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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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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호]전국 4개 공단 임금요구안 실태조사 분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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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의 서울디지털산업단지(구로. 금천구), 부산 녹산공단, 안산의 반월시화공단, 대구 성서공단의 네 개 공단에서 2013년 9월부터 2014년 1월까지 총 3,560명 노동자의 임금실태와 임금요구안 조사를 실시하였다. 이 조사를 통해서 공단노동자의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실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4개 공단을 조직하고 있는 단위들은 공단노동자들의 임금인상 희망액과 최저임금 인상 희망액 조사를 통해서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요구안을 마련하고 지역공단별 활동을 진행중에 있다.
1. 임금이 노동자 생계보장 기능을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한국사회에서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더 많은 생활비가 요구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30대의 평균임금이 가장 높게 나타나며, 이후 40대, 50대, 60대로 갈수록 임금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다. 임금이 노동자 생계보장기능을 하고 있지 못하고 있었다.
2. 저임금이 장시간노동을 구조적으로 양산하고 있다.
시간당 임금이 낮은 노동자일수록 주당 노동시간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임금을 보충하기 위해 장시간노동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OECD 최장시간 국가인 한국의 장시간노동은 상당부분 저임금에서 기인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3. 저임금이 가족생활을 어렵게 한다.
가족의 생계유지를 위해 추가소득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전체응답자의 58.3%를 차지하고 있었다. 또한 부양가족 수가 늘어날수록 가족 생계유지를 위해 추가소득이 필요하다는 응답자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었다. 결국, 현재의 저임금 구조로는 자녀양육 등과 같은 가족생활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4. 공단지역에서 저임금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양산되고 있음
공단 노동자들에게 강요되는 임금 수준이 한국사회의 차별 구조를 정당화하고 고착화하는 효과를 낳고 있음이 드러났다. 성별, 학력, 나이 등에 따른 임금 차이는 눈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었다. 여성일수록, 저학력일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저임금 노동자 비율이 높았다. 물론 10~20대 노동자 집단에서도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5. 중소영세 사업장에 저임금의 모순이 집중되어 있다.
노동자 수 300인 미만의 중소사업장에 저임금의 모순이 집중되고 있다. 300인 미만 중소사업장의 저임금노동자 비율은 무려 44.2%에 달하고 있었는데, 이는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장의 22.3%에 비해 22.1%포인트 높은 것이다.
종업원 수 300인 미만 중소 사업장 노동자들의 임금수준은 시간당 평균 7,894원(월 고정급 평균 165만원)으로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장의 시간당 평균 10,410원(월 고정급 평균 218만원)의 약 75.8%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경총은 최저임금이나 통상임금 등 임금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있을 때마다 같은 말을 반복해왔다. 노동자들의 임금이 올라가면 중소영세기업이 어려워진다, 임금이 낮아야 고용이 늘어난다, 경제가 발전해야 저임금 노동자들의 현실도 나아진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진실은 이렇다. 저임금 노동자들이 밀집된 공단은 더욱 영세화되고 있고 고용 증가율도 크지 않은데, 신규 채용된 노동자들은 더욱 저임금에 취약하고, 이들이 강요당하는 저임금은 공단 지역의 저임금을 일반화시키고 있다. 공단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은 한국 노동자들의 과거가 아니라 미래다. 공단은 신자유주의 정책들보다 신자유주의가 먼저 도래한 곳이다. 몇 차인지 헤아리기도 어려운 하청 구조, 제조업을 불문하고 만연한 파견업, 시간제, 특수고용제 등 각종 불안정 노동 형태가 그것이다.
공단 지역의 저임금 구조를 해결하는 것은 한국 노동현실의 미래를 새롭게 쓰기 위한 시작이다. 이번 조사에서 공단 노동자들의 희망임금은 소박하기조차 했다. 임금이 낮은 노동자일수록 임금 인상에 대해 큰 기대를 가지기 어려웠다는 조사 결과는 한국사회가 누군가의 삶뿐만 아니라 꿈까지 가두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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