 싸워서 회사의 사과와 보상을 받고 장례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8월에는 업체가 폐업하면서 임금과 퇴직금 총 27억원을 받지 못한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 100여 명이 23일 동안 정문 앞 노숙 농성과 삼성 이재용 부회장 집이 있는 서울 상경투쟁을 힘차게 벌여 결국 체불임금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습니다.
또 하나 대책위의 중요한 활동은 정책 대응입니다. 하청노동자의 연대기구인 ‘조선하청노동자 대량해고 저지 대책회의’를 통해 하청노동자 공동요구안을 제출한 바 있습니다.(요구안 별첨) 이 같은 요구를 쟁취하기 위한 정책 대응도 계속하고 있는데, 특히 하청노동자 고통의 핵심 원인인 다단계 불법 하도급 물량팀 고용을 금지하고, 사내하청업체 폐업시 체불임금과 고용승계에 대한 원청 조선소의 책임을 강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4. 성과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십시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하청노동자들의 집단적 싸움을 조직하고 그 싸움을 잘 마무리했다는 것이 작은 성과입니다. 특히 8월에 있었던 삼성중공업 천일기업 노동자들의 체불임금 투쟁은, 조선소 하청노동자의 체불임금 현실을 사회적으로 널리 알리고 체불임금 문제 해결에 원청 조선소의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적이라는 것을 확인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와 성과가 있는 싸움이었습니다.
대책위 활동의 가장 큰 성과는 하청노동자를 노동조합으로 조직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이제 막 시작 단계라서 성과라고 말 할 것은 아직은 없습니다. 조선소 하청노동자가 대규모로 조직되어 그 힘을 바탕으로 노동자의 권리를 스스로 쟁취해 나아가는 희망찬 미래가 곧 다가올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5. 앞으로 단기적 활동목표와 중장기적 활동목표에 대해서 말씀해주십시오.

당장 10월 29일 토요일 ‘조선소 하청노동자 대행진’이라는 큰 행사를 위해 모든 힘을 쏟아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청노동자가 조선소 구성원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조직되지 못한 개인으로 존재하는 까닭에 정부와 자본이 구조조정의 고통을 모두 떠넘겨도 저항하지 못하고 움츠러들어 있습니다. 임금이 체불되거나 일방적으로 삭감되어도 제대로 항의 한 번 못하고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조선소에 암암리에 존재하는 이른바 ‘블랙리스트’는 하청노동자의 마음을 더욱 음츠러들게 합니다.
그래서 계획한 것이 ‘조선소 하청노동자 대행진’입니다. 쉽게 말하면 하청노동자들이 한 날, 한 시에 한 곳에서 한 번 모여보자는 것입니다. 당장 노동조합을 만들기 어렵다면 일단 한 번 모여보자는 것입니다. 많은 하청노동자들이 모여서 서로의 존재와 하청노동자의 힘을 확인할 수 있다면 움츠러든 몸을 펴고 행동에 나설 수 있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같은 하청노동자 대행진을 응원하고 연대하기 위해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노동자와 시민들이 희망버스를 타고 거제로 모입니다. 10월 29일 대행진은 하청노동자 스스로가 크게 뭉치는 날이자 전국의 노동자 시민과 함께 손잡고 연대하는 날이 될 것입니다. 10월 29일 조선소 하청노동자 대행진에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모이느냐가 이후 얼마나 많은 하청노동자를 노동조합으로 조직할 수 있느냐 하는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10월 29일 조선소 하청노동자 대행진에 이 글을 읽고 있는 산재추방운동연합 회원 동지들도 많은 관심을 갖고 연대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10월 29일 거제에서 함께 손잡고 어깨 걸고 만납시다!

거제 통영 고성  하청노동자들의 수는 정규조직노동자들의 수보다 3배를 울쩍 넘는다. 이 많은 하청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정치인을 기다리는 건 로망일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선소 구조조정 과정에서 가장 큰 고통과 불안앞에 서 있는 하청노동자들이야말로 벼랑끝에 매달려 있는 셈이다.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거제통영조선소 하청노동자살리기 대책위 활동을 통해  많은 하청노동자들이 조직된 노동자로 다시 힘을 얻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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