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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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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호]금속노조 경남지부 경용중공업 지회를 찾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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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이 산추련 회원으로 가입해 주신 경용중공업 지회 회원들과 조촐한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김종하 정책위원장의 산추련 활동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있었다. 어려움이 많을텐데 먼저 산추련에 찾아오셔서 회원으로 함께 해 주신 것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 노동조합을 설립한 계기는 ?
# 2012년 8월 22일 노동조합 설립을 등록하였다. 노동조합 설립 3년 전 기존의 사장이 퇴직하고 그의 아들이 사장을 맡게 되었다. 신임사장은 경영능력이 부족하다보니 여러번 부사장을 교체하였다. 그러던 중 과거 성동조선의 부사장이었던 정성제라는 사람을 부사장으로 임용하면서 문제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정성제부사장은 소사장제로 전환시키려는 계획을 가지고,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은 사람은 무작위로 해고시키는 작태를 보였다. 이러한 부당함에 맞서기 위해 2개월 정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준비를 해서 노동조합을 결성하게 되었다. 먼저 기업별 노조로 조합설립신고를 내고 신고증을 받은 뒤 금속노조 경남지부에 가입하고 경용중공업지회가 되었다. 노조설립을 준비하면서 산추련과 인연이 되었죠.
조합원 수는 24명인데 사무직 4명과 현장직 조합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 노동조합 설립 후 사측의 반응은 ?
# 노동조합 설립을 통보 받은 후 회사는 강경한 태도로 나왔다. 노동조합설립을 이유로 회사운영이 어렵다며 원청에게 물량공급을 중지해 달라는 공문을 발송하고 조합원에게는 해고통보에 이어 폐업신고를 하였다. 2012년 9월 추석 전 모든 조합원은 해고 통지서를 받았다. 우리는 이러한 사측의 부당함을 알리는 여론선전전과 노동부에 항의하는 투쟁을 전개하였다. 노동부관계자와 사측과 노동조합 집행부 3자가 만나서 우선 회사회생을 위해 상호 노력하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단체협약 등은 진행되지 못했었는데 지난 5월 합의하였다.
단협체결 이후 사측과는 특별한 쟁점은 현재 없는 상황이다. 노동조합 운영을 안정화하고 단단히 자리잡도록 노력하고 있다.
# 단체협약의 주요내용이나 성과가 있다면?
# 올해 처음으로 단협 체결에서 얻은 성과는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합의라고 볼 수 있다. 노동시간을 월 290 시간으로 정했다. 과거에는 회사에서 지정하는 3대절만이 휴일로 인정되었으나, 그나마도 상황에 따라 지켜지지 않은 경우도 많았으며 주말에 일을 해도 평일시급으로 계산하였다. 단협을 통해 유급휴일로 규정하였고, 휴일근로에 대해서는 특근으로 인정하게 되어 그로 인해 임금인상이 이루어진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볼 수 있다.
# 중소사업장 노동자의 건강권문제가 심각한데 경용현장은 어떠한지?
# 대공장의 경우 산재발생에 대한 대응과 산재예방을 위한 조합원 교육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와 같은 비정규직 및 중소 영세사업장의 경우 노동조건이 열악한 상황에서 건강권을 보호받는 것이 무척 어려운 문제이다. 그리고 대부분 노동조합이 없다보니 노동환경의 열악함과 부당함을 이야기하고 현장을 개선해나가는 것 자체가 힘든 상황이다.
기업주들은 회사에서 산안법, 산재법을 지키면 회사운영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입에 달고 산다. 또한 현장노동자들의 산재예방과 처리에 대한 중요성을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의 권리조차도 요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래서 사고가 나면 자비를 들여서 치료하거나 회사가 처리해주는 공상처리로 그때그때를 넘기게 된다.
우리와 같이 작은 사업장에 다니던 친구가 있다. 그 친구의 사업장 사장이 악덕사장으로 직원 전체를 연봉제로 전환시키고 난 뒤 휴일도 없이 일을 하던 이 친구는 손가락 두 개가 절단되어 없고 일하다 허리를 다쳐서 수술을 하게 되었다. 얼마 전 그 친구를 만났는데 아직 치료 중인 그 친구는 산재 처리하지 못하고 있었다. 해고가 걱정되어 산재처리를 못하고 오히려 다친 몸으로 회사 눈치보며 일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소규모업체에서는 일자리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서 아파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채 참고 견디고 있는 노동자들이 많다.
# 중소사업장에서 건강권을 지키는 것이 어렵다는 것에 정말 동의한다. 산추련과 경용중공업 지회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이 있다면 ?
# 무엇보다도 조합원들의 인식이 바뀌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단 알아야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고 개선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안전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회사의 경우 안전교육은 관리부 팀장이 몇 년전에 한 거 말고는, 대부분 교육을 하지 않은 채 사인만 하는 것이 태반이다. 지회도 상근역량이 부족하다보니 업무가 가중되고 별도로 교육에 대해 집중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산추련이 도움을 준다면 조합원교육시간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노동자가 조직되지 않은 소규모 사업장, 건강권의 사각지대에 산추련의 손길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조만간 경용지회 현장에서 조합원들과 함께 하는 교육이 진행되기를 기대해본다.
# 김해본산 공단에 유일한 노동조합인데 주변공장 노동자의 관심이나 반응은?
# 주변 노동자의 관심도 높고 사장단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해공단에서 사장단이 모이는 공단협의회가 있는데 현재 경용중공업 사장은 많은 질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경용중공업지회의 사례가 자신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을 두려워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지회는 매주 주변 사업장 노동자들에게 금속노조에서 발행되는 바지락 등 선전물을 배포하고 있다. 노동자의 기본 권리를 알리고 함께 하자는 취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초기에는 선전물을 받아가는 것에도 별 반응이 없었는데 요즘은 선전물 내용에 관심을 가지고 꼼꼼히 읽어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 당장 노동조합을 만들자고 이야기하거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활동한다면 언젠가는 함께 할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경용중공업 지회가 힘있게 자리 잡고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주변공장 노동자들에게 희망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 노조활동을 하면서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 조합 활동을 하면서 노동자의 알권리를 찾았다. 과거에는 시키면 시키는 대로 했고, 회사의 이야기가 다 맞는 줄 알았는데 노동조합이 생긴 후 간부가 되고, 노동자, 민중들이 투쟁하는 집회에 참여하고, 교육도 받고 하다보니 과거에 비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회사와 직접 맞짱뜨고 당당하게 협상할 수 있다는 것도 좋다. 과거에는 부당함을 느껴도 어쩔 수 없음으로 생각하고 그냥 넘겨 왔지만 이제는 직접 회사에 이야기 하며 부당한 점은 바꿀 수 있다는 것이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다.
현재 조금 어려움이 있다면 지회장 1명만 상근을 하고 나머지 집행부는 현장일을 동시에 하다 보니 힘이 조금 든다. 그렇지만 희망을 가지고 한다.
2012년 8월 어느 늦은 밤 결사의 마음을 가지고 산추련 회의실에서 모이던 노동자들이 있었다. ‘더 이상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수 없다. 우리도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지'라며 한번도 해보지 않은 노동조합설립 총회라는 것을 하며 두근대던 그 마음을 아직 그들은 기억하고 있었다. 이제 주변현장 노동자들과 함께 연대하기 위해 긴 여정을 시작했다. 그들이 바로 경용중공업 지회이다. 동지들의 건투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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