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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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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호]58 VS 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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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체국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만났는데, 그 노동자는 뇌경색으로 쓰러져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요양 신청을 했지만 불승인 받은 상태였다.
이 분은 우체국에서 일을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다. 이 노동자는 자신의 업무에 대해서 설명을 했는데, 오전에 출근을 해서 우편물을 분류하고 택배물을 분류하고 집집마다 배달하는 업무였다.
특히 택배 업무의 경우 5층 이하의 아파트나 상가의 경우 엘리베이터가 없기 때문에 직접 택배물을 들고 계단을 올라간다고 한다. 만약 한 아파트에 몇 개의 택배물이 있으면 그 택배물을 다 짊어지고 계단을 올라간다고 했다. 특히 선거 및 연말 등 우편물이 집중되는 시기에 따라서 기존의 업무량보다 훨씬 더 많다고 한다.
최근에는 새주소 변경으로 인해 자신의 구역의 새 주소와 구 주소를 함께 외어야 했다. 여기에 배달 지역 우편물 과부하로 인해 팀원 간에 마찰이 발생하였고, 직장 동료 1명이 병가로 쉬면서 인원 충원 없이 병가 낸 동료의 일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어서 하는 등 작업 강도가 증가하여 일이 힘들었다고 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우체국의 경우 고객에 대한 서비스 질을 평가하기 때문에 1주일에 한 번씩 직원들을 상대로 교육을 시켰으며 이 교육을 위해서 집에서 교육을 준비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더구나 이러한 일을 하더라도 업무량의 차이는 없다고 한다.
그러다 우편물을 배달하는 과정에서 쓰러졌고 근로복지공단에 뇌경색을 산업재해로 인정을 해달라며 요양 신청을 하였다. 가족들은 일을 정말 열심히 했기 때문에 당연히 산재로 인정을 받을 것으로 생각했다.
근로복지공단은 불승인 처분을 했다. 불승인 처분 이유가 정말 어이가 없는 것은 일주일 평균 노동시간이 60시간이 되지 않기 때문이란 것이다.
이 노동자가 얼마나 힘들게 일을 했고, 노동강도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60시간이라는 기계적인 잣대만 들이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노동자의 노동시간은 얼마나 될까?
최근 한 달 이내의 일주일 평균 노동시간을 보면 58시간이다. 60시간과는 불과 2시간 차이다. 그렇다면 작업강도와 함께 노동시간을 고려해서 판단을 했다면 이 노동자는 당연히 산재 승인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작업 강도에 대해서는 별다른 고려를 하지 않았다. 오직 작업 시간이 60시간이 넘는지만을 기준으로 삼아 판단을 한 것이다.
근로복지공단의 이러한 잣대로 인해서 피해를 보는 것은 노동자와 그 가족이다. 특히 뇌심혈관계 질환에 한번 걸리면 엄청난 치료비로 인해서 노동자와 그 가족의 생계에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한다. 그리고 노동자는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휴유증으로 각종 장해로 인해 어쩌면 일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고려 해 볼 때 2시간의 차이는 노동자와 그 가족에게는 생명과도 같은 차이로 다가온다.
사실 일주일 평균 2시간은 하루에 20분가량이다. 하루 20분간 일을 더했냐 하지 않았냐에 따라서 산재 승인, 불승인으로 나뉘어진다는 사실은 노동자에게는 너무 가혹한 일이다.
현행 근로복지공단의 뇌심혈관계 질환의 인정 기준을 적용하면 대부분의 노동자는 뇌심혈관계 질환에 걸려 산재로 신청을 하더라도 승인을 받지 못한다.
노동 강도가 아무리 높아도 일주일 평균 60시간이 되지 않으면 대부분 산재 불승인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특히 이러한 기준은 우리나라 법정 근로 시간은 52시간이라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노동자가 근로기준법을 지키는 상태에서는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산재보상보험법은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사회보장법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60이라는 숫자를 넘어서면 보호해 주고 이 숫자를 넘지 않으면 보호의 범위에서 배제하는 행위는 산재법의 목적에 맞지 않다. 따라서 일주일 평균 60시간이라는 기준을 만들어 놓고 여기에 해당하지 않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불승인 처분하는 이러한 불합리한 기준은 즉각 변경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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