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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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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호]고교현장실습생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해야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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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현장 실습생 제도 속에 쓰러져간 아이들..
마창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
2014년 2월 10일 울산 지역에 폭설이 한참 내리던 밤 10시 경 고교 현장 실습생 김모군이 지붕에 깔려 사망을 하였다. 고등학교 졸업을 불과 몇 일을 앞둔19세의 나이로 말이다. 이 젊은 아이의 죽음 뒷 편에는 우리 나라의 잘못된 고교 현장 실습제도와 사업주의 탐욕 그리고 아이들을 방치한 학교와 정부가 있었다. 즉, 폭설이 내리는 위험한 상황에서 야간노동을 시켰고, 재해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업 중지 후 대피시키기는 커녕 작업을 강행 하여 지붕 붕괴 사고로 사망한 것이다. 또한 사망 당일 작업을 지시하고 관리한 곳은 원청 회사 관리자들로 드러났다. 그런데 원청회사는 김군이 사망하자 이 회사 정문에 걸려 있던 자신들의 간판을 쥐도새도 모르게
떼내고 자신들은 이번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
빈소를 지키던 김군 친구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현장 실습 과정에서 1일 8시간 초과 노동이 상시적으로 이루어졌지만 이에 대한 문제제기는 없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현장실습과정에서 욕설과 폭행, 구타를 당해도 학교측은 그런 사실조차 인지하고 있지 못하며 고등학교 3년 동안 배운 전공과 무관한 현장실습이 대부분이었으나 이 역시 별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한다. 모든 학생들이 가장 기본적인 안전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임에도 학교는 이런 사실에 대해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은 비단 울산뿐만이 아닐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현장 실습생으로 일하는 대부분의 고교생들이 노동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2013년 2월 정진후 의원실에서 현장실습생 1,08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 한 결과 하루 8시간 이상 현장실습을 실시한 학생들은 55.2%에 달했으며, 휴일에 현장실습을 한 학생들은 53.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정이다보니 2011년 기아 자동차에서는 연장노동과 주야맞교대로 인해 뇌출혈로 현장실습생 김모군이 쓰러졌으며, 2012년에는 홍모군이 울산 신항 사고로 차가운 바닷속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또한 2014년 1월 20일 CJ 제일제당 충북 진천 공장에서 회사 내 구타로 인해 기숙사에서 투신 자살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처럼 고교 현장 실습생들의 각종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고교 현장 실습은 다양한 현장경험을 쌓고 이후 노동자로서 갖추어야 할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노동기본권에 대한 권리를 익히고 소양을 쌓아가기 위한 정규 교육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 실습생에 대해서는 일반 노동자와는 달리 야간 노동과 연장 근로 금지 등 법률로써 엄격하게 제한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와는 달리 현실은 현장 실습생이란 이름으로 젊은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유린하고 있으며 이를 감시 감독해야 할 학교와 정부 당국은 사실상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이러한 틈속에서 교육 대상인 고교생은 무한 착취 대상으로 전락되어 버리고 사업주들에게는 저임금으로 부려 먹을 수 있는 기회로 주어지고, 학교는 취업률을 학교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현실은 이미 현장 실습생 제도가 교육 과정의 일환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으며 이 제도는 이제 그 누구도 관리하고 감독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부 어른들의 탐욕 때문에 죄 없는 아이들을 희생시킬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제도는 폐지되어야 마땅하다.
지붕 붕괴로 인해 사망한 김모군에 대해서 울산 시민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고 한다. 아직은 보호받아야 할 어린 나이에 배움의 과정은 없어지고 오로지 자본의 탐욕의 대상으로 전락해 버린 소중한 이 어린 아이의 죽음에 대해서 어른으로서 지켜주지 못했다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컸을 것이다. 개학이 시작되었고 얼마 뒤면 또 다시 고교 3학년들은 현장 실습이라는 이름 아래 회사에 들어간다. 이 아이들을 누가 지켜 줄 것인가? 당장 이 제도를 폐지하기 어렵다면 최소한 이들의 노동기본권을 지켜줘야 할 사람들은 바로 함께 일을 하고 있는 어른들일 것이다. 주변에 혹시 고교 실습생이 보인다면 그들의 노동기본권이 침해 받지 않도록 함께 지켜 주면 어떨지 감히 제안을 해 본다. 그리고 고교 현장 실습생이 가질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도 설명을 해 주는 것도 제안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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