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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호]고교 현장 실습생 김대환군 산재사망 대책활동을 마치고...

현미향(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사무국장)

2월 9일부터 4일간 울산 북구에는 폭설이 내렸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학교는 휴교를 하고 시민들은 출퇴근길에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2월 10일을 지나면서 폭설로 인한 지붕붕괴사고로 노동자 2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치고 38곳 공장이 붕괴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 소식 중에 고등학교 현장실습을 나갔던 김대환군의 사망소식도 들어 있었다.
울산 북구 모듈화산업단지내 금영ETS에 현장실습을 나갔던 현대공고 실습생 김대환군이 2월 10일 밤 10시 18분경 지붕이 무너지면서 그에 깔려 사망한 것이었다.

사고 다음날 지인의 연락으로 김대환군 빈소를 찾게 되었다.
교복을 입은 모습의 영정사진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부모님들은 넋을 잃고 계셨다. 대환이 삼촌들에게서 간단한 사고경위를 듣게 되었다.
가족들은 사고가 발생한지 1시간 20분이 지나서야 병원으로부터 아이가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고 병원에 오게 되었다고 했다. 사고 발생 직후 후송되는 과정에서라도 연락을 받아 마지막 가는 길, 눈이라도 맞혔으면 덜 억울했겠다고 했다. 사고 다음날 회사대표와 관리자들이 찾아왔는데 너무도 당당하게 대표이사인데 분향 좀 하겠다며 들어왔다고 했다. 너무 화가 나서 분향을 못하게 하고 내쫒았다. 가족들에게 정확한 사고경위조차 설명해주지 않은 채 분향만 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가라고 하니 10여일이 지나도록 대표이사는 연락을 하지 않았다. 결국 가족들은 119를 찾아가 후송경위를 듣고, 동료들을 만나 사고 상황을 듣고서 사고경위와 후송경위를 파악하게 되었다.

대환군 사망사고 관련해 가장 중요한 문제는 대환군이 사고시간에 현장에 있어서는 안되는 고교 실습생이었다는 사실이다. 고교현장실습생은 현장실습표준협약서에 의거해 1일 8시간 이내만 근무를 해야 하고 연장근무와 야간노동이 금지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야간노동을 시키다가 사고가 난 것이었다. 대환군의 출근기록부를 보면 현장실습을 시작했던 11월 중순부터 4시간 연장근무를 하였고 현장실습 3개월째에 들어서자 12시간 맞교대로 근무를 해 온 것으로 확인이 되었다. 현장실습을 통해 노동자의 기본 권리를 익히고 노동현장을 이해하며 학교에서 배운 것을 심화시키는 과정은 어디에도 없고 오로지 실습생의 노동력을 짜내 돈을 벌려는 자본의 탐욕만이 확인되었다.

또 한가지 대환군의 사망사고와 관련해 제기된 문제는 울산지역에 2월 9일 저녁부터 폭설이 내렸는데 대환군이 근무했던 회사 맞은편 회사가 폭설로 지붕이 붕괴되는 것을 시작으로 같은 모듈화단지와 자동차 부품회사들이 밀집돼 있던 효문단지에서 지붕이 붕괴되는 사고들이 연달아 발생했으나 위험상황에 대한 안전조치가 전무한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하게 되었다. 지붕이 붕괴되었으나 인명사고를 면한 몇몇 사업장은 현대자동차 원청의 조업중단에 따라 조업을 중단한 경우였으나 금영ETS는 폭설피해가 예상되었으나 제설작업을 하지도 않고 작업중지도 시키지 않은 채 작업을 강행하다 결국 어린 생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던 것이다.

빈소에는 가족들과 친구들뿐이었다.
대환군이 사망한 이틀 뒤가 학교 졸업식이었다.
졸업식 전날 학교에서 담임교사가 찾아왔고 가족들은 졸업식날 애도의 시간을 가져달라고 했다.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했지만 학교는 졸업식날 애도의 시간을 갖기는커녕 대환군에 대한 언급조차하지 않았다. 보다 못한 같은 반 친구들이 교사들에게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아이들은 현대공고가 올해 마이스터고로 지정받아야 하는데 명예가 실추되기 때문에 애도의 시간을 가질 수 없다는 학교측의 답변만 듣게 되었다. 아이를 잃은 부모의 가슴에 상처가 다시 쌓이는 순간이었다. 학교측은 졸업장조차 아이들편에 보내는 무성의함을 보여줬다. 결국 학교의 태도는 대환이 사망 23일차 되던 날 정의당 정진후국회의원과 울산지역노동자건강권대책위, 유족들이 학교를 항의방문 한 후에 학생의 죽음에 책임을 지려는 모습으로 돌아섰다. 그때까지 무성의함으로 일관하던 학교가 뒤늦게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였다.

학생들이 현장실습 중 다양한 문제로 실습을 중단하고 학교로 돌아오면 학교는 사유서를 쓰게 했고 아이들은 솔직하게 연장근무문제, 왕따문제, 최저임금문제 등을 적어냈지만 학교는 회사측에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시정해줄 것을 요구한 적이 없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들에게 왠만하면 실습기간을 마무리하라고만 할 뿐 발생한 문제들에 대해 대처해주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대환군의 문제가 발생한 것이었고 결국 현대공고는 현장실습운영위원회를 구성하여 실습전 실습대상 기업에 대한 실사를 하고 실습과정에서 온라인 상담을 통해 문제점이 확인된 기업을 즉시 방문 해 문제점 개선을 요구하고 개선되지 않을 시 실습생을 귀교 조치시키는 등 조치를 취하기로 하였다. 대환군과 관련해서는 2015년부터 김대환군 장학금을 신설하여 매년 기일에 맞춰 장학금을 수여하고 추도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대환군 장례식날 학교에서 유족, 교사와 학생들, 지역 노동자들이 참여한 노제를 함께 지냈다.

대환군 가족들은 대환군 사망사고에 맞서 무성의로 일관하는 회사와 학교, 노동부, 교육청을 대상으로 다양한 투쟁을 전개했다. 울산지역노동자건강권대책위와 함께 2차례의 기자회견 참여, 금영ETS 정문안 빈소설치와 항의투쟁, 노동부 항의방문, 교육청 항의방문, 학교 항의방문 등 30일간 진상규명과 책임 있는 사과를 받기 위해 노력하였다. 대환군은 사망 후 30일이 지나서야 친구들과 후배들에 둘러싸여 먼 길을 떠났다.

30일간 대환이를 냉동실에 놓고 진상규명과 책임있는 사과를 요구하며 함께 뛰어다녔던 유족들과 장례식 전날 빈소에서 소주를 한잔했다. 처음에는 막막했으나 한달간 가족들이 진상파악과 책임있는 사과를 요구하며 뛰는 동안 대환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아주 조금은 줄어들었다고 했다. 장례를 치루고 대환군 어머니는 민주노총 울산본부에서 진행하는 심리치료를 받을 예정이고 앞으로 대환이와 같은 억울한 죽음이 생기지 않도록 산재추방 활동에 함께하기 위해 울산 산추련 회원으로도 가입을 하였다.

고교 실습생이었던 대환이의 죽음과 가족과 함께 활동했던 한 달의 기간을 되돌아보는 마음은 찹찹하다. 고교 현장실습생마저 무자비하게 쥐어짜는 자본의 무한착취가 매번 반복되는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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