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직강화팀 정경희 -
용이 두 마리여서 중요한 일이 있으면 늘 비가 온다더니 사업이 진행되는 내내 비가 왔다.
아프면 치료받고, 힘들면 쉬면서 일하고자 하는 노동자들의 요구는 2001년도부터 진행된 대우조선노조의 노동강도 저지투쟁 이후 목포, 충북지역, 춘천, 울산, 경기 등 전국적으로 꾸준히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경남지역의 경우, 작년 카스코 BA반의 자발적 노동강도 완화투쟁 이후 설문조사로 그치거나 검진을 통해 집단요양으로 끝나는 사업장 두세 곳을 제외하고는 전혀 준비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활동가들 사이에서도 근골격계 사업하면 회사 망한다는 농담 섞인 현실 타산적 이해가 팽배했다. 심지어 근골격계 사업을 하면 여태껏 잘 유지해 온 노사협조 분위기가 깨지기 때문에 안된다며, 대신 산재신청하면 대부분 회사에서 알아서 인정해 주고 있다고 말하는 노조활동가도 있었다.
그런데 쌍용자동차노조 창원지부에서 현장조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노동강도 강화저지 투쟁을 진행하고자 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이어 부산, 마·창 지역에서 뜻을 같이하는 활동가들이 노동강도 강화저지 실천단을 꾸리고, 사전 현장조사와 집행부, 대책위, 현장조합원에 대하여 교육을 진행하였다. 이 사업은 단순히 병든 몸을 치유하는 것 뿐만아니라 병든 현장을 노동자들이 치유해나가는 싸움이라고…….
분량이 길고 어렵다고 하면서도 교육과 설문조사에 현장조합원들은 매우 성실히 응해주었다. 자신의 작업자세를 평가하면서 쉽게 놓쳤던 유해인자에 대해 인지하기도 하고, 단면적인 사진으로는 알아보기 힘든 힘의 사용과 자세에 대해 정확히 전문가에게 가르켜 주면서 서로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과정이었다.
면접조사 과정에서는 사측에서 제기하는 효율의 계산 원리와 문제점, 혼류생산에 의한 노동강도 강화기전, job수의 변화 등 자기부서의 고질적 문제점과 개선점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을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고 직접 제기하거나 요구해 나가겠다는 현장노동자를 만나는 것은 그렇게 쉽지 않았다. 활동가들 또한 일정에 쫓기거나 현장대책위의 조직적인 활동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면서 지쳐갔다.
설문조사결과를 토대로 1, 2차 검진이 실시되고 23명의 노동자가 요양신청을 하는 날. 대부분의 쌍용자동차 창원공장 노동자들이 직업성 근골격계 질환에 걸릴 위험이 있음을 사회적으로 폭로하고, 즉각적인 집단적·개별적 작업환경에 대한 개선과 요양받을 권리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리던 날은 이번 집행부가 들어선 이래 조합원들이 가장 많이 모였다고 한다. 요양이 들어간 자리에 정규직 노동자 채용을 요구하였고, 다음 날부터 바로 20% 물량 감축투쟁에 돌입했다. “진작 이렇게 일했으면 좋았을 걸. 이래하면 그야말로 일할만 하겠심더.”
현장 조합원들은 차분한 분위기에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던 사측은 집단요양투쟁에 돌입하자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물량 감축투쟁 이틀째, 사측에서는 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