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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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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호]일반해고가 도입되면 재해노동자는 어떻게 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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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를 당해 복귀한 노동자들의 이야기다.
한 노동자는 단순 반복적인 작업을 하다 근골격계 질환으로 진단을 받았다. 회사는 산재가 안 될 것이라고 이야기 했지만 재해자는 통증이 심해 산재 신청을 하여 승인을 받고 치료를 하였다. 회사에 복귀를 한 뒤 재해자는 의사 소견을 근거로 다른 부서로 전환배치를 요구하였지만 회사는 거절을 하였다. 그리고 힘들면 회사를 그만 두라는 식이었다. 당장 회사를 그만 둘 수도 없는 재해자는 회사의 압력을 참으면서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일을 계속하였다. 일을 마치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하였다.
결국 이 노동자는 몇 달을 참다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회사를 그만두어야 하는지 아니면 다른 구제 방법이 있는지를 묻기 위해서 상담을 온 것이다.
또 어떤 재해 노동자의 경우 산재로 입원해 있는 동안 회사 관리자들이 찾아와서 회사를 그만 두라고 요구한 것이다. 처음에는 회사를 그만 둘 수 없다고 버티다가 계속해서 찾아오니 결국 입원해 있는 동안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또 어떤 비정규직 재해 노동자는 산재 치료를 한 뒤 회사에 복귀 했지만 회사에서는 계약이 종료되었다고 나가라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일들은 대부분 노조가 없는 사업장에서 발생한다.
사업주가 작정하고 산재 노동자에게 압력을 가하면 대부분 버티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 둔다. 그래서 재해를 당한 노동자가 산재 신청을 하는데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것이 우리 나라 노동자의 현실이다.
얼마 전 청와대와 여당은 노동개혁(?)을 하겠다고 하는데 중심 내용은 사업주가 ‘일반해고’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여당 대표는 표를 잃더라도 반드시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으니 그 의지가 강력하다. 이들의 의지가 왜 이렇게 강하기만 할까? 그 이유는 뭘까?
위의 몇 가지 사례는 근로기준법 상 '일반해고'가 없는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현실이다. 그런데 만약 ‘일반해고’가 도입되면 재해를 당한 노동자들은 어떻게 될까? 물론 산재 신청을 했다고 해서 바로 해고를 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현재와 달리 해고 명분을 명확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해고’의 요건을 갖추기만 하면 노동자에 대한 해고가 가능하기 때문에 재해를 당한 노동자에게 ‘저성과자’, ‘근무 태도 불량’, '업무 지시 불이행', '산재 사고 다발자' 등 등 이러한 이름의 올가미를 씌울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올가미로 인해 한번 찍힌 노동자는 그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고 나중에 회사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면 '인사 고과'의 칼을 빼 들어서 해고를 시켜 버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사실상 산재를 당했다는 것 자체가 지울 수 없는 '주홍글씨'가 되어 버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산재를 당한 노동자에게 산재 발생의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산재 발생 원인을 노동자 부주의로 몰아가면서 회사는 재해를 당한 이유가 업무 지시를 위반했거나 근무 태도가 불량해서 발생했다는 이유를 들어 모든 책임을 재해노동자에게 물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재해 발생 원인이 개인 책임이고 이러한 내용을 인사고과 등에 기록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사업주에게 산재 발생이 개인 책임이 아니며 또한 산재로 치료 받겠다고 이야기 하는 노동자는 과연 얼마나 될까? 이러한 현상이 일반화 되면 노동자들은 재해가 발생하여도 개인적으로 치료를 하거나 회사의 말을 듣고 산재 신청 자체를 꺼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현재 보다 더 최악인 상태가 될 것이다.
일반해고가 도입되면 노골화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의 제도만으로도 재해 노동자가 각종 불이익을 받고 있다. 이를 보호하기 위해서 제도를 보완해도 시원찮을 판에 정부 여당이 주장하는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면 더 큰 불이익이 재해 노동자들에게 초래 될 것이다.
사업주는 ‘일반해고’가 정당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 그 과정을 서류로 남겨 놓을 것인데 반해 노동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재해 노동자의 경우 대응조차 하지 못하고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다.
결국 정부가 주장하는 ‘일반해고’에 대한 요건은 사업주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일반해고'는 사업주의 말에 절대적 복종을 하게 하는, 노동자를 일만하는 기계로 만들고자 하는것이다. 그로 인해 노동자들의 건강은 더욱 악화될 것이며 치료는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리고 이러한 악순환은 지속될 것이다. 노동자들이 반대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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