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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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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호]“모이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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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엠비코리아노조, 볼보노조, 오성사노조,
두산메카텍노조, 대림비엔코노조 연대모임 -
상급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개별 노동조합과 한국노총을 상급단체로 두고 있는 몇몇 노동조합의 간부들이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교류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사실 ‘상급단체가 없는 노동조합의 간부들은 어떻게 활동을 할까?’ 정말 궁금했다. 대부분의 많은 노동조합이 87년을 기점으로 만들어졌고, 그 때만 하더라도 합법적 상급단체는 아니더라도 연합이든 그 보다 낮은 모임이든 연대할 수 있는 모임이 있었기 때문이다.
1월 14일, 2015년 새해 첫 모임이 있어 궁금증을 풀기 위해 문을 두드렸다.
7명의 시커먼 남성들 속에서 1명의 여성이 빛을 내고 있었고 간만에 한 명도 안 빠지고 다 모인 신년모임이라고 즐거워하고 있었다. 먼저, 간단히 소개를 하고 바로 이어서 가장 궁굼했던 질문을 시작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 이 모임은 상급단체가 없거나 한국노총을 상급단체로 두고 있는 노동조합들로 이루어진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이게 된 계기가 있었을 텐데 말씀해 주십시오.
- 산재추방연합에서 실시하고 있는 실천학교 교육생들입니다. 민주노총 금속의 경우는 모임이 있지만 그 외 노동조합의 경우는 모임이 없어서 교육을 받고서 필요에 의해 작은 모임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자료가 필요해서 같은 그룹이나 계열의 노동조합에 전화로 자료 요청을 하거나 도움을 원하면 왠지 꺼려하고 감추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산추련 실천학교가 좋은 계기가 되어 그런 부담 없이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지속적인 모임을 제안해 매월 1회의 모임을 정기적으로 갖고 있습니다.
▶ 모이는 것이 서로의 활동에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이 되나요?
- 규모가 큰 사업장의 경우는 다르겠지만 대부분 노동조합의 경우 노동자의 안전을 담당하는 노동안전부장의 상근이 되지 않습니다. 거기다가 연맹이나 상급단체가 없는 경우는 자료를 수집하는 것만으로도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일단 필요한 자료를 부담 없이 요청할 수 있고요, 공단 내 동향이나 노조의 방향 등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런 만남의 자리가 있으니까 정보공유가 되는 거지요.
- 도움이 많이 됩니다. ‘터 의원’ 같은 노동자의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도 알게 되어 자문도 받고요, 민주노총 금속산업 노조에 법률상담 하는 곳도 알게 되어 법률 자문도 받을 수 있고요. 실전에 부딪혀서 얻는 것이 정말 많습니다.
▶ 한국노총의 경우에는 사업장간 노동조합 활동을 공유하고 연대할 수 있는 계기가 있을텐데요?
- 위원장끼리는 모이나 현장 간부들 간의 모임은 따로 없습니다. 대표자회의도 하긴 하는데 사업에 대한 논의는 없습니다. 연맹 간 모임도 1년에 한두 번 정도 모여서 임투 관련 교육을 하거나 체육대회를 하는 정도입니다. 금속노련 지역지부에서 교육을 배치하기도 하는데 심도 깊은 논의는 없습니다. 노·사·민·정(노동자/사업주/국민/정부) 관련 교육이라는 것이 있는데 도본부 차원에서 해야 비용이 지원이 됩니다. 1년에 한 번 정도 한국노총 여주교육원에서 간부 교육을 하는 정도입니다.
▶ 지난 해 3월경부터 이 모임을 갖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주로 어떤 논의를 하셨나요?
2014년 개정된 노동법 논의, 각 단위 노동조합 사업 동향 또 산재 관련 사고가 났을 때 어떻게 처리하는지 처리 방안에 대한 공유, 산안법 등 산재관련 내용들을 공유하고 논의했습니다.
▶ 어느 모임보다 알차게 하시네요. 공부도 많이 되고 따로 교육이 필요없겠는데요. 노동자에게는 연대가 가장 큰 힘이지요. 자주 모이다 보면 같이 할 수 있는 일도 있을 텐데 올해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나 고민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 이 모임에 같이 하고 있는 사업장을 돌아가며 방문하고 싶습니다.
- 주간 연속 2교대로 가기 위해 회사와 논의 중입니다. 설문조사를 했더니 임금은 깎이지 않고 노동강도가 강화되는 것에 대해서는 대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올해 시범 반을 정해서 실시해 볼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주야 교대 노동이 노동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것도 좋겠네요.
- 막상 회사에 들어가면 상근이 안 되니까 내 자신이 산안부장으로서 해야 할 역할을 잊어버립니다. 어디서부터 어찌 노력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 지역에서 1박으로 하는 교육에 참여하려면 연차를 써야 하고, 또 조합원들에 대한 교육을 저녁에 하려면 조합비로 잔업을 계산해 줘야 합니다. 뭘 해보려고 해도 여러가지 조건이 맞지 않아서 어려움이 많습니다.
노동자의 힘이 크면 활동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커지고 간부들 또한 현장으로부터 요구가 빗발쳐 눈코 뜰 새 없을 것이다. 그 힘을 바탕으로 노동조합 활동도 탄탄해질 텐데 지금의 상황은 여러 측면 모두가 최악이다. 투쟁을 바탕으로 한 민주노총에 가입한 노동조합조차도 제대로 된 방향을 잡지 못하고 뒷걸음질 치고 있는 상황이니 한국노총이나 개별 기업노조의 경우는 그야말로 맨 땅에 헤딩하는 꼴이다.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들을 살펴보니 3개의 사업장이 통상임금 관련 논의를 눈 앞에 두고 있었고. 3개 사업장에 전환배치 문제가, 2개 사업장이 산재문제가 걸려 있었다. 산재 문제가 있는 두 군데 사업장 중 한 곳은 2014년도 그룹 내 산재사망이 6명이 있었는데 3명이 창원공장 사내하청 노동자였다. 다른 한 사업장은 근골격계 질환자 10여명 중 반은 산재고 반은 공상인데도 작업환경이나 시설이 너무 오래되어 개선을 요구하는 데도 한계가 있고 어찌해야 할 지 큰 고민을 하고 있었다.
▶ 산추련에서는 3개월에 1회 정도 현장선전물을 만들어서 사업장에 보내드리고 있는데 받아보시는 분들에게 필요한 이야기인지 고민이 됩니다. 선전물을 함께 만들면 실제로 더 유익한 내용들을 실을 수 있을텐데 어찌 생각하시나요?
- 사실 부담이 큽니다. 다른 5개 사업장의 경우 직접 현장배포가 되고 있지만 저희는 소식지를 따로 인쇄하지 않고 모든 소식을 전 조합원의 메일로 발송하기 때문에 산추련 소식지를 배포하려면 점심 때 식당 입구에서 일일이 조합원의 손에 쥐어주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 선전물을 직접 만드는 일은 부담이 가고요, 한 달 한 번 모일 때마다 주제를 정하여 제안해 보겠습니다.
- 산재판례를 소식지에 많이 실어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조합원들은 현장과 관계가 없으면 관심이 없습니다.
▶ 노동자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활동 중 우리 사업장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 되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산추련 활동에도 반영하고 함께 하기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 야간노동에 대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실태조사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모임이 꼭 공부만이 아니라 체육대회 등도 하면서 더 진한 유대관계가 만들어지면 좋겠네요.
상급단체가 없는 노동조합의 경우는 최근 민주노총 금속노조를 탈퇴한 후 한국노총으로 가지 않고 그대로 기업노조로 남아 있는 경우다. 마창노련 당시에도 마창노련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참관했던 노조를 중심으로 청송회를 만들어 교류와 연대를 지속적으로 했던 경험이 있다.
한국노총 소속이든 개별 기업노조든 지금과 같이 상황이 어려울 때 이런 작은 모임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가장 이해관계가 크고 관심이 높은 건강권에 대한 공유뿐만 아니라 교육, 선전, 정책 등 다양한 정보가 공유되고 소통이 되어 약하지만 연대의 끈이 끊어지지 않고 거미줄처럼 엮여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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