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산추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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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편집팀
[65호] 다시 찾아올 봄을 기다리며… 노래패 ‘좋은 세상’ 동지들을 찾아서

다시 찾아올 봄을 기다리며…
노래패 ‘좋은 세상’ 동지들을 찾아서

교육편집팀

지난 겨울 노풍연 동지들과의 만남에 이어 이번에는 노래패 ‘좋은 세상’ 동지들을 만나보기로 했다. 집회의 무대 위에서, 투쟁의 현장에서 자주 볼 수 있어서 친숙하긴 하지만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눌 기회가 많지 않아서 조금 낮설기도 한 동지들. 그 동지들을 만나러 사파동 주민자치센터 지하의 연습실을 찾았다.

창원시로부터 무상 임대받아 사용하고 있는 연습실은 생각했던 것보다 제대로(^^;) 갖추어져 있었다. 각종 악기들과 음향도구들, 흡음 스펀지로 둘러싸인 벽들이 이곳이 노래패의 공간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노래패 동지들은 매주 수요일 이 곳 연습실에서 연습을 한다. 우리가 찾아갔을 때 노래패 동지들은 아직 한창 연습중이었다. 얼마 전 집회에서도 들은 적이 있었던 (하지만 제목은 잘 생각나지 않는...^^;) FTA에 관한 노래였다. 집회에 몇 번 참석하지 못한 나도 한두번쯤 들어본 노래라면 노래패 동지들은 수십번, 수백번을 불렀을 듯한 노래인데, 연습하시는 모양새가 사뭇 진지하다. 문득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무대에서 몇 분 동안 저 한 곡의 노래를 부르기 위해 도대체 몇 시간을 연습하는 걸까? 아무리 많이 부르고 익숙한 노래더라도 연습을 게을리하다보면 감을 잃어버리겠지... 비록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갑자기 밀려오는 노래패 동지들에 대한 존경심...^^

다행히 우리를 위해 일찍 연습을 마쳐 주셔서 잠깐 짬을 내서 노래패 동지들과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누었다. 그런데 연습하실 때는 방실방실 웃던 동지들의 표정이 마이크를 들이대고 몇 가지 질문을 했더니 영 어색하게 변한다. 미리 질문지를 주고 하고 싶은 말을 노래로 불러달라고 했으면 좋았을 것을...^^

노래패 좋은 세상 동지들의 역사는 2001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지역의 단사 문화패 동지 4-5명이 모여 함께 활동을 해보자고 결의를 다진 것이 좋은 세상을 결성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한다. 당시에는 지역에서 전업으로 노래패 활동을 하던 소리새벽 동지들이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간판을 내렸던 상황이라 쉽지는 않았지만 한번 해보자고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다. 처음에는 활동공간을 확보하지 못해서 안정적으로 활동을 하지 못하다가 현재의 공간을 확보하면서부터 안정적인 활동이 시작되었단다.

요즘은 네 분 정도가 주로 무대에 선다. 2003년도 노래 강습할 때 짐꾼으로 들어왔다가 그냥 눌러앉게 되었다는 이상훈동지, 오디션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냥 뽑아줘서 들어오게 되었다는 김정화동지, 대방동에 있는 방과 후 대안학교 “하늘땅 학교” 선생님인 초동멤버 조혜리동지, 정화동지와 함께 오디션이 없어서 들어오게 되었다는 김미경 동지가 그 분들이다.

좋은 세상 동지들은 투쟁의 현장이라면 어디든 마다않고 달려간다. 하지만 꼭 투쟁의 현장만은 아니다. 작년 9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 한서병원 앞에서 풍물패와 함께 FTA 반대 거리공연을 했었다.
타 지역에서는 반 FTA집회, 반전 집회가 굉장히 활발한 데 비해 우리 지역에서는 웅성웅성하면서 막상 행동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언론에서 잠잠해지면 아무도 얘기하는 사람이 없어지는 상황을 보기가 답답해서 나서기로 했던 거였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에 다들 망설였다고 한다. 그런데 몇 번 하다보니 그리 힘이 많이 들지도 않고 고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사람들이 왔다갔다하며 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효과도 있었던 것 같다고 한다.
뿐만 아니다. 노래패에서는 지역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기타 강습도 한다. 2005년에 STX에서 시작했었고 올해 3월부터 시작된 강습에는 여러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매주 한번씩 하는데 한 10여분 정도는 아직까지도 꾸준히 참석하고 계신다고 한다.

지역운동, 문화운동에 대한 질문에는 질문하는 우리도 어려웠지만 대답하는 노래패 동지들도 역시 어려워하셨다. 심지어 우리에게 답이 있으면 가르쳐 달라고 하신다.(ㅠ.ㅠ)
노동조합운동이 시작되던 당시 여러 문화패들이 자발적으로 생겨나서 활동을 할 때 좀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고민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집회에 집중하면서 문화패의 역량이 많이 소진된 것이 아닌가 하는 말씀들을 하셨다. 문화패 대표로 계시는 최용준 동지는 최근 기타 강습을 하시면서 몇 분이라도 꾸준히 참석하는 것을 보고 “아, 이런 것들을 예전부터 했으면 좋았을 것을...”하는 생각도 하셨다고 한다.

과거 잘 나가던(?) 시절에 비하면 지금 문화운동은 매우 침체기임에 틀림없다. 당시에는 어지간한 규모의 사업장마다 노래패, 풍물패 하나씩 없는 곳이 없었다.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은 외형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많이 초라해 진 것이 사실이다. 노동조합은 외형적으로 성장했지만 노동자의 문화는 왜소해지다 못해 씨가 말라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끝까지 노래패를 지키고 계시는 동지들이 이상하게 보일 지경이다. 노래패 동지들을 만나면서 동지들 한분 한분이 한 겨울을 나고 있는 씨앗처럼 느껴졌다. 겨울이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겨울이 끝나고 다시 봄이 찾아오면 연두빛 고운 싹을 다시 띄울 수 있도록 노래패 동지들이 그 씨앗을 소중히 간직해 주실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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