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울산 산추련 현미향 - 지난 5월 29일 영세설비업체에서 일용노동자로 일하던 이종만씨가 유언장을 남기고 음독 자살했다.
7월 3일에는 산재대기 중에 있던 현대자동차 김신구씨가 집에서 자살하는 일이 있었다. 또 2002년 12월 31일에는 근골격계질환으로 요양중인 현대중공업 조합원이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 자살하는 일이 있었다. 일하다 다치거나 병이 생겨 요양을 하고 사회적으로 보호를 받아야 할 노동자들이 자신의 소중한 목숨을 버리는 일들이 울산에서 계속 발생하고 있다. 사업주 날인거부, 동료진술 거부, 산재보험적용 예외, 수술부위 악화로 이종만씨자살
故 이종만씨는 2003년 1월 18일 개인주택 정화조 공사를 하다 허리를 다쳤다. 산재 요양신청서를 들고 사업주날인을 받으러 갔으나 날인을 거부당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 같이 있던 동료들도 사고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수술부위는 더 악화되어 통증은 갈수록 심해졌지만 치료비가 없었다. 다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휴업급여를 받지 못해 생활비도 바닥이 났다.
일하던 업체가 산재적용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노동부에 휴업보상을 요구하는 진정을 했다. 하지만 조사과정에서 사업주와 동료들은 사고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종만씨는 5월 15일 갑자기 노동부 진정을 취하하고 150만원에 사업주와 합의를 하였다.
다쳐서 일하지 못한 4개월 임금으로 15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생활비, 치료비로는 턱없이 모자랐다. 결국 이종만씨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내용과 그동안 산재를 인정받기 위해 모아둔 자료를 한 곳에 넣고 음독자살을 하였다. “도저히 아파 참기도 힘들고 재발 돼 두 번 수술하지 못한 것 같아 누워도 아프고 어떻게 된 것인지 다른 사람들은 다들 잘 다니고 하는데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해 어쩔 수 없이 이 길을 택합니다” (故 이종만씨 유서 중에서) “박사장 보상금 150만원 줘 놓고 마음 후련하제 내 목숨 다하는 날 하루전 날 이가 갈린다. 죽은 목숨이라 생각하지 말고 옆에서 다닐 때고 누워 잘 때 니 목숨 다하는 날까지 고통스러울끼다 이만 글쓰기도 싫으니까 항상 조심해라”(故 이종만씨 유서 중에서) 산재대기 중 자살한 현대자동차 김신구 조합원
지난 7월 3일 현대자동차 5공장 갤로퍼 1과 트림반에 근무하던 김신구 조합원이 집에서 자살하였다. 故 김신구 조합원은 사망 당시 산재대기 상태였다. 김신구 조합원은 근골격계 검진대상자로 검진결과 즉각 요양조치자로 판명을 받았다. 4월 28일 산재요양신청서를 회사에 제출했으나 6월 20일에야 사업주 날인이 되어 7월 1일 공단에 산재요양신청서가 접수되었다. 유가족에 따르면 6월30일 사측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밖에 나가 만나고 온 이후 ‘산재가 불승인된다더라’ ‘죽고싶다’ ‘이젠 어떻게 사냐’는 등의 극도로 불안한 상태를 보이다 자살을 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현장에서는 사측의 개입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서류심사제도(변형된 사업주 날인제)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드는 산재보상보험법 전면 개혁을...
일하다 다치거나 병든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일이 연달아 생기고 있다.
사업주가 날인을 거부하거나 날인을 이유로 공상을 제의하거나 산재포기를 유도하고 사고 현장을 목격한 동료들이 회사눈치 본다고 진술을 거부해 버리면 다친 노동자는 앞이 깜깜하다. 더 나아가 이종만씨처럼 산재적용대상이 되지 않을 때(건설업 공사대금 2,000만원 미만, 공사 평수 100평 미만), 특수고용노동자여서 산재적용대상이 되지 않은 때 다친 노동자들은 더욱 앞이 깜깜하다. 그래서 사업주 날인제 폐지, 산재입증 노동자 책임제 폐지, 사전승인제 전면 폐지와 산재보험 전면적용의 요구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것이다. 울산지역 제 단체들 공동 대책활동 진행 중
이종만, 김신구 노동자의 자살 사건을 계기로 울산지역 제 정당, 노동단체들이 대책모임을 갖고 공동대응에 나서고 있다.
7월 10일 1차 대책회의, 7월 14일 공동기자회견, 7월 15일 근로복지공단항의방문, 7월 16일 노동부 공개질의서 발송, 7월 22일 2차 대책회의를 갖는 등 공동 활동이 활발하다. 더구나 울산지역에서는 이번 자살 사건을 계기로 울산지역 노동자 건강권 관련 연대체를만드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더 이상 다치고 병든 노동자들이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버리는 일이없도록, 노동자의 건강권을 지키는 튼튼한 연대체가 건설되길 바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