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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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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호]산재은폐, 이득은 누가보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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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재 은폐의 심각성.
지난 7월 29일 오후 청주에서 한 명의 노동자가 지게차에 치였다. 동료들은 119구급대에 신고를 했지만 구급대는 도착하지 않았다. 다친 노동자는 고통 속에서 방치되었다. 그리고 119 구급대가 아닌 일반차로 후송되었고 그 뒤 회사 지정병원에서 도착했다. 가까운 종합병원보다 먼 거리의 지정병원으로 간 것이다. 해당 회사 지정병원은 노동자의 상태를 확인하고는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판단하고 다시 종합병원으로 후송했다. 그리고 노동자는 사망했다.
사망 사고가 발생한지 한참이 지나서야 이 사건이 방송을 통해서 사회적으로 알려졌다. 만약 언론을 통해 알려지지 않았더라면 이 노동자의 죽음의 진실은 묻힐 뻔하였다. 즉, 언론을 통해 확인된 사실은 119구급대는 회사 정문까지 왔지만 회사가 신고 취소를 하는 바람에 되돌아갔다는 것이다. 만약 그때 회사가 119구급대를 돌려보내지 않았더라면 그 노동자는 살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회사는 왜 119 구급대를 돌려보냈을까? 그들의 가장 큰 목적은 산재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회사 내에서 처리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특히 이번 지게차 사건처럼 어떤 회사들은 지정병원을 이용해서 산재 은폐를 자행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해 제 2롯데월드 건설현장에서는 작업 중이던 노동자가 쓰러져 있었을 때 119구급대를 바로 부르지 않고 지정병원 구급차를 먼저 불렀다. 그 노동자 역시 사망하였다. 회사 지정병원의 경우 회사와 병원간의 결탁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이들의 결탁으로 인해 산재를 당한 노동자의 치료 보다는 회사의 이해관계가 중요하게 되어버린다. 실제로 울산의 어떤 회사와 그 지정병원의 유착관계를 살펴보면 노동자가 다치면 회사 지정병원에서는 ‘현장에서 다쳤다’고 진료 기록을 하지 않고 ‘집에서 다쳤거나 개인적으로 다쳤다는 것’으로 기록해 놓는다. 결국 산업재해가 아닌 개인재해로 둔갑시켜 버리는 것이다.
이처럼 회사에서 노동자가 다치는 산업재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신고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의 2004년 퇴원 환자 조사 자료를 보면, 전체 손상으로 인해 입원한 환자의 약 13.4%(104,561건)가 직업손상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었으나, 이 환자들 중 산재보험이 아닌 건강보험 혹은 일부 자동차보험으로 처리된 경우가 약 39.3%로 나타났다(산업안전공단 2008).
또한 2013년 부산, 울산, 경남지역 5,2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최근 3년 동안 산업재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 5,224명 중 3,263명으로 62.5% 정도 이었으나 산재신청을 해야 할 대상 중 실제로 산재 처리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12.9%에 불과 하였다.
2. 감독기관의 산재 은폐 감독에 관하여.
2013년 상반기 국회를 통해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의 경우 2013년 1월부터 6월까지 산재 은폐를 확인한 것은 3건에 불과하였다. 3건도 사업장 감독 등으로 확인된 곳이 아니라 산재은폐 신고 2건, 자진 신고 1건으로 결국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이 산재 은폐를 적발하기 위한 제대로 된 노력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업장 감독을 나가도 이를 적발하지 못하고 있으니 사업주는 아무 거리낌 없이 산재 은폐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금속노조 경남지부에서 산재 은폐 실태를 조사한 결과 같은 기간 2013년 1월부터 6월까지 총 76개 사업장에 업무상 사고 95건 중 산재 처리는 36건에 불과하였고, 공상 처리가 59건이었다.
같은 기간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3건, 금속 노조 경남지부 59건. 과연 이러한 비교가 무엇을 보여주는가? 결국 고용노동부에 조금만 노력을 하면 확인할 수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하지 않은 것은 암묵적으로 사업주의 산재 은폐를 인정하고 있다고 볼 수 밖에 없으며. 이는 대부부의 지역에서도 동일한 결과일 것으로 보여진다.
3. 사업주들에게 산재 은폐가 이익인 이유
지게차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사업주들이 노동자의 목숨보다는 산재 은폐에 혈안이 되는 이유는 바로 산재은폐를 통해 사업주는 다양한 이익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산업안전보건법과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업무 담당 근로감독관 집무규정을 보더라도 산업재해 은폐가 많은 사업장은 고용노동부의 각종 지도 감독대상에서 빠져 버려서 사실상 사업장의 안전보건문제를 제대로 지도 감독할 수 없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정부업체 포상 시 산재 은폐 사업장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으다 왜냐하면 산재다발 사업장은 포상 제한이 되기 때문이다.
사업장 지도감독 대상에서도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산재 다발 사업장을 우선적으로 감독 대상을 정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업장에 중대 재해가 발생하여 안전진단에서 제외될 수 있는데 이 역시 산재 발생률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또한 산재다발 사업장 공표에서도 빠질 수도 있다.
4.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자들이 산재를 당하면 바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최소한 사고성 재해에 대해서는 해당 환자가 병원에 내원하면 의사가 회사에서 다쳤는지 아니면 개인적으로 다쳤는지를 확인하는 코드를 부여해서 의사가 바로 산재코드나 국민건강보험코드로 그 자리에서 입력하도록 하게 하면 된다.
[ 이는 사고성 재해에 관한 것으로 직업병 역시 비슷한 구조로 가져 가면 될 것임. 직업병의 경우 세부 논의가 필요함. 따라서 여기에서는 직업병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음.]
교통사고 환자가 병원에 들어오면 바로 교통사고 보험으로 처리하는 것처럼 현장에서 다친 노동자가 병원에 오면 노동자가 산재로 할 것인지 건강보험으로 할 것인가에 대해서 선택하지 않고 바로 시스템에 의해 산재보험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노동자가 사업주의 눈치를 보고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일도 줄어들 것이고, 이주노동자의 경우 언어 장벽으로 인해 산재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도 줄어 들 것이다. 이는 기존 건강보험 청구 시스템에 단순한 코드 하나만 더 부여하도록 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지정병원의 문제에서 보듯이 회사와 병원의 결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사(또는 병원)가 해당 사업주와 짜고 부당한 방법으로 코드를 입력한 것이 발각되었을 때는 의사(또는 병원)에 대해서는 면허정지(영업정지) 또는 총 매출액의 20%이상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엄격한 처벌을 하도록 하고 또한 재해 노동자 또는 제 3자가 이러한 사실을 알았을 때 건강보험공단에 신고 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또한 산재 은폐 사업장에 대해서는 가중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기존의 산재다발 사업장의 경우 처벌을 하되 산재 은폐 사업장의 경우 다발사업장보다 더 엄격하게 처벌을 해야 한다. 또한 산재 은폐 건이 발생했을 때 단순히 산재 은폐만 처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산재 은폐의 원인이 된 사고사실을 조사하여 산업안전법 위반 행위가 드러나면 가중해서 처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산재 은폐가 사업주에게 불이익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 시키는 것 그것을 통해 노동자는 제대로 치료 받을 권리를 확보하고 동종 또는 유사 재해에 대해 재발 방지를 통해 또 다른 노동자의 건강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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