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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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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호] ‘김하경, 「숭어의 꿈」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다녀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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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행사는 지역에서 처음인 것 같다. 숭어의 꿈, 은 노동하는 사람들의 얘기여서 아주 쉽고 재미있게 읽힌다는 평이 많았다. 김하경, 작가는 줄곧 노동자의 삶과 꿈을 소재로 글을 써오신 분이다. <숭어의 꿈>이 나오고 축하 할 만한 자리를 만들자는 얘기가 나왔을 때 작가는 그런 자리보다는 사람들과 노동자글쓰기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자리였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그때 나눈 얘기들이 좀더 많은 분들게 전해졌으면 하는 마음이 앞서 이 꼭지에 게재를 부탁했다.
행사를 짧게 스케치했다. <마창노동자 문학회 ‘참글’>
앞머리는 <숭어의 꿈>에 나온 작품들이 10년 전의 작품이 많은데 이렇게 책으로 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로 시작되었다. 책 내용은 오래 전 전노협 신문 꽁트에 실린 것과 여러 잡지에 낸 글을 모은 것이라 한다. 근데 그 책에 나온 얘기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가 아니라 오늘날 우리들의 모습이며 10년 전의 모습이 어쩜 이렇게 변한 게 없을까, 하는 생각이 많았다.
여기에 작가는 “바뀐 것만 생각하면 바깥 세상은 어마어마한 속도로 바뀌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들 세상이 바뀌었다고 말하지만 바뀐 건 부르주아(자본가)다. 돈버는 사람의 입장에선 매일 같이 신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컴퓨터며 휴대폰이 매일 새롭게 바뀌니까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착각이 들지만, 실제로 자가용을 샀다고 하면, 그 돈을 갚기 위해 매일 잔업을 해야 할 거고, 주택도 대출을 받아 샀다면 다달이 돈을 갚아야 하니까, 결과적으로 직장에 안 쫓겨나려고 안간힘을 쓸 거라는 거죠. 이런 것들이 도리어 임금노예로 묶이는 결과가 되는 거죠. 도리어 노동조건이 좋아져도 좋은 차, 좋은 집 사는 데 쓰지 해고자나 동료, 이웃은 도와주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사실 예전 가졌던 동지애, 연대감은 더 개인화되었다. 처음의 열정들은 변질되고 왜곡되고 있다. 작가는 이 점을 예리하게 지적했다.
예전에 작가와 함께 글쓰기를 했다는 분은 “개인적으로 노동문학을 별로 안 좋아했는데, 지금 지나고 보니 노동자 아닌 사람들이 없는 것 같다. 10년 전만 해도 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의 얘기들이 노동문학이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대기업 다니는 사람들의 생활이 괜찮고 하청에서 일하는 사람들, 심지어 작은 공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더 힘들게 사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우리들의 사랑가>를 쓴 김해화 시인은 “일하는 사람들이 세상의 모든 것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일하고 나서 밖에 나오면 애인을 만나서 찻집에 차를 마시러 갈 수도 있고 고급식당에 밥을 먹으러 갈 수도 있고 또 술을 마시러 갈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 노동자들의 삶을 규범처럼 세워 놓고 그것 아닌 건 노동자 삶이 아니다, 라고 제쳐 둘 수 없다’고 하면서 ‘노동자들의 발과 손이 닿는 세상의 모든 삶을 우리 문화에 끌어들일 때 노동자문화가 대중문화의 주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맨날 노동문화들은 뒤떨어졌다 생각해 왔고, 꼭 어떤 틀에 매여 있단 느낌이 많았다. 이런 지적은 노동자들이 자신의 삶에 자신감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시인도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세계관’이라고 했다.
마창노련 문학상을 받은 오도엽 시인은 요즘 일기쓰기부터 다시 시작하고 있다고 했다. 삶의 이야기를 쓰는 것, 내 삶 속에서 시를 쓰는 것, 나는 하지 못하면서 나보다 더 높은 것들을 남에게 요구하는 글을 쓸 게 아니라 내 이웃들이, 내 직장 동료들이 읽을 수 있는 그런 글쓰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창한 주장보다 일상생활에 일어나는 생활글은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이다.
작가는 모두가 떠난 자리에 아직 남아 ‘노동문학’을 해오고 있다. 오랜 칩거의 시간, 이게 아닌데, 변화가 필요한데, 라는 고민 속에서 얻은 답이 <숭어의 꿈>이라 말했다.
“하나의 실험이긴 한데, 짧은 형식에 비판과 해학을 담아내되.. 현장과 삶이 소통하고 일상적 삶이 거대담론을 관통하는… 노동자와 인간이, 노동자의 삶이 인간의 삶으로 바뀌는, 가벼우면서도 무겁고, 미소가 떠오르면서도 눈물이 고이는 것을 구체적 일상으로부터 시작하기, 개인에서부터 찬찬히 밟고 올라가기, 밑바닥부터, 쉬운 것부터, 능력이 되는 것들부터, 확실하게 잘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기.. 이런 생각이 들었죠”
행사는 조촐하게 진행되었다. 많은 분들이 이런 행사는 ‘나완 상관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또 우리 지역을 ‘문화의 불모지’ 라 자조하듯 말한다. 문화는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하는 중요한 매개다. 그리고 삶의 결이기도 하다. 우리지역이 문화의 불모지라 하면 우리의 삶도 팍팍하다는 얘기다.
우리 삶에서 억눌린 것들, 희망하는 것들을 우리는 문화로 표현한다. 문화는 펜으로, 입으로, 나의 몸뚱이로, 아름다운 선율로, 그림으로 표현하는 모든 것들이다. 이것들이 노동조합 선전지와 다른 건 인간의 감성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에서 ‘어떤 정파의 입장이냐’로서 판단하는 우리 운동의 오랜 병폐들은 이런 문화운동이 치유하리라 본다.
우리 지역에도 여러 문화행사에 현장 여러분들이 많이 와서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 욕심을 부리자면 좀 더 많은 분들이 문화 중에서도 가장 손쉬운 글쓰기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이웃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 행사 녹취글을 인터넷
(www.jinbo.net 천일야화 독자게시판)에 풀어놓았습니다.
* 김하경 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 모임 *
어딘가 혼자 글을 쓰고 계시는 분은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 016-753-2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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