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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상담원, 저임금·직업병·성희롱 '삼중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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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상담원, 저임금·직업병·성희롱 '삼중고'
콜센터, 여성 비정규직 66% 'OECD의 두배' … 근속기간 평균 3.1년 이직 잦아
한계희 기자 09-02-20
콜센터 텔레마케터의 비정규직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2배를 넘는 6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임금 여성이 주축이다 보니 이직이 잦았고, 90%를 넘는 노동자가 업무관련 질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자의 37%는 성희롱을 당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전자감시도 상시적으로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사회의 병리현상이 응축된 모습이다.
19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콜센터 텔레마케터 여성비정규직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를 진행한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저임금을 개선하고 콜센터 노동표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감정노동과 관련한 매뉴얼을 만들고 고충처리 상담원을 고정배치할 것도 권유했다. 성희롱은 적극적 대응지침 등으로 해결할 것을, 전자감시는 감시장비 설치를 단체교섭 대상으로 하는 입법적 근거 마련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여성, 비정규직 비중 높아=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 비정규직 편중현상이 심각했다. 콜센터 텔레마케터 중 여성의 비중은 89.2%에 달했는데 이는 OECD 평균 보다 20%포인트 가량 높다. 비정규직 비중은 66.1%로 OECD 평균 29%보다 월등하게 높았다. 상여금을 포함한 월평균 임금은 134만원 수준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전산업 평균의 70%에 불과했다.
이직도 잦았다. 콜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근속기간은 3.1년이었는데 이는 전산업 평균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왜 이직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19.3%가 ‘낮은 임금’을 꼽았고 업무실적 등 압박을 17%가, 고객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15.3%가, 업무로 인한 건강문제를 9.9%가 선택했다.
◇93.2% 업무관련 질병 앓아=특히 노동자들의 93.2%가 콜센터 업무 수행과 관련해 질병을 앓고 있다고 답했다. 유형은 호흡기질환이 54%, 두통이 44%, 시력약화가 37%, 귓병이 33%, 근육통이 32%였다. 업무상 직업병의 원인으로는 66%가 고객 응대 스트레스를 지목했고 38%는 상품판매 등 실적평가를, 26%는 불편한 작업 자세를, 25%는 휴식시간 부족을 꼽았다.
근무지 안에 별도의 휴식공간이 없다고 답한 경우가 전체 응답자 중 18.2%에 불과했고, 있더라도 적절하다는 답이 23.1%에 머물렀다.
◇37% 성희롱 경험=콜센터 여성 노동자들은 성희롱에 무방비 상태였다. 무려 36.7%의 노동자들이 성희롱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가해자의 78%는 고객들이었다. 성희롱은 비정규직에 편중됐다. 특히 비정규직은 정규직과 달리 관리자(14.9%)와 동료직원(6.4%)에게까지 성희롱을 경험했다. 성희롱을 당해도 문제제기 하는 경우는 12%에 불과했다. 참거나 전화를 끊는 일이 할 수 있는 대응의 전부였다. 회사에서 실시하는 성희롱 예방조치는 전혀 없는 경우가 44.7%였다. 자신의 감정과 상관없이 항상 친절하고 상냥해야 한다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도 심각했다. 노동자들은 따지거나 맞대응할 수 없고 회사는 노동자들에게 고객보다 전화를 먼저 끊지 않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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