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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편집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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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호] 부산지하철 매표소 해고노동자 투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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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하철 매표소 해고노동자 투쟁
김종남
태양볕이 따가워지기 시작하는 초여름, 지난 6월 17일 부산시청 앞에서 장기투쟁을 벌이고 있는 부산지하철 매표소 해고노동자 현장위원회(이하 부지매) 동지들의 천막을 찾았다.
천막에 들어서자 후텁지근한 공기들이 느껴졌고, 그 안에 천막을 사수하고 있던 동지들을 만났다.
“어느날은 희한한 바보기계를 들여놓고는 표를 팔지 말라고 하며 하루종일 왠지 모를 불안으로 떨게 하더니 며칠 지나지 않아 카드 보충마저 하지 말라며 아예 매표소에 불마저 꺼버렸습니다. 그날 불꺼진 매표소에 앉아 얼마나 울었던지….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추석을 일주일 앞둔 어느날 결국 이유도 모른채 해고되었습니다.”
『농성일기 중에서』
■추석을 일주일 앞두고 해고되다
부산교통공단은 지하철 매표업무와 관련하여 세 개의 업체와 2005년 12월 31일까지 파견근로를 계약했었다. 업체별로 약간씩의 차이는 있었으나, 10시간 근무에 기본급이 60여만원으로 법적 최저임금 기준에도 미치지 못했고 국럭廢事舅犬�명절 등에는 휴무도 없이 일을 해야했으나, 그에 대한 특근수당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시켜보고자 부산지역일반노동조합에 가입하여 하나씩 바꿔가던 중 갑자기 2005년 7월부터 모든 전철역에 교통카드 보충기와 우대권 자동발매기를 설치되어 매표업무의 무인화가 추진되었다. 그리고 부지매 동지들은 2005년 7월 10일 계약해지 통보에 이어 계약기간이 3개월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9월 10일 일방적으로 해고되었다.
■천막농성 198일차, 해고 279일차, 고용승계투쟁 342일차(6/17 현재)
코가 막히고 목안이 너무 아파 잠을 제대로 자질 못했다. 몇 번을 자다 깨었는지... 갑자기 쓸쓸해지고 우울해졌다. 열흘 넘게 노숙하고 나니 감기가 걸려 몸이 말이 아니다. 다른 동지들도 마찬가지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6시가 조금 넘은 시각. 코, 목이 너무 아프다. 이불을 폭 쓰고자는 동지들이 부럽기까지 하다. 차들의 매연과 간밤에 추웠던 날씨 탓인 듯. 하루사이 손톱 밑에 때가 끼고 얼굴과 온몸이 부어버렸다. (중략) 오늘은 약도 먹고 병원도 가서 꼭 나아야겠다. 동지들에게 감기 전염시키면 안되니까.
『농성일기 중에서』 .
부지매 동지들은 작년 12월 12일 시청앞 천막농성을 시작으로, 지난 3월 10일에는 허남식 부산시장 선거사무실 점거투쟁까지 벌이게 된다. 당시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표에만 급급하던 허남식 시장은 부지매의 요구를 모르쇠로 일관하더니 4일만에 사무실 계약을 해지하고 도망가 버린다. 이후 부지매의 동지들은 허시장 선거사무실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이기도 했고 5월 11일에는 매표소 복원을 염원하는 5보 1배를, 그리고 현장수석과 조합원의 단식투쟁, 현재는 정오집회와 역사 1인시위, 그리고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성명용지는 7월 3일 부산시장 이취임식에 전달할 예정이다.
따뜻한 봄날, 지나가는 사람들은 밝고 화사한 봄옷으로 분주하게 움직일 때 부지매 동지들은 아직도 두껍고 무거운 겨울옷을 걸친채 노숙투쟁을 이어가야 했다. 현장수석은 단식투쟁으로 몸무게가 55kg에서 43kg로 12kg이 빠졌고, 시력이 좌 2.0, 1.5에서 좌0.3, 우0.5로 손상(의사는 시력이 30%이상은 회복이 불가능 하다고 진단)되었으며 아직까지 죽과 미음 밖에 먹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장기농성으로 인한 부지매 동지들의 건강은 이미 악화될대로 악화되었고, 신경성 질환이 모두를 힘들게 하고 있다. 한겨울 냉골에서 버티느라 신경통은 물론 관절염에 시달리는 동지들이 태반인데다가 야간에는 시청에서 화장실 출입을 차단해 방광염에 시달리는 조합원도 있다.
하지만 더욱 힘든 건 파탄난 생계와 가정생활이다. 생계문제에 대해 잠시 말을 꺼내자 금방 눈이 붉어지고 눈물이 흐른다. 대부분이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인데다가 어린 아이들이 있는 여성들이 많고, 심지어는 임신 중에 있는 사람도 있다. 천막사수조인 경우 저녁에 아이들과 전화하는 여성동지의 이야기는 그저 가슴이 저릴 뿐이다.
■고용승계 그날까지
우리는 오늘도 비정규직철폐가를 부르며 열심히 팔뚝질하고, 목이 부어오를 정도로 힘차게 구호를 외친다. 정말 비정규직 철폐 되는 날이 오기는 올까? 우리가 고용승계가 되기는 될까? 이 싸움이 끝이 났을 때 우리의 마음속엔 무엇이, 어떤 생각이 남을까?
만약 이 싸움이 패배하더라도, 승리하더라도, 우리와 같이 내 일처럼 연대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눈시울 적셔주셨던 동지들을 잊지 말아야지.
오늘 또 하루가 간다. 소중한 시간들이 내 젊음의 인생이...
오늘도 투쟁. 내일도 투쟁. 노동자가 웃는 날까지 투쟁!
『농성일기 중에서』 .
부산시는 나름의 대안이라며 주차관리와 잔디깎기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것도 용역회사를 통해 들어가는 비정규직으로 말이다. 누구보다 무엇보다 비정규직의 설움을 알고 싸워온 그들이기에 교통공사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하루하루의 투쟁이 힘도 들법 하지만 아직 조합원들은 모두가 그곳을 지키고 있다. 시청앞 광장 부지매의 천막 입구에는 ‘매표소 폐쇄 철회와 고용승계 쟁취!’라는 혈서도 함께 지키고 있다. 작년 11월에 동지들이 손가락에 면도날을 그어서 쓴 혈서는 이미 빛이 많이 바랬지만 피로써 맹세한, 눈물과 통곡으로 써내려간 그 혈서는 투쟁 속에서 부지매 동지들의 가슴깊은 곳에서부터 다시 새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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