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산추련 |
|
 |
|
[74호]“열사 앞에서 우리는 최선을 다했는가?” |
|
정경식열사 장례를 치르며
강웅표
23년 전 대우중공업(현 두산DST)노동조합에 민주집행부을 세워야 한다며 활동을 하다 행방불명이 되고 주검으로 나타난 정경식열사, 그 어머니는 아들의 유골을 들고 다니며 아들의 죽음에 대하여 살인자를 찾아달라며 노동자 대 투쟁때 거리로 나섰다.
경찰과 정부의 공안들은 그 유골을 강탈하려고 진동의 정경식열사 어머니가 계신 집을 호시탐탐 노린다. 어머니는 아들의 유골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경찰의 눈을 속이려고 창고에 숨기고 열쇠를 잠그고, 밤이면 안방으로 옮겨 놓으시며 눈물을 흘리셨다. 이것을 알고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유가협) 회원들이 정경식열사 유골을 서울에 있는 모란공원에 장례식도 없이 안치했다.
세월이 흘러 정경식열사 어머니는 70중반이 넘어 당신의 몸도 성치 않아 지팡이를 의존하고 아들의 장례식을 걱정하는 단계에 이른다.
어머니는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심의위원회에 민주화운동관련자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한다.
지난8월 20일 금속노조 열사 특위 1차 회의가 부산 부경울 열사회에서 열렸다. 이유는 정경식열사 장례식 건이다. 돌아오는 8월23일 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가 열리고 주 안건이 정경식열사 민주화운동인정건이다. 여기서 민주화운동이 인정되면 어머니는 금속노조에 아들의 장례식을 치러 달라는 것 이었다.
금속노조열사특위와 부경울열사회에 소속된 한진중공업열사회와, 경남지부 열사특위, 배달호열사회 담당자들은 만장일치로 치르기로 결정을 내렸다.
8월23일 민보상심의위원회에서는 정경식열사의문사에 대하여80%를 민주화운동관련자로 결정했다. 누가 죽였는지가 밝혀지지 않는 상태에서100%의 민주화운동관련자 인정은 불가능한 것 이었다.
어머니와 유가족협의회는 회의를 통해 장례식을 치르는 것으로 결정하고 금속노조에 추석 전에 치러달라는 것이다. 문제는 시간이 너무 촉박한 것이었다. 1차회의때 정한대로 우리는 9월8일 장례식을 거행하도록 하고 2차 금속노조 열사특위를 8월26일 13시에 서울 금속노조에서 개최했다. 장례식 기안을 이날 15시에 열릴 민주노총중집위에 올리기 위해서다.
10일밖에 남지 않는 열사 장례식 정말 '노동해방열사 정경식 동지 전국노동자장“으러 치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실무진들은 열심히 움직였다.
장례식절차는 진행되고 있는데 중요 결정을 해야 할 민주노총중앙과 금속노조 중앙에서의 처리는 늦어졌다.
그래도 열사가 회사에 다녔던 창원에서 두산DST앞에서 간단한 노제 보다는 부활도를 들고 만장 기를 들고 창원의 거리에서 열사를 보내주고자 했던 나의 희망이 과한 욕심인가? 열사가 보고 있는데 열사 앞에서 살아있는 사람들의 이름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래도 실무진들은 차근차근 하나씩 해나갔다. 함께 일하는 실무진들을 설득하고 무대며 만장과 부활 도를 만들었다. 장례식이 다가오기에 반드시 그들도 함께 할 것이라는 것을 믿고…….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은 "23년이나 지나서야 당신에게 허락된 묘비명이 고작 '관련자'라니요, '민주화운동 관련자' 아닙니다, 정경식 열사 당신은 민주화운동, 노동운동의 주인입니다, 앞서간 당신의 길, 산자들이 따르겠습니다"고 말했다.
김천욱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추도사를 통해 "23년의 세월이 지났건만 영면에 들지 못하고, 사랑하는 어머님과 동지들의 가슴 속에서 오열하며, 피맺힌 분노와 한을 품은 채 지내시던 정경식 열사여, 유난히 뜨거웠던 2010년 여름을 끝으로 떠나보내려 합니다"고 말했다.
이날 밤늦게 나는 솥발 산에서 정경식열사를 땅에 묻으며 “살아 있는 노동자이면서 실천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을 용서해 달라”고 가슴으로 울면서 이야기 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