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산노동자 희망찾기 김그루
경남 김해에는 전체 약 20만명의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김해지역은 교통이 불편하고, 시내와 멀리 떨어진 외딴 지역에 공장들이 들어서 있는 영세한 소규모 사업장이 많은 지역입니다. 노동부 통계에 의하면 2011년 8월말 현재 등록된 이주노동자는 10,659명입니다. 그러나 미등록으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까지 합하면 약 14,000에서 15,000명 정도의 이주노동자가 일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주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스리랑카, 필리핀 노동자가 다수입니다.
‘녹산노동자 희망찾기’에서는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김해지역 사업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실태조사를 진행하였고, 전체 308부 중 유효부수 296부를 분석했습니다.
응답자는 20-30대가 76%였고, 남성이 92%로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응답한 이주노동자들의 59.6%는 기계/철강 업종에서 일했고, 그 외 운송장비, 섬유, 목재, 전기전자 등의 업종에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김해지역 근무기간은 평균 33개월이었고, 대부분 김해 내에 거주하고 있었으며, 80%가 회사내 기숙사(62%), 컨테이너 숙소(32%)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하루평균 근무시간은 11.6시간으로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었지만, 4일 이하로 쉰다는 응답이 71.9%로 매우 높았으며 하루도 못쉰다는 응답이 17.2%나 되어 이주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을 하면서도 제대로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지 못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응답자의 43%가 최저시급, 14%는 최저시급 미만을 받고 있었고, 나머지는 최저시급 이상을 받고 있었습니다.
근무형태에 있어서는 주간근무가 69.3%, 야간근무가 5.4%, 주야맞교대가 25.4%였고, 주야맞교대 근무와 야간근무의 심야노동이 30.8%에 이르는 것은 이주노동자들의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차별받았다고 느낀 응답자의 50%는 이주노동자만 힘든일을 시키거나, 상여금 안주거나, 임금을 적게 주고 휴일근무 시킬 때, 무시하거나 욕하고 때릴 때 그렇게 느꼈다고 하였습니다.
김해지역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어 교육(42%)이 필요하다고 했고, 그 외 기술교육이나 컴퓨터교육 등을 원했습니다. 김해지역의 가장 큰 문제로는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 노동조건이 열악, 관공서나 편의시설의 부족 등을 꼽았습니다. 김해지역 노동자들의 문제는 개별 사업장을 넘어 지자체나 정책적으로 편의시설 확충을 해야 할 필요를 느낍니다.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으로는 △임금체불, 저임금, 수당 등의 문제, △장시간노동과 고된 일, △유해하고 열악한 작업환경과 산재 △차별, △욕설과 무시, △체류문제, △한국어 의사소통의 어려움, △가족에 대한 그리움, △본국으로의 휴가 등이 있었고, 특히 △기숙사 문제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기숙사 환경이 열악하고 위치가 멀다고 했고, 한 응답자는 “산 속에서 귀신처럼 산다”고 적었습니다.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김해지역의 이주노동자들이 저임금과 장시간노동, 주야맞교대나 야간근무로 인한 어려움을 겪는 등 노동조건이 전반적으로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김해지역의 특수성으로 인해 대중교통 이용과 관공서 등 편의시설 이용이 매우 불편하다는 것과, 주거환경과 조건이 열악하여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번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향후 김해지역의 이주노동자를 비롯한 전체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조금이라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애쓰는 것이 향후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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