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동지 여러분! 반갑습니다.
지난 2003년 전국노동자대회 투쟁으로 구속 수감 생활을 하다가 1년 반 만에 동지들과 다시 만나게 된 금속노조 삼영지회 부지회장 이진영입니다. 지난 3월 30일, 만기 출소(5월 9일)를 40여일 앞두고 가석방 되었지만 출소의 기쁨은 잠시, 아직도 감옥에서 힘들게 투쟁하고 계시는 동지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오늘은, 전국노동자대회 투쟁으로 구속되었던 대우자동차 장영준 동지가 출소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역 동지들과 함께 진주교도소로 가서 장영준 동지의 출소를 축하하는 환영식을 가졌습니다. 많이 축하해 주십시오)
1년 반 동안의 감옥 생활은 저에겐 처음 겪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곳 역시 사람 사는 곳이고, 이제까지 노동운동 선배님들이 감옥에서도 투쟁해 왔던 덕택으로, 노동자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한 모습으로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감옥은 감옥인지라 때로는 힘들고 지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힘겨움은 나를 새롭게 단련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투지를 잃지 않고 당면한 현실을 어떻게 돌파해 나갈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하였습니다. 잊지 않고 찾아와 저에게 힘을 주신 많은 동지들께 감사드립니다.
동지 여러분!
저는 지금 금속노조 삼영지회의 부지회장으로서, 또한 해고자 신분으로 매일 아침 출근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최평규 삼영자본은 실형이 확정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감옥으로 해고 통지서를 보내왔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는 이유를 들먹이며 노동조합 사무실 출입마저 가로막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정문에서 몸싸움을 유도하고, 그것을 빌미로 또다시 저를 포함한 14명의 삼영 동지들을 업무방해로 고소하기까지 했습니다. 치사하고 더러운 삼영자본의 행태에 분노를 느낍니다. 그리고 그 분노가 다시 저를 투쟁의 현장으로 나서게 합니다. 금속노조 통일중공업지회와 삼영지회는 최평규 자본의 악질적인 노동조합 탄압에 맞서 2005년 공동교섭․공동투쟁을 힘있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삼영지회의 부지회장으로 그 투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노동조합 활동에 적극 결합 하고 있습니다.
과거를 돌아보면, 2003년 삼영에 노동조합을 만들고, 소사장제를 막아내고 임단협을 쟁취하기 위해 두 달 넘게 파업투쟁을 하고, 전국노동자대회 투쟁으로 구속되기까지 제 삶에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 많은 일들 속에서 저 또한 많은 의식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자본에 순종하던 노예의 삶에서 당당한 노동자로, 금속노조의 조합원으로 서게 되었습니다.
노동조합 활동을 시작하고 그 많은 투쟁이 없었더라면, 그리고 자본의 탄압이 없었더라면 뜨거운 용광로에 담금질 당하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하지만, 지금 저는 이미 시뻘겋게 달구어진 돌입니다. ‘노조탄압 박살’ 과 ‘원직복직 쟁취’의 얼음찜질이 없다면 이 뜨거움은 쉽사리 식지 않을 것입니다.
동지여러분!
감옥에서 보낸 시간 동안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출소하면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다시 노동조합 활동을 시작할 것인가...... 이러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동지 여러분의 관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동지들의 관심 져버리지 않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반드시 현장으로 돌아가고,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최평규 자본의 생각을 확실히 바꿔 놓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그리고 삼영과 통일중공업 동지들에게 많은 격려와 연대를 보내 주십시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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