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발레오 자본, 노동자 투쟁으로 막아낼 것
김명환(발레오공조지회노안부장)
노동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한창 뜨고 있는 충남천안의 입장면에 위치한 발레오공조코리아를 다니는 노동자입니다.
현재는 해고자인 것 같네요. ㅎㅎ 이십대 중반에 입사를 하여 지금은 삼십대 중반이 되었고, 그동안 결혼을 하여 3살난 딸도 하나있습니다. 1년 계약직으로 입사를 하여 어느덧 1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저희 회사를 간단하게 소개 드리면 87년에 설립되었으며, 자동차용 에어콘 콤프레서를 생산하는 사업장입니다.
처음에는 한일합작으로 운영되다 일본젝셀이 자본을 100%인수하여 운영을 하다 2005년경 프랑스자본인 발레오에서 자본을 100%인수하며 (구)대한공조에서 발레오공조코리아로 사명을 변경하였습니다.
처음에 프랑스자본이 우리 회사를 인수하여 상당히 좋아질 것이라 생각을 하였으며, 자부심을 가진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발레오자본이 들어오면서 현실은 정반대였습니다.
투자는 뒷전인 채 단협에 문구가 없다며 관행으로 지급해오던 추석선물, 동호회 지원비 등을 지급하지 않아 노동조합과 끊임 없는 마찰이 시작되었고, 사원들의 복지시설인 운동장 매각 그 외 복지부분의 축소 등을 끊임 없이 요구하였으며, 브렌치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매월 매출액의 3% 이상의 돈을 챙겨 갔습니다.
2008년도에는 임금교섭 불참, 노사협의회 불참,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불참, 조합원 징계회부 등 아예 노골적으로 노동조합의 백기투항을 요구하였으나 지회의 투쟁으로 임금투쟁을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2009년 초 부터 금융위기를 틈타 물량이 줄었으니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며 처음에는 50명, 그 다음에는 수위를 높여 90여명의 노동자를 자르겠다고 하더니 지난10월26일 에는 노동조합과 사전 협의도 없이 한창 일하고 있는 사원들을 강당으로 불러 모아 일방적인 청산 발표를 하였으며, 10월 30일에는 퀵서비스로 11월30일부로 전원해고 통지를 하였습니다.
사회안전망이 부실하여 개인의 임금으로 삶을 지탱해야 하는 대한민국에서 이 추운 겨울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공장을 버리고 도망간 경영진들이 과연 최소한의 인격이 있는지, 윤리경영을 경영철학으로 삶고 있는 발레오자본의 윤리경영 방식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측에서는 흑자인 회사를 한순간에 없애버리겠다고 하며, 노동조합에서 공장을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으니 남아있는 조합원들에게 빨리 공장에서 떠나라 요구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측에서 말하는 공장 점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살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매일 아침 전체 조회를 시작으로 경영진이 도망간 공장을 지키며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전체 조합원의 철농, 4박5일간의 창원순회투쟁,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용역의 폭력에 대비해 매일 밤낮으로 정문사수 및 불침번 서기 등 노동조합이 결성된 지 20여년의 세월동안 전혀 겪어보지 못한 많은 일들이 최근 몇 달 사이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이른 아침 최고참 조합원이 전날 사용한 그릇을 쪼그려 앉아 차가운 물로 설겆이를 하는 모습, 처음에는 어렵다며 빼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합심하여 일을 마무리 짓는 모습, 조합원들과 모닥불에 고구마를 구워 먹는 재미, 철농장에서 첫 눈을 바라보는 모습, 등 사측에서 제시한 여러 번의 명예퇴직기간동안 상당수의 조합원이 우리 곁을 떠났지만 철농 40여일을 넘기고 있는 조합원들은 그 어느 때 보다 투쟁력과 응집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때로는 나 자신과의 싸움 속에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모르는 투쟁이 마치 어둠의 긴 터널을 지나기위하여 터널의 시작점에 서 있는 느낌이지만, 이 투쟁은 곧 나 자신을 위한 투쟁이라는 생각으로 또한 사랑하는 부인의 “자기야 힘내고 내가 자기 열심히 투쟁할 수 있게 도와줄께 걱정 하지 마” 라는 문자 메시지에 힘을 얻어 철농장을 사수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자본은 노동조합과의 대화를 회피 한 채 탄압에 열을 올리며 우리를 빨리 공장에서 쫓아내려 하고 있지만,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투쟁한다면 “멈춰있는 기계를 다시 가동하라! ” “우리의 고용을 책임지라!”는 우리의 요구를 자본은 결코 묵살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먹튀 자본 발레오에게 우리는 투쟁으로 화답 할 것입니다.
우리는 반드시 승리 할 것 입니다.
승리하는 그날까지 노동자 여러분 지켜봐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투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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