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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는 사과를 먹었다. 그래서 얻은 것은 지혜였다. 만약 이브가 사과를 먹지 않았다면 이브는 영원한 삶을 선택 받았을지 모르겠지만 지혜가 없는 삶을 살았을 것이다. 이브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던 것이다.
인류의 조상은 손을 사용하면서 뇌를 성장시켰고 얻은 것은 지혜였다. 신체적으로 취약한 인류가 외부의 포식자들로부터 자신의 몸을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인 손을 ‘이동’에 투자하지 않고 뇌를 성장시키는 것을 택함으로써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만약 인류의 조상이 손을 이동하는데 사용했더라면 인간은 원숭이의 삶을 벗어 날 수 없었을 것이다.
인간은 역사적으로 항상 한 발짝 내딛었다. 그 순간 인간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되었고 지금에 이르렀다. 그 선택이 언제나 옳을 수는 없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발전해왔다.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런데 현존하는 지금 이 시점에서 한 발짝 내딛는다는 것은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한다. 왜냐하면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잃어버릴 뿐만 아니라 미래 역시 불안정하기만 하기 때문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가지고 있는 것을 잃어버린다는 현실적 두려움은 언제나 한 발짝 내딛는데 많은 어려움을 야기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도 어떤 조직도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할 때 항상 저항을 받게 되는 것이다. ‘구관이 명관이다’라는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고 현재를 유지하려고 하는 생각들은 강력한 유혹이다. 이 유혹은 한 발짝 내딛었을 때 얻는 불안정보다 훨씬 강력하다.
그러나 이브의 선택처럼, 인류의 선택처럼 만약 그들이 그런 선택을 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했다면 우리는 이 글을 읽을 수도 없을 것이며, 쓸 수도 없을 것이다. 고민이란 것도 없을 것이고, 미래에 대한 희망조차 품을 수도 없을 것이다.
2015년 새해가 밝았다. 새로운 계획을 수립할 것이다. 그러나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자.
그 대상이 ‘나’일 수도 있고, 내가 속한 ‘조직’일 수도 있다.
2014년 계획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 2013년 계획과 다른 점은 무엇인지? 2012년 계획과 다른 점은 무엇인지? 아니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해 보자. 삶의 지표(아니면 조직의 지표)가 궁극적으로 달라진 것이 있는가? 그리고 과연 우리는 한 발짝 내딛었는가? 아니면 지금을 유지하기 위해서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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