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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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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호]철야농성중인 kbr지회 노동자들을 만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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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25일차 농성중이 kbr지회 노동자들을 만나기 위해 5월 31일 늦은 밤 지회사무실을 찾았다. 대부분 눈에 익은 얼굴들이다. 10년 만에 다시 만난 그들의 얼굴은 검게 그을려 있고, 주름도 늘었지만 더욱 단단해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반갑게 맞아주며 쑥쓰러워 하시는 소박함도 여전했다.
2013년 2월 20일 케이비알(KBR) 공장 마당에 노동자들의 힘찬 인사가 울렸다. 케이비알은 베어링용 강구와 베어링용 테이퍼롤러를 제조하는 회사로, 이 곳 노동자 48명이 지난 1월19일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2003년 한국강구 시절 노조를 만들면서 금속노조에 가입했으나, 회사의 탄압 등에 맞서 투쟁하다 결국 노조를 탈퇴하는 아픔을 겪었다.
kbr 지회 노동자들은 수년째 일상적인 고용불안을 느껴왔다. 2006년 현 자본이 케이비알을 인수한 뒤 한 공정씩 외주화를 추진했다. 외주 공정이 늘어가고 정규직은 줄어드는 상황에서 조합원들의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공장 외주화 하고 기계 팔고. 참다, 참다 더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 절박함으로 10년 만에 다시 금속노조 조합원이 되었다고 한다.
노동3권을 부정하는 기업
노동3권은 헌법에서 보장된 것이다. 노동조합이 교섭과정에서 회사와 의견접근이 되지 않으면 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절차를 거쳐, 쟁의행위를 할 수 있다. 하지만 KBR은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였다. ‘해마다 조정신청을 해서 더 이상 회사를 운영하기 힘들다.’며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의 당연한 권리를 부정하고, 모든 노사관계는 대표이사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만 허용하겠다고 하고 하였다. 이외에도 사측은 ‘비정규직을 사용하면 더 많은 이윤을 발생시킬 수 있다.’ ‘회사는 돈이 많아서 버티고, 문제가 발생하면 벌금내면 된다. 너희들은 돈이 없지 않느냐? 결국 돈 많은 사람이 이긴다. 포기하라.’는 등의 발언으로 노동자의 존엄을 훼손했다.
안전보다는 이윤이야!!
KBR은 세계4대 강구류 제조업체로 생산된 제품은 자동차 주요부품등에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평균근속기간 17년 이상의 노동자들이 갖고 있는 숙련된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일정한 이윤을 보장받아온 기업이다. 이러한 KBR을 2006년 인수한 대표이사는 기업을 제대로 성장시키기보다는 추가이윤창출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해 왔다.
KBR에 대한 새로운 장비 투입과 사람에 대한 투자보다는 제3의 공장을 만들고, 제3의 공장에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면서 더 많은 이익을 남기기에만 몰두했다. 2011년 밀양의 삼경오토텍이란 회사가 만들어졌고, 이곳에서는 일부 승인을 받은 제품외에 KBR에서 생산되어야 할 제품을 생산하고 포장갈이를 통해서 납품하였고, 이 때문에 언론에서 공식적으로 문제제기가 되기도 했다.
노동조합은 국내 자동차 업체 전체에 납품되는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제품을 정상적인 승인절차를 거친 KBR에서 생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승인 볼을 납품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노동조합의 요구에 대해 ‘미승인 볼(생산품)을 생산하지 않는다’고 주장을 하다가, 노동조합에서 다양한 근거를 제시하자 ‘삼경 오토텍에서 기술료를 받고 하는 것이라 문제가 없다’고 주장을 해 왔다. 하지만 정작 납품업체인 세플러코리아에 대해서는 ‘원래 승인을 받은 전주공장의 수출용 외에는 삼경 오토텍에서 생산된 제품을 납품하지 않았다’고 하는 공문을 보내는 이해할 수 없는 경영을 계속 해 오고 있다.
그 어떤 제품보다 ‘안전’을 기준으로 고민해야 하는 제품을 ‘이윤의 잣대’로 아무곳에서나 생산하려고 하는 KBR 경영진의 만행은 즉각 중단되어야 할 것이다.
하도급 협박으로 임금 동결
2012년 초에는 노동자들에게 일부 생산공정에 하도급을 진행하겠다고 노동조합에 대한 압박을 통해 임금동결을 받아내기도 했다. 그리고 2012년 하반기에는 노동조합에 아무런 통보도 없이 기계반출을 시도하였고, 이에 대한 노동조합의 반대가 이어지자 간부들에 대한 해고를 비롯한 징계와 가압류등을 하기도 했다.
회사는 기계반출에 대한 창원지방법원의 가처분에서 회사가 지고, 해고를 비롯한 징계에 대해서도 부당노동행위라는 판정이 이어지자 최근에는 ‘폐업’ 과 ‘부도’를 운운해 왔다.
노동조합은 2013년 임금인상과 관련한 요구를 하면서, 교섭과정에 요구액과 성과금 지급기준을 수정해서 제시를 했다. 하지만 회사는 ‘기본급 동결’만 주장해 왔고, ‘노동조합의 투쟁 때문에 임금이 오르면 버릇이 들기 때문에 절대 기본급을 인상해 줄 수 없다’는 등 노동조합에 대한 극도의 혐오를 보여 왔다.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관계기관에서 ‘동결은 너무하지 않느냐’고 하니까, 마지못해 기본급은 동결하고 100만원을 일시금으로 주겠다는 것이 회사측의 입장이다.
KBR지회는 기본급 9만5천원 인상과 성과급 100%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60여 차례의 교섭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이유로 임금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공시자료 확인결과 사측은 2012년 26억 원 흑자, 2013년 7억5천만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또한 사측 주주(대표이사 친인척으로 추정)들은 2011년 16억1천만원, 2012년 4억2천만원의 배당금을 받은 바 있다.
KBR지회는 전체 조합원이 50명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강구류를 만든다는 자부심을 갖고 일을 해 왔다. 이처럼 새롭게 인수한 대표이사는 현재 KBR을 있게 만든 노동자들에게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하면서 계속해서 근로조건을 내 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비정상의 시대 너무도 정상적인 노동자들의 요구
10년 만에 만난 그들의 요구와 외침은 위장폐업 철회하기, 노동조합과 성의있는 대화와 교섭에 나서기.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미승인 베어링 볼 생산할 것이 아니라 정상제품 생산하고 회사를 정상 운영할 것등과 같은 너무도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것이었다.
kbr에 상식이 통하게 만드는 것은, 누가 무엇을 비정상을 용인하고 정당화시켜왔는지를 가장 잘 알고 몸으로 체득한 kbr지회 노동자, 바로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그 만남속에서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kbr지회 관련한 금속노조 경남지부 소식과 문상환미비부장의 글을 참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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