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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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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호]주야교대근무, 심야노동 힘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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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는 교대 근무를 포함한 야간 근무가 만연해 있다. 사업주들은 자신들의 이윤을 위해서 노동자의 건강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교대 근무를 고집하고 있다.
교대 근무는 인체의 고유한 주기 리듬을 파괴하기 때문에 노동자에게 위장 장해, 수면 장해, 뇌심혈관계 질환 위험, 암 발병 위험과 사회생활의 단절 등으로 인한 정신적인 문제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한다.
산추련 회원 중 교대근무를 하고 있는 회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심야노동의 문제점과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마련하였다. 모임이 있었던 10월 28일 주간근무조여야 참여도 가능하기에 모임참석자 선정과 연락부터 만만치 않은 과정이었다. 교대근무에 시달리는 회원들을 위해 준비한 따뜻한 추어탕 한 그릇씩 나누어먹고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 올빼미로 살다. 夜 夜 夜....
- 입사한지는 14년 정도 되는데 처음 입사할 초기에는 단축형 2교대를 하다가 물량이 늘어서 3교대로 갔다가 물량이 없어서 다시 단축형 2교대로 시행 중입니다. 주야 단축 2교대의 경우 주간 작업자는 아침 8시 출근해서 저녁 7시에 퇴근하고 야간 작업자는 저녁 7시 출근해서 새벽 4시에 퇴근합니다. 새벽 4시부터 아침 8시까지 4시간 정도 공백이 있는데 이런 경우를 단축형 2교대라고 표현합니다.
- 저희 사업장은 주야 2교대 한지 10년 정도 되고, 물량이 많아서 주야간 12시간 맞교대에 거의 토요일 일요일까지도 교대근무를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현재 저희 사업장의 경우 두 가지 형태의 근무형태가 있습니다. 정상근무를 한지는 7년 정도이고, 사측은 향후 주야 맞교대 형태에서 주간 2교대로 전환하려고 시도하고 있는데 지금 당장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그렇게 진행될 가능성이 큽니다.
- 저희 사업장은 주야 맞교대 형식인데, 주간 작업자는 아침 8시부터 저녁 7시30까지이고 야간 작업자는 저녁 7시30분부터 새벽 6시30분까지입니다. 과거에는 야간 근무시간이 아침 8시까지였는데 올 해 들어 새벽 6시30분까지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작업이 많을 때는 아침 8시까지 연장해서 하기도 합니다.
# 적응! 과연 가능한 걸까?
혹자들은 야간작업을 오래하면 몸에 적응이 되는데 무엇이 문제냐고들 이야기한다. 올빼미 처럼 살아가는 일 정말 적응이 되면 문제가 없는 걸까? 당신들이 심야노동을 알아?!
- 적응 된다 안 된다는 표현보다는 몸이 그냥 따라가는 것 같아요. 쉽게 말하면 지난주에 야간 근무하고 이번 주 들어서면 수요일까지는 아무 생각이 없어요. 수요일 지나 목요일부터는 몸이 주간 근무에 적응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2일 정도 환경에 적응 될 만하면 다시 야간 근무에 들어갑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갑니다.
- 저는 18년 교대 근무했는데, 보통 이야기 하는 것이 아직까지 적응이 안 된다는 것이 대부분이고, 경우에 따라서 야간이 체질에 맞다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야간에서 주간으로 넘어올 때 잠을 못자는 분이 많아요.
월요일은 거의 날밤을 새는 정도이고 화요일에는 피곤하니 초저녁에 좀 잤다가 저녁에 일어나서 멍한 듯 하고, 수요일 목요일 지나서 조금 적응된다 싶으면 다시 야간으로 넘어가고 그러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야간이 힘들지요. 새벽 3시 정도 되면 그 때부터 졸음이 막 오거든요. 새벽 4시 정도 되면 8시간 기본 근무 끝나고 잔업을 하게 됩니다. 새벽 6시까지 하기 때문에 2시간 정도는 힘이 많이 들지요.
- 주간에서 야간으로 넘어가면 수요일까지는 몸이 주간에서 야간으로 적응하는 과정에 있는 것 같아요. 야간 작업 해야 하는데 밤에 잠이 오고... 목요일 정도 되면 몸이 야간에 적응하는 것 같이 아침에 잠이 오고 그렇게 하다 월요일 주간에 복귀하게 되면 수요일까지는 집에 가도 잠이 또 잘 안 오고 회사에서 잠이 오듯이, 오랜 기간 주야간 교대 근무를 했다 해서 빨리 적응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길게 했든 짧게 했든 몸의 적응에는 변화가 없다고 봅니다.
# 삶의 질, 멀고도 먼 이야기
인간의 신체뿐만 아니라 사회적 삶의 대부분이 낮과 밤 하루를 주기로 하기 때문에 그 주기를 거스르는 교대근무는 노동자들의 건강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교대 근무는 단순히 건강상의 장애만을 야기하지 않는다. 우리 노동자들의 일상을 파괴한다.
즉, 설령 교대근무가 수면과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해 낼 수 있다고 하더라도 교대근무는 여전히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에 장애가 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 교대근무로 인한 사회생활의 파괴가 수면 장애보다 더 흔한 불만사항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잠이 모자라...
교대근무로 인한 수면장애는 생물학적 수면 리듬의 교란과 소음 등 주변 환경 요인 등에 의하여 발생한다. 교대근무 그 자체로 인하여 수면 주기가 생활 주기와 일치하지 않는데다가, 환경 조건이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잠을 자야할 때 제대로 못자고, 그로 인해 만성적으로 수면이 부족하며, 또한 깨어있어야만 할 때 제대로 깨어있기 어려운(주간졸림) 것이 교대근무로 인한 수면장애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 저는 14년 정도 교대 근무를 했는데 야간 근무 때는 월요일 낮에는 잠이 오지 않는데 억지로 자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화요일 수요일까지는 낮에 3시간에서 4시간 정도 잠을 자게 되고, 목, 금, 토요일 정도 되면 피곤하니 5~6시간 정도 잠을 자게 됩니다.
- 낮에 일하고 밤에 잠을 자는 것과 밤에 일하고 낮에 자는 것이 몸에서 느껴지는 피로에 차이가 많이 납니다. 일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피로도 낮에 일하는 것과 밤에 일하는 것에 차이가 납니다.
- 12시간 2교대로 10년 정도 했는데 지금 말씀하시는 것이 다 비슷합니다. 야간에 숙면을 취하는 것과 주간에 숙면을 취하는 것이 그 질이 달라요. 일요일에도 출근을 하니 일주일 풀로 일을 하는 것인데 저 같은 경우는 운동으로 몸을 피곤하게 만들어서 잠을 잘 자는 편이긴 하지만 몸의 피로를 생각할 때 야간에 적응한다는 것은 힘든 것 같습니다. 야간이 2주가 되든 3주가 되든 피로가 계속 누적되는 것 같아요. 야간 일주일로 쌓인 피로를 주간 동안 풀어주는 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 자정을 넘어서서 새벽 3시까지가 상당히 힘이 들어요. 새벽 3시부터 새벽 6시까지는 좀 버틸 수 있고 그렇게 해서 집으로 귀가해서 잠을 자면 마치 온몸을 두들겨 맞는 것처럼 피로가 배로 느껴집니다.
- 아까 체질에 맞다 안 맞다 하는 얘기가 있었는데, 피로가 축적된다는 말에 동의를 하는 게 20대 때는 주야간 하면 야간일 경우 불면증이 있어서 잠을 3시간 이상 못 잤어요. 주간 들어오면 보통 밤 12시나 새벽 1시 되어야 잠을 자는데 숙면을 크게 못 취하는 것 같아요.
몇 년 전부터는 아 이건 아니다, 힘들다, 피로가 축적된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습니다. 2교대나 3교대나 할 것 없이 예전에는 피곤하다 힘들다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 월요일이 잠이 많이 오죠. 토요일까지 근무하고 일요일 아침에 퇴근해서 너무 많이 자면 밤에 잠이 오지 않으니 피곤하더라도 2시간 정도만 자고 밖에 나가서 활동하려 합니다. 그래야 일요일 밤에 잠이 오고 다음 날 다시 주간 근무에 적응해야 하니까요.
- 야간을 하게 되면 새벽 4시에 집에 오는데, 그러면 낮에 아무리 길게 자도 4시간 이상 잔다는 것이 상당히 힘들거든요. 밤 같은 경우 보통 6시간 정도는 잠이 들잖아요. 그런데 낮에 아무리 피곤해도 잠을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거의 없네요. 그렇게 4시간을 잤다가 밥을 먹으면 그 후는 잠이 안와요. 그게 위장에는 안 좋아요. 주야 맞교대하는 사람들은 위장이 상당히 안 좋아요.
- 저희는 쉬는 시간이 없어요. 밥 먹는 시간 빼고 무조건 라인을 봐야 하죠. 쇳물을 녹이고 조형기에 붓고 계속 흐름을 유지하고... 야간에는 조금 떨어지기도 해요. 실수하는 경우 라인을 멈출 때도 있고요. 하지만 그런 경우 빼고는 똑같아요.
우리 같은 경우 쉬는 시간을 안주는 이유가 쉬면 그 시간 동안 다시 쇳물이 식거나 하는 복잡한 상황이 생기니 계속 움직이게 되는 상황이죠. 그나마 쇠를 넣었을 때 잠깐 쉬는데 그래도 그 곳을 계속 지켜야 합니다.
남남이 되어버린 가족
- 야간을 하게 되면 일주일 내내 거의 가족을 못 봐요. 저희 같은 경우 새벽 4시에 오잖아요. 자다보면 아이들은 학교 가고 없어요. 올 때 되면 다시 출근을 해야 되니까 일주일 동안 애들을 거의 못 봐요.
- 애들이 어릴 때는 특히 가족이 피곤해져요. 아빠 자는데 조용히 해라, 온 가족이 조용해지는 거예요. 집사람이 애들이 어릴 때는 밖으로 나갔어요. 나가서 한두 시간 잠 좀 잘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 준다고 애들과 밖에서 놀다가 잠 좀 잤겠다 싶으면 그 때 집으로 다시 들어오고, 또 잔다 싶으면 나가고, 그러니 야간 때는 온 가족이 피곤하죠.
- 야간에는 집에서 잠자는 것이 곤욕이에요. 생활소음이 참 심해요. 낮에는 밖이 시끄럽거든요. 그래서 야간 때는 귀마개를 하고 자요. 식구들이 서로서로가 눈치를 보고 조심을 하게 되요. 사회생활을 하는 것이나 사회적 관계는 주간에 맞추어서 일정을 정하면 되는데 가장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가족관계에서는 서로 조심해야 하는 긴장감을 갖게 되는 거네요. 야간 때는 가족이 거의 남남입니다.
관계맺기의 어려움
- 보통 사회활동으로 동호회나 클럽, 취미생활을 하거나 하면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되잖아요. 야간 때는 못 만나구요. 약속을 잡을 때 주간일 때를 맞추어 잡습니다.
모임을 정할 때 무슨 조냐, 주간이냐 야간이냐를 먼저 물어봐요. 내가 주간일 때 다른 친구들이 시간을 맞추어요. 얼굴 한번 보려고요. 내가 야간일 때는 못 보니까요. 그런 상황이지요.
- 2교대를 하면 주간에 늦게 마치기 때문에 뭘 할 여유가 없어요. 야간일 때는 아침에 퇴근해서 개인 취미생활도 조금 하고 은행 볼 일도 보고 하지요. 그러다 보니 모임에 참석하는 것은 대부분 주간일 때로 맞춰서 하고 야간일 때는 은행이나 다른 볼일을 보죠.
-저는 사람들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데 주간 사람하고도 시간이 안 맞고 야간 때도 시간이 안 맞고 그래서 3교대를 하는 사람들하고만 활동을 하고 사회생활을 하고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하루 8시간 일하고 16시간이 남는 시간인데 잠자는 시간 빼더라도 시간은 상당히 많은데 그냥 혼자 지내야 하는 시간입니다.
- 주야간 하면서 반대 편 조 사람들은 서로 잘 몰라요. 같은 라인에서 일하지만 서로 볼 일이 없기 때문에요.
# 임금과 건강사이
기본금은 적고 각종수당으로 부족분을 채우고 있는 기형적인 임금구조가 만연해 있는 현실, 노동자들은 연장근로와 야간근로로 생활을 이어가게 된다. 심야노동이 얼마나 치명적인 문제를 불러올 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말이다.
- 맞교대를 10년 하다가 단축 근무를 하니 굉장히 편해요. 저희 회사는 가공부서만 주야간 근무를 하거든요. 나머지 조립이나 사무직은 주간근무를 하는데 조립에 있는 친구들이 한 번씩 가공공장에 와요. 오는 이유가 야간을 하면 주간에 조금 자유롭지 않느냐, 그리고 주야간 하면 임금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고...그런데 생각보다 큰 차이는 안 나는데 사람들이 야간 근무가 임금을 아주 많이 받는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오긴 하는데 보통 보면 한 2~3년 하다가 기회 되면 다시 가고 합니다.
- 조립에서 일하는 사람 중에 가공이 돈을 잘 번다고 생각하고 주야간 하고 싶다고 하는 분은 가끔 있어요. 가공에도 조립 쪽의 몇 분이 와서 일하고 있는데 절대 오지 말라 합니다. 돈이 문제가 아니고...
- 사원을 뽑을 때 주간만 할 것인지 주야 근무를 할 것인지 물어보지는 않았던 거 같아요. 그냥 어느 부서로 배정을 받는데 그 곳이 주야 하는 곳이면 주야 하고 주간만 하는 곳이면 주간 근무 하는 것 같아요. 꼭 돈 때문은 아닌 것 같아요. 일단 할 수 있는 일이 이 일이니까...
- 야간할 건지 주간할 건지 물어서 나는 주간 하겠다 할 수 있으면 그럴 수 있지만...마찬가지인거예요. 우리 같은 경우에는 회사가 무얼 노리느냐 하면 젊은이들에게 당신이 조합을 탈퇴하면 일거리 더 많은 야간 조에 넣어 주겠다, 이렇게 유혹을 해요. 그러면 가요. 돈이 우선인 친구들이 있고, 돈이 주간일 경우와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요. 야간을 들어가면 한 달 잔업 특근 안 해도 될 정도로 임금의 차이가 커요. 그렇기 때문에 야간 할 수 있고, 야간 하러 갈게요, 그렇게 간단 말이죠. 몸이 좀 안 좋고 야간이 안 좋다는 걸 아는 사람들은 안가죠.
- 잔업이야 야간에 하든 주간에 하든 잔업수당이 붙는데, 우리 사업장의 경우 야간을 하면 7.5시간을 달아줘요. 원래 4시간을 달아주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7.5시간을 달아줘요. 그러니까 야간 하려는 사람들은 그걸 알아요. 일거리가 많을 때는 철야를 들어가요. 한 번에 몇 십 만원 받으니까 막 하려고 덤벼든단 말이에요. 그런데 그런 거 없이 그냥 임금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고 그러면 굳이 야간 안하려고 할 거예요. 그런데 주야 맞교대에서 주간 연속 2교대로 바뀌는 것은 주간할거냐 야간할거냐 하는 문제와 좀 차이가 난다는 거지요. 맞교대에서 주간 연속 2교대로 가면 야간에 조금 겹치는 부분이 있기는 한데 몸이 조금 더 편해 질 거냐 돈을 선택할 거냐 이런 문제를 노동자들에게 묻는다고 그러면 임금 보전이 된다고 그러면 당연히 주간 연속 2교대로 간다고 그러겠지만, 안된다고 그러면...
- 어떤 사업장의 경우, 일요일에 심야노동을 하면 3.5배입니다. 한 시간 일하면 몇 만원씩 돈이 생겨요. 여러 조건을 붙여가지고 유리하게 만들었거든요. 안전상의 조치를 취해야 할 유해부서에 그걸 요구하지 않고 그냥 유해 수당을 선택한 것처럼 심야노동에 대한 수당을 선택한 거예요.
- 그렇지요. 얘기를 좀 바꾸면, 그동안 만들어 놓았던 야간의 혜택들이 그냥 사라져 버려요. 맞잖아요. 없는 비정규직들은 그냥 아무 상관이 없는데, 조합에서 혜택을 만들어 놨는데, 공휴일 출근해서 야간하면 3.5배 4배 받고 이랬는데 이것이 제도변경이고 하는 것도 없이 모두 사라지게 되는 거잖아요. 그런 게 없어져버리는 거잖아요. 그런 것에 대한 불만이 기본적으로 있는 거지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그냥 임금보전,, 임금보전 하지만 본인들이 만들어놓은 혜택이 사라지는 거예요.
- 이게 굉장히 복잡한 문제예요. 돈의 문제도 있지만, 직업을 선택할 때 자기 기술의 문제도 있는 거예요. 또 우리 사회에서 주야 맞교대를 요구하는 분야가 있어요. 거기에 취업할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복합적인 문제가 사실상 있는 것이고, 이미 들어간 상태에서는 노동조합이 주는 혜택이 너무 강한 것이 사실 야간노동을 없앨 수 없는 하나의 조건이 될 수도 있는 거구요. 이렇게 다양하다는 거죠.
- 20살 때 주야 맞교대를 1년 정도 했습니다. 젊었을 때부터 쭉 해 왔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그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별로 없는 거지요. 힘은 드는데도 크게 문제의식은 없고, 그렇다고 이게 위험하다는 것을 누구에게 들은 적도 없고, 그냥 막연하게 알고 있는 그런 정도의 수준입니다. 30대 40대 되면서 결국 벗어나지 못하는 문제가 돈 문제이고 부양가족 문제도 있는 것이고요. 이런 이유로 사실상 맞교대 근무를 거부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주야 맞교대 근무를 재생산하는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 그건 진짜 맞는 거 같아요. 지금은 일주일만 야간을 해도 속이 많이 아픈데, 20대 때는 그런 게 없었어요. 야간을 들어가도 그게 아주 자연스러웠지요. 나이가 든 동료들은 알아요. 야간 들어가려는 동료들은 총각이거나 갓 결혼한 경우, 아니면 자녀가 2-3명 막 자라고 있어서 지금 벌어야 하는 때다 하는 경우, 그런 경우는 야간을 막 하려고 하는데 자녀도 어느 정도 성장한 나이든 동료들은 야간 안하려고 하거든요.
- 아무리 20년 동안 같은 일을 해 왔다 하더라도요. 진짜 안하고 싶지만 지금 당장 끊지 못하는 이유는 가정이 있고, 당장 내가 버는 정도에 씀씀이가 맞춰져 있기 때문에 갑자기 줄일 수 없어서 마지못해 하고 있는 것이고... 야간 들어가는 것이 힘들지만 한 달에 한 번 쯤은...그래 이 정도는 괜찮아 하는 수준으로 말입니다.
# 주간연속 2교대 시행 후 달라진 것들
우리지역 금속사업장중 현재 주간연속 2교대를 시행하고 있는 사업장은 한국 GM이 유일하다. 주간연속 2교대 시행 후 어떠한 것들이 달라졌는지 이야기를 듣고 참석자들이 궁금한 이야기를 질문도 하면서 간담회를 이어갔다.
- 현대 자동차에서 먼저 주간 연속 2교대 시행합의가 있었고 그 때 당시 집행부에서 주간 연속 2교대를 추진을 했죠. 그렇게 합의가 되고 조합원들도 분위기를 탄 상황이라 주간 연속 2교대에 대한 갈망이 컸죠. 그러다 2주 동안 시범실시를 하니 조합원의 반응이 뜨거웠고 반드시 해결하려는 상황에서 임단협에서 합의가 됐어요. 시범실시를 하니 마음을 정하지 못하던 사람들도 임금보전만 된다면 한번 해보자 했지요.
작업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40분까지, 오후 3시40분 시작해서 잔업이 없으면 밤 12시20분, 잔업하면 새벽 1시50분에 마치게 됩니다.
- 주간 연속 2교대로 곧 바뀌어야 할 실정인데,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수용할까? 어차피 주간 연속 2교대로 바뀌면 임금보전 부분이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크다고 생각하거든요. 지엠은 주간 연속 2교대로 바뀌면서 임금차이가 많이 나나요?
- 주간 연속 2교대를 하면서 최대한 임금 보전 쪽에 초점을 맞추어 하기로 했고 80~90%까지는... 그 때는 일이 조금 많았거든요. 잔업도 있고 특근도 있고. 그 기준으로 해서 맞추어져 있어서...
- 피곤함이 덜하던가요? 단독 작업자의 경우 작업자 본인이 빨리 작업하고 빨리 끝내면 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잖아요. 그런데 라인 작업 같은 경우 라인 속도에 작업자가 맞추어야 하는 경우가 있는 거죠.
- 사람들이 보통 새벽 3시나 4시 정도 되면 많이 피곤함을 느끼고 했는데 지금은 야간 작업 하는 것에 대해 힘들거나 하는 걸 좀 덜 느끼죠. 지금은 1시간20분 잔업을 해도 피곤한 걸 덜 느껴요. 일단 주간에는 잔업은 못하는 거지요. 8시간 하고 바로 맞교대니까요. 야간의 경우는 잔업을 하는데 잔업을 하는 경우도 새벽 1시50분이면 끝이 나고 피곤함이 덜하죠. 첫 월급은 제 기억으론 조금 덜 나온 거 같아요. 그래도 주간 연속 2교대를 선호하죠. 아무래도 일을 해도 그 전처럼 피곤에 찌들고 그렇게 일을 하지는 않으니까요.
주간 연속 2교대에 대해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가 아닌 중소사업장, 비노조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겪게 될 어려움까지 고민하면서 노동계가 대응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곱씹어봐야 하는 것이었다.
-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에서 교대 근무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예요. 과연 기업들이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끌고 갈 수 있느냐... 우리만 협의 잘 하고 협상 잘 본다고 되는 일은 아닌 거 같아요. 조합이 있으니 알아서 해주겠지 하는 생각이 대부분이지만 그 외 사람들의 경우는 어떻게 가지고 갈 것인지도 생각해야 할 거 같아요.
# 너무도 평범한 바람들
간담회가 2시간을 훌쩍 넘기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만약에 내가 지금 주야 맞교대를 하거나 심야노동을 하고 있는데 주간 노동자가 된다면 무얼 하고 싶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간담회를 마무리하기로 하였다.
- 방금 얘기한 주간 노동이라는 것은 정시 근무를 말하는 건가요?
- 주간 근무만 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하하하.
너무도 평범한 일상이 누구에게는 생각조차 해보지 못한 일이었다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 뒤 이어지는 소망은 너무도 평범한 것들이었다.
- 주간만 하면 수영을 배우러 한 번 가 볼 텐데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주야를 하면 시간이 바뀌니까 고정된 시간에 운동을 못하니까요. 그렇게 생각을 한 적은 있죠.
- 주말에는 쉬어야죠. 평일에 오후 5시에 마치면 6시에 학원가서 밤 8시까지 공부하고...
- 주간 근무한다면 술 마실 때 주간에만 몰아서 마시지 않겠죠. 운동도 좋아해서 뛰기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수영도 하고 그러는데요, 운동도 그렇지만, 주간할 때는 몰아서 술을 마시니까 계속 술에 절어 있는데, 주간만 한다면 몰아서 마시지 않고 좀 틈틈이 마시는...또 저는 학점은행제로 공부를 하고 있는데, 3학년까지 하다가 쉬고 있어요. 몇 년간 못하고 있는데 주간만 해서 일찍 마친다면 학교를 다니거나 배움의 기회를 더 갖고 싶어요.
- 저 같은 경우도 친구를 만나도 주간 때만 약속을 해서 만나고 모임에 잘 못나가기도 하는데 분산해서 잘 나가고, 또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는데 제 시간에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본방사수. 하하하.
- 야간 수업이 있는 학교에 다니기도 하긴 하지만 어쨌든 야간 활동이고 길어지면 심야 활동이 되는 거지요. 아까 들은 아침 7시 출근 오후 3시 30분 퇴근. 너무 매력적인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8시간 노동. 너무 많은 거 같습니다. 생계에, 돈벌이에 이만큼의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싫습니다.
- 지금까지 저는 회사 일이 바빠서 회사 밖에 몰랐는데, 시간이 주어진다고 그러면 이제는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을 좀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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