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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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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노동자 10명 중 8명 “감정노동 시달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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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조합원 실태조사 결과
병원에서 일하는 노동자 10명 중 8명은 자신의 업무를 감정적으로 노력을 많이 해야 하는 업무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6명 이상은 일하면서 폭언이나 폭행·성희롱 등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2월부터 3월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감정노동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임금·단체교섭을 앞두고 매년 조합원 실태조사를 벌여 온 노조는 올해 처음으로 감정노동에 관한 설문조항을 포함시켰다.
감정노동이란 배우가 연기를 하듯 타인의 감정을 맞추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통제하는 일을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뜻한다. 감정노동을 많이 하면 우울증 같은 건강상 문제를 일으키고 심할 경우 자살에까지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서비스산업 노동자의 감정노동 문제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생과 사를 넘나드는 환자와 보호자를 상대하는 병원노동자들에게도 감정노동 문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조합원 3만9천58명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2만156명이 설문에 응했다.
◇“기분과 상관없이 항상 웃어” 84%=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2.9%는 “내가 하는 업무는 감정적으로 노력을 많이 해야 하는 업무”라고 답했다. 병원노동자들의 상당수가 자신의 업무를 감정노동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기분과 관계없이 항상 웃거나 즐거운 표정을 지어야 하고(84%), 일하면서 솔직한 기분을 숨기는 경우(85.7%)가 대부분이었다.<표 참조>
ⓒ 매일노동뉴스
환자나 보호자를 대할 때 요구되는 감정을 지니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다는 응답도 91.1%나 됐다. 응답자의 35.1%는 “환자나 보호자를 대할 때 자신의 감정대로 일할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는 병원노동자들이 환자·보호자를 대할 때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을 보여 준다. 84.3%는 “자신이 업무를 잘하기 위해서는 환자 또는 보호자의 호의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직종별로는 교환·치위생사·간병인·간호사·환자이송·경비안내 순으로 감정노동 수행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6명은 폭언·폭행 경험=일을 하면서 폭언이나 폭행·성희롱을 경험한다는 응답자도 62.9%에 달했다. 가해자는 환자·보호자가 43.1%로 가장 많았고, 의사(20.9%)·상급 관리자(15.3%)·동료(7.9%) 순으로 이어졌다. 불쾌한 언행의 종류는 폭언(55.8%)이 가장 많았고 성희롱은 2.6%(522명), 신체적 폭력은 2.5%(504명)로 조사됐다.
특히 환자·보호자에게 불쾌한 언행을 당했다고 응답한 병원노동자 중에서 폭언을 당한 비율이 97.1%를 차지했다. 노조는 “병원노동자 중 교환·간호사·경비안내 등 대면서비스 직종을 포함한 대다수 병원노동자들이 고객으로부터 일상적인 폭언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올 임단협서 ‘직무스트레스 대책’ 요구=병원노동자들이 다른 직종보다 이직률(30%)이 높은 이유도 이 같은 감정노동과 불쾌한 언행 때문에 겪는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노조는 이에 따라 △직무스트레스 평가 실시 △직무스트레스 평과결과에 따른 사후 관치·조치를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서 논의할 것 △폭언·폭행·성희롱 발생시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 등을 올해 교섭요구안으로 확정했다.
노조 관계자는 “병원노동자들이 우울하지 않고 즐겁게, 스트레스에 시달리지 않고 만족하면서 일할 때 환자를 위한 의료서비스 질이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미 기자 ssal@labortoday.co.kr
2010-05-03 오전 8:07:10 입력 ⓒ매일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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