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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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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호]새내기 대의원 현장활동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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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지회 대의원 오현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들어 온 지가 11년이 지났다 그 동안 조합활동 이라고는 99년 빅딜반대 민영화 반대 투쟁 때 사수대 한번 했고 2002년 때 47파업을 하면서 단순 가담자로 파업에 참가하다 징계도 먹어봤다
그러나 대의원은 내 회사 생활의 계획에는 들어있지도 않았지만 막연하게 회사 생활 10년이면 한번 해봐도 되지 않겠나 싶었다 그냥 회사가 또 조합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가 궁금했고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결정을 하는데는 집 사람의 말 한 마디가 힘을 주었다 "대충 하려면 시작도 하지 마세요" 내 성격을 아니까 하는 말이었다 한번 해보자는 결심을 했다 그래서 나섰다 그리고…….
대의원을 시작하면서 세웠던 작은 계획이 하나 있었다.앞선 대의원들과는 조금 다르게 조합원들에게 접근해 보자는 거였다.선거가 있던 날 조합원들에게 100%의 지지를 부탁했다.
208명의 조합원에 대의원은 달랑 나 혼자 였기에 힘을 실어 달라는 의미에서 조금은 무모하기도 한 부탁을 했지만 90%이상의 지지율로 당선은 되었다,하지만 막상 대의원이란 이름표를 달고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를 몰랐다, 아무런 경험이 없는
초선 대의원 이었으니까. 업무 인수인계를 받고도 접근 방법을 몰랐다. 선배 대의원들게 자문도 구해보고 상집 간부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했었다 그런 결과물인지 서서히 인식의
변화가 오기 시작했고 예전에 생각하고 있었던 작은 계획들이 머리 속에서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그 계획이란 다른 것이 아니라 조합원 개개인 속으로 좀더 깊숙히 파고들어서 그들의 어려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같이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방법이다.
99년 빅딜 반대 민영화 반대투쟁을 거치고 두산이 입성하고 2002년 47일간의 장기투쟁에서 또 패배했다는 인식 속에서 조합원들의 패배 의식은 깊어져 만 갔고 그 속에서 높아져 가는 노동 강도에 부당노동행위에도 그저 침묵으로만 지내고 있는 선배들과 그들을 바라보며 같이 침묵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그래도 노동조합이 옆에 있다는 것을 생각케 하고 싶어서 그들의 말하지 못하는 고민들에 대해서 작은 대답이나마 답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다가가기로 했다.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그들에게 나이 어린 것을 무기 삼아 형님들게 어떤 생각과 불만들이 있는지 듣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는 한 사람 한 사람 찾아 다니며 회사에 대한 불만과 개인적인 생각들을 들으려 했지만 도대체가 반응들이 없었다.답답했다.
노동조합에 대한 무관심이 이정도로 깊을 줄은 정말 몰랐다. 완전 퇴계 이 황 선생님처럼 이래도 좋다 저래도 좋다 식이었다, 그리고 개인적인 손해들 마저도 그저 그런식으로 지나쳐 보내고 있는 실정이니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 예를 들자면 일을 하다가 부품 사이에 손가락이 끼어 뼈에 금이 간 일이 있었다 즉시 병원으로 후송해 손가락에 깁스는 하고 응급치료는 받은 것 같았다
그 후에는 개인이 퇴근 후에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혼자서 다니고 있었다 우연히 그 일을 알게 된 것은 그 사고가 있고 2주쯤 지나 후 였는데 그때 찾아가서 물어 보니 "일하다 그랬는데 쪽 팔리니까 아무에게 말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확인을 해 보니 담당 공장장까지 보고는 되어 있었다 그러나 사후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고 본인 또한 그런 일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서 주변 사람에 대한 서운함만 삭이고 있었다 최소한에 사고 보고서 조차도 꾸미지 않은 회사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그런 사실을 개인에게 손해가 올까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는 조합원들의 인식에도 문제는 많았다.
그래서 대의원 조회를 통해 회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회사가 다 책임을 질 일이지 개인적으로 책임을 지면서 손해를 볼 일이 아니다라고 일부러 꼬집어서 몇 번씩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혼자서는 너무 벅찼다 대의원 일이라는게 상근자처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도 해야 할 내 업무가 있었기에 같이 일하는 반 사람들에 원망을 많이 샀다 그러던 중에
두 살 어린 후배가 같이 하겠다고 보궐선거에 나와서 같이 하게 되었고 조금은 수월해 졌다 하지만 이 친구 또한 초선이라 나와는 별반 다를게 없었다 하지만 의지만큼은 누구보다 강한 친구여서 잘해 주고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둘이서 일을 찾아서 하기로 했고 사소한 문제 하나라도 알려고 이리저리 바쁘게 뛰어 다녔다.공장 개선을 위해 공장장들과 많은 협의를 했고 그래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는 조합 차원에서의 해결방법으로 추진해 나갔다 물량이 부담이 될 정도로 많이 있기 때문에 그것도 나에게는 무기가 되었다 하나 둘씩 현장개선이 되어가고 조합원들이 가진 불만들도 하나 둘씩 해결이 되어 가면서 생각들에 변화가 있는 조합원들이 나에게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모르고 있던 부분을 지적해 주기도 하고 자기가 가진 아이디어를 말하기도 했다 물론 전체적인 것은 아니고 한 두 사람의 변화 였지만 어쨌든 변화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또 재미도 있었다
지금은 공장의 소음 환기 개선TF팀에 참여하고 있다 선박용 엔진을 생산하는 회사이다 보니 시운전 할 때 소음이 100db가 넘는다 이런 공장에서 8시간 이상씩 근무를 하다 보니 소음성 난청 환자가 발생되는 빈도가 늘고있어 노사 협의회를 통해서 개선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공장 내 소음의 분포를 파악하기 위해 소음방지 전문 업체를 선정하고 전문가들과 함께 소음 측정을 하고 개선대책을 같이 찾아보고 있다 처음에는 답이 없을 것 같아 막막하기만 했었는데 체계적인 접근 방법을 배우고 나니 나름대로의 답안이 찾아지는 것 같은 기분을 가진다 현장 조합원과 많이 토론하고 같이 고민하며 개선방법을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다 구체적인 답은 용역을 통해서 나오겠지만 그 이전에 현장에서 직접 작업을 하시는 분들이 관심을 가져야 개선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조합원들의 의견을 많이 반영 하고자 하고 있다.
이런 내 행동들이 조합원들 눈에는 좋게 보여서 일까 많은 관심이 보여지고있고 지나갈 때 잡고 말을 걸어오는 사람이 점점 늘어간다 이렇게 한 두 사람이 대의원을 찾기 시작하고 그 사람들이 조합을 찾기 시작하면 활성화는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않을까 작은 욕심을 가져 보기도 한다 이제 대의원 활동기간 일년의 절반 정도를 지나고 있다.
여러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 하면서 나에게도 변화가 많다 좀 더 크게 생각 할 수 있게 되었고 긍정적으로 일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자세를 가지려고 노력한다
조합원 여러분! 우리 가능하면 많이 웃었으면 좋겠습니다 현실이 어렵고 힘들어도 동료들끼리 웃으며 서로를 배려하면 열린 마음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우 하하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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