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금속노조 삭스지회 서정환 - 어느덧 5월, 각 사업장엔 근골격계 사업이 한창이고 우리지회도 예외가 아니다
산안부장이 공장을 돌며 설문조사를 하였고 40여명 정도의 질환자가 발견되어 조합원 설명회와 함께 1차검진, 노동강도 평가를 위한 인터뷰를 통하여 7명의 유소견자를 발견하였다.
2차 검진결과 나를 포함하여 4명이 집단요양신청을 하였다.
한창 근골격계 사업이 진행될 쯤 산안부장이 나에게 찾아와 산추련에서 주최하는 건강한 노동을 위한 실천학교에 갈 생각이 없냐고 물었고 ‘이제는 너 같은 젊은 동지들이 나설 때’ 라며 날 설득하였으나 난 선뜻 대답에 응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식당앞 게시판에 건강한 노동을 위한 실천학교 1기생모집이라는 공고가 붙었다. 식당을 오가며 한번씩 쳐다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였다. 12년 회사를 다니면서 노동관련 공부를 한다는 것은 머리털 나고 처음이다. 그래도 난 마음속으로 외쳤다. ‘까지껏 한번 해보지뭐’. 드디어 5월 29일 20명의 동지들이 실천학교에 모여 서로 간단한 악수와 인사를 나누었고 곧바로 제 1강 노동강도가 부르는 질환- 과로사교육이 진행되었다. 뇌심혈관계질환이었다
위험요인으로는 노동강도 강화. 장시간 노동, 직무스트레스, 주야교대, 소음, 고열 및 저온 작업 등이 있고 예방으로는 위험요인 파악을 위한 작업장 조사, 노동강도 피로도 조사 등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질환에 대해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2강의 신자유주의와 노동자 건강이었는데 ‘신자유주의’란 한마디로 노동의 유연화라는 강사의 이야기가 잊혀지지 않는다.
3강의는 내가 현재 산재로 요양 중인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것이었다. 다른 사업장의 투쟁사례를 들으면서 우리지회에서 집단요양신청 이후에 별 진행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들었다.
4강 노동강도의 정의와 평가방법, 5강 노동보건운동의 역사를 되짚어보며 현재 우리노동자들의 과제가 무엇인지를 고민해보는 시간이었고, 6강은 노동강도 강화저지를 위해 이제 각자의 현장에서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교육과 토론을 했다. 6주 동안 교육을 마치며 많은 것을 배워간다.
실천학교는 매주 목요일에 1회 진행되었다. 교육이 없는 날에도 치료를 마치고 산추련 사무실에 들러 이러 저런 자료도 보고 이야기도 나누고 하니 서먹한 감도 없어지고 두려움도 사라지기 시작했다. 새로운 것을 알게되는 기쁨이 있는 반면 우리 지회 내가 소속해 있는 현장을 어떻게 개선해 갈 것인지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자본가에 맞서 싸우려면 배우지 아니하고는 승리할 수 없다. 실천학교를 마치면서 앞으로 더욱 많은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과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지금은 근골격계로 요양중이고 다시 복귀하면 현장에서 살맛 나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현장의 통제는 우리 스스로가 똘똘 뭉쳐 단결된 모습을 보여 줄 때만이 가능할 것이다.
6주 동안 열심히 강의주신 강사님들께 감사하며 늘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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