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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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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호]대림비앤코 노동조합의 산재자 특별기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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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비앤코 노동조합 김 우두
‘일하다 다친 것은 개인의 책임이라 떠넘기는 악질자본’
대림비앤코(주)는 타일과 위생도기를 생산하는 업체이다. 하지만 타일생산을 중단함에 따라 2008년 말부터 2010년 초까지 생산라인 폐지로 인한 구조조정이 있었다. 3년 여에 걸친 노동조합의 투쟁으로 강제 해고는 없었으나, 그 과정에서 많은 인원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구조조정 싸움이 마무리 되고 난 후, 회사는 구조조정이라는 아픔을 겪었으니 나머지 직원의 복지에 최선을 다 하겠다며, 그러기위해서는 먼저 회사의 발전이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내일을 위한 발전’을 노사가 함께 하여 이 위기를 헤쳐나가자 하였고, 일류기업을 목표로 도전하자고 하였다. 그 도전을 위한 수단으로 신경영전략, TPI, 원가절감, 생산성 향상, CF활동, 제안제도 활성화 등으로 조합원들을 교육시키고 현장을 혹사하였다. 그러다보니 현장은 줄어든 인원 만으로도 벅찬 노동강도에, 신경영전략의 스트레스로 근골격계 질환자 수는 늘어만 갔다.
그래서 노동조합에서는 2011년 단체교섭을 통하여 ‘근골격계 질환자 대책’으로, 주 1회 병원진료와 주3회 물리치료사에 의한 도수치료 등을 요구 합의하였다. 또한, 노동조합 산보위원회에서는 그 동안 회사가 시행하던 공상제도와 항상 노사가 논쟁을 벌여야 했던 고무줄 잣대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통상 관례적 재해자 처리 행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문서화 시킬 것을 요구하기로 결정하고 산보위원회을 개최하였다. 하지만 사측은 ‘재해자 처리 규정’을 문서화하여 합의할 수 없다며 거부하였고, 앞으로 ‘5일 이상의 재해가 발생할 시 산재처리를 하고 앞으로 공상은 없다. 단, 사고성 재해는 별개로 하여 공상 1개월까지 처리하겠다. 재해자 본인의 의사를 물어보고 결정하고 산재처리하지 않을 시 공상에 준하여 처리해 주겠다. 그 이외의 것은 법 대로 하자.’ 하였다.
이에 노측 산보위원들은 회사의 ‘법대로 하자’는 말에 어처구니 없음을 느꼈고, 회사의 책임을 개인에 돌려 회피하는 행태에 격분하였다. 만약 사고성 재해를 숨길 시 산재 은폐로 고발 조치키로 할 것이며, 모든 것은 산안법에 근거하여 법대로 하겠다며 산보위원회는 끝이 났다.
옛날에는 재해자가 산재로 간다고 하면 회사는 어떻게든 공상처리를 하려고 하였으나, 지금처럼과 같은 태도의 변화는 회사가 주창하는 신경영전략 TPI 과정에서 생산인원 부족으로 인한 생산성 차질, 원가절감에 맞물려 늘어나는 공상처리 비용의 부담이 산재처리에 따른 부담보다 많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여진다.
‘노동조합의 발빠른 대응-산재자 특별기금’
그 후 노동조합 산보위에서는 이 문제를 확대간부회의에서 대응하기로 하였고, 현장에 사측의 행태를 알리고 조금이라도 다치거나 아프면 노동조합 또는 산보위원에 즉시 알릴 것을 교육 홍보하였다. 그리고 회사의 공상제도 폐지에 따른 조합원 동요를 미연에 방지하고 재해자의 재활을 돕기 위한 ‘산재자 특별기금’을 확대간부회의에서 의안 마련, 조합원 총회를 통하여 80%의 찬성으로 가결시켰다. ‘산재자 특별기금’은 조합원 1인당 월 5천원 씩을 3년간 별도 조성하고, 산재요양 신청자에게 ‘3개월 동안 월 150만원의 생계비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근골격계 질환자의 경우 산재요양신청에 따른 승인여부의 판정기간이 대략 3개월 정도 소요됨을 고려하여, 생계비 지급 기간을 3개월 동안으로 한 것이다. 또한 민사행정소송에 대비하여 ‘변호사 선임비용’도 지급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산재승인이 될 경우에는 지급된 비용을 환급하고, 그렇지 못 할 경우에는 필요 생계비로 지급하도록 하며, 공단에서 지급된 비용이노조에서 지급된 비용보다 적을 경우 그 차액만을 환급하기로 하였다.
총회에서 특별기금이 가결이 되고 난 후, 우선의 특별기금을 특별회계를 통하여 2천 만원을 지원 마련하고, 즉시 사용키로 하였다.
노동조합은 회사가 벌인 막가파식 행태에 따른 조합원의 질타와 우려를 설득과 교육, 홍보를 통하여 조합원의 힘을 한 곳으로 모았다. 회사가 미쳐 생각지도 못한 발 빠른 행동이었다.
‘회사 덕으로 산재요양신청에 오히려 적극적인 조합원’
대림비앤코 노동조합에서는 2012년 2월부터 5월 현재까지, 사고성 및 근골격계 질환 관련하여 총19건의 산재요양 신청이 있었고, 12건 산재요양승인과 1건의 불승인 6건이 심사 진행 중에 있다. 또한 산재요양신청을 한 조합원들에게는 매달 산재자 특별기금이 지급이 되어졌고, 지급한 특별기금을 요양승인이 된 조합원들은 되돌려 주기도 하였다.
또한, 조합원들도 예전처럼 산재요양신청을 회사의 눈치를 보며 주저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처음 회사가 공상제도를 없앤다 하였을 때 노동조합을 욕하였지만, 회사에서 일하다 다친 것을 회사가 나 몰라라 하는 것에 분노를 느끼고, 노동조합에 오히려 적극적이 되었다. 특히 발목염좌 같은 단순한 사고성 재해가 쉽게 산재승인이 되어지고, 공상으로 처리하였을 때 보다 요양기간이 충분한 것을 인식한 조합원들은, 산재요양신청이라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인식하였다. 이것은 그 동안 노동조합이 수차례 교육을 한 것보다 몸소 체험을 통한 확실한 교육이 되어 버린 것이다.
‘현장을 이제는 우리가’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노동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하거나 증진하는 것은 사업주의 당연한 책임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노동자들은 재해로부터 보호 받을 권리가 있고, 사업주에게 이를 당당히 요구하여야 하며, 사업주는 재해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이를 망각하고, 재해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사업주의 노력보다는, 재해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시키고 노동조합을 무력화하려는 자본의 행태에, 오히려 당당히 맞선 대림비앤코 조합원들은, 이를 계기로 신경영전략 TPI를 무기로 한 자본의 노동현장 장악이 아닌, 현장을 노동자의 손으로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는 힘이 생겨났다. 그리고 개인질병이라 책임을 회피하는 회사의 횡포를 권리로 맞서는 자신감이 생기게 되었다. 이는 회사가 바랬던 생산성 향상과 현장에 대한 인사적 권한을 마음껏 휘두르려 했던 의도에, 오히려 실이 되어버린 결과이다. 또한 대림비앤코 노동조합은 회사가 재해의 책임성을 분명히 할 때까지, 현장에 산안법에 따른 적극적 대응도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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