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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회지모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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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호] 희망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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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질 때 상대에게 냉정하게 대하라고 합니다. 그 이유가 뭔지 아세요? 냉정하지 않으면 상대는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빠져 그 사람을 기다리게 된다고 합니다.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1%의 희망 때문에 상대를 떠나지 못하고 주위에 맴돌게 됩니다. 그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만나지도 못하고 자신을 떠난 상대만을 기다리면서 살아가게 됩니다. 이것을 ‘희망 고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진정 상대를 위한다면 헤어질 때는 단호하고 냉정하게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상대가 1%의 희망도 가지지 못하도록 말입니다. 그것이 상대를 위하는 길인 것입니다.
언젠가부터 노동자들은 주식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코스피 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서면서 사람들은 펀드 열풍에 탑승했습니다. 2000포인트를 넘어설 때 사람들은 펀드에 ‘희망’을 가졌습니다. 펀드에 자신의 임금을 넣으면서 조금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을 거란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코스피가 오르락내리락 할 때 마음이 조급해지지만 그래도 주식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장기적으로 투자를 하면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거란 말에 임금의 일부를 넣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경제 위기가 불어 닥치면서 2000포인트 하던 코스피 지수가 1000포인트에서 왔다 갔다 합니다. 환장할 노릇입니다. 반 토막이 나버린 주식과 펀드를 가지고 어떻게 할지 혼자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지금까지 투자한 돈이 아까워서 또 어떤 이들은 코스피 지수가 올라갈 것이라는 ‘희망’ 때문에 아직까지 포기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은 ‘희망’이란 이름의 고문을 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금융 다단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합니다. 돈을 투자하면 높은 이자를 준다는 미끼로 사람들을 유인한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지역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람들은 금융 다단계에 대해 “회장님은 우리를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철석같은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이들은 왜 자기를 속인 사람에 대한 깊은 신뢰를 가지고 있을까요?
혹시나 하는 마음. 1%의 기대감 때문에 포기를 하지 못하고 기다려 달라는 다단계 회사의 말에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차라리 ‘우리들은 사기꾼이다’라고 한다면 피해를 입었던 사람들이 빨리 포기를 하고 다른 방법이라도 강구해 볼 수 있지만 말입니다. 아마 최근에 발생한 금융 다단계 업주는 절대로 자신들이 사기꾼이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피해자들은 ‘희망’이란 이름의 고문을 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노동자들이 주식을 하고 펀드를 하고 다른 곳에 투자를 하는 이유는 조금 더 나은 생활을 유지하고자 하는 소박한 욕심 때문 일 것입니다. 나의 가족이 좀 더 나은 문화생활을 할 수 있도록, 나의 자식들이 조금 더 나은 교육 환경에서 그리고 아프면 돈 걱정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내가 늙어 일을 하지 못할 때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래서 열심히 일해서 번 임금을 펀드와 주식, 부동산 등에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말입니다. 이렇게 한번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거짓된 희망에 속지 말고 우리가 희망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그 희망은 주식도 아니고 펀드도 아니고 부동산도 아니고 금융 다단계도 아닙니다. 이런 거짓된 희망은 사람 사는 게 힘들수록 고개를 들고 우리를 유혹합니다. 이런 유혹을 뿌리치면서 모두 다 잘 먹고 잘사는 방법을 한번 함께 모색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의 공공성을 강화시켜 교육도 무료로 받고, 치료도 무료로 하고, 주택도 제공하고, 퇴직자는 연금을, 실업자들에게는 먹고 살 수 있는 실직수당을 주어 인간답게 살아 갈 수 있는 그런 희망 말입니다. 그 희망은 노동자와 농민 그리고 가지지 못한 모든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밝아오는 09년 우리만의 ‘희망’을 한번 만들어 봤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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