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산추련 사무국장 현미향
올 해 8월 울산지역에서는 유달리 중대재해로 인한 사망사고가 많이 발생하였습니다.
8월 6일 현대미포조선(주) 대형 폭발 사고를 시작으로 8월 중 울산지역에서 13명의 노동자가 사망하였습니다. 그중 10명은 하청노동자였습니다.
대규모 조선업체가 있는 울산 동구에서, 현대자동차와 부품업체가 몰려있는 울산 북구에서,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가 밀집해 있는 남구에서 어느 한 곳 가리지 않고 노동자들이 죽어 나갔습니다.
대형 폭발사고로, 감전사로, 추락사로, 협착 사고로, 질식사로, 그리고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노동자들이 죽어 나갔습니다. 변변한 노제 한번 지내지 못하고 무관심 속에서 자신의 일터를 떠난 죽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청노동자였기 때문이었습니다.8월 6일 현대미포조선(주)에서 대형폭발사고가 터져 4명의 하청노동자가 사망하고 2명의 하청노동자가 부상당하자 울산지역의 노동단체들 내에서 술렁임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현대미포조선에서 6월과 7월에도 2명의 노동자가 회사측의 안전기준을 지키지 않은 무리한 작업강행으로 사망하는 일이 있었고 계속 중대재해가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술렁임에 울산 산추련이 함께 하면서 울산지역의 뜻있는 10개의 단체들이 모여 8월 16일 '중대재해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를 위한 울산지역 공동대책위원회'(이하
중대재해 공대위라 칭함)를 발족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망사고가 연이어 일어남에도 하나하나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이루어지지 못해 사고 원인이나 사고 이후의 대책사업 그리고 유가족에 대한 보상 등 어느 것에도 시원스런 결론을 볼 수 없었습니다.
공대위 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사망 사고에 대한 여론화 작업은 어느 정도 성과를 내어 올 수 있었으나 이런 사망 사고의 흐름을 끊을 수 있는 명확한 대책을 내오지 못하는 것에 대한 답답한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정말 무기력하게 느껴지기도 하였습니다. 중대재해 공대위는 중대재해 책임자 구속처벌, 노동강도 강화 저지, 하청노동자 차별철폐 등을 주요 요구로 내걸고 노동부 항의방문, 현대미포조선 항의방문과 선전전(2차례), 현대자동차 출근 선전전, 울산지역 선전전을 했습니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업장과 함께 하는 투쟁도 힘들고 5월부터 시작된 울산지역 총력투쟁 시기여서 민주노총과의 연대도 처음에는 힘이 들었지만 공대위의 활동에 차츰차츰 참여도를 높여 이젠 적극 결합하여 힘있게 투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편 공대위 활동을 현장 속으로 가져가기 위해 공개토론회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 내용은 중대재해 예방과 노동자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현장 투쟁을 어떻게 할 것인가로 지금까지의 산안활동이 각 노조 산안부와 산재추방운동단체로 한정되어 있는 활동의 폭을 넓히고 현장 활동을 하는 동지들이 노동자 건강과 생명권 사수에 대한 관심을 갖고 그 투쟁에 함께 해야 한다는 취지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공개토론회는 원래 10월 중순으로 예정되었으나 사전 준비가 모자라 11월 7일로 연기를 하고 지금 마지막으로 자료집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민주노총과 울산 산추련, 울산지역 노동단체, 그리고 현장조직들이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울산지역에서 중대재해와 관련하여 공개토론회가 열리는 것은 처음입니다. 그래서 준비도 쉽지 않지만 주체들도 많은 관심을 갖고 열정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