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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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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호] 산재신청했다고 해고? 노동자는 싸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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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비정규직으로 취업한 노동자가 있다. 이 노동자는 장시간 쪼그려 앉아서 용접을 한다. 벌써 10년이 넘었다.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용접을 한 이 노동자는 어느 순간 무릎에 통증을 느꼈다. 회사를 다니면서 치료를 받았지만 호전이 없었다. 그래서 잠시 휴직 후 치료 받고 복귀를 하였다. 그러나 통증은 지속되었고 결국 산재 신청을 하려고 하였다. 치료를 담당한 의사는 용접 작업을 장시간 하면 무릎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회사에 산재 신청을 하겠다며 병가 휴직을 요청했다. 회사는 병가 휴직을 승인하였다.
산재 처리를 준비하고 근로복지공단에 요양 신청을 하고 치료에 전념을 하였다. 그런데 건강보험공단에서 한통의 서류가집으로 왔다. 직장 가입자에서 지역 가입자로 변경한다는 것이다. 당황스러웠다고 한다. 그래서 건강보험공단에 확인하니 자격 상실 처리가 되었다고 한다. 고용 보험 공단에도 확인하였다. 마찬가지였다. 국민 연금 공단에도 확인하였다. 마찬가지였다.
회사는 병가 휴직을 처리 해준다고 해 놓고 사실상 해고를 시켰던 것이다. 고용지원센터에 자격 상실 처리 이유가 무엇인지를 확인했다.
“개인 사정에 의한 자발적 퇴사”
이 노동자는 정말 어이 없고 분했다고 했다. 자신은 분명 병가 휴직 요청을 하였고 회사는 그렇게 처리하겠다고 해 놓고 병가 휴직 처리 한 그날 바로 퇴사 처리한 것이다.
이 노동자는 이대로 당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산재 신청했다고 해서 퇴사 처리한다면 어느 누가 아파도 치료를 받을 수 있겠냐고 하였다. 그래서 이 노동자는 사무실로 상담을 온 것이다. 그리고 지노위에 찾아갔다.
그 후 회사에 항의 전화를 했다. 명확히 해고를 시킨 것이냐고 물었다. 그리고 왜 고용 지원센터에 자발적 퇴사라고 했는지를 물었다. 자신은 절대 자발적 퇴사를 한 사실이 없다고도 했다.
회사는 이렇게 강력히 항의하고 조목 조목 문제 제기를 하자 당황했는지 , 담당자가 오면 확인을 해 주겠다고 하면서 답변을 미뤘다. 다음날 다시 이 노동자는 항의 전화를 했다. 그러자 회사는 자신들이 실수를 한 것 같다며 고용 보험 등을 포함해서 자격 취득 신고를 하겠다고 하였다. 즉, 퇴사를 취소하겠다는 것이다.
분노한 노동자의 승리다. 누군가 도와주지 않고 혼자 싸웠다. 회사의 처사는 분명 부당했고 이 노동자가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였다. 만약 이 노동자가 자격 상실이 된 것에 대해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고용 지원센터에서 자격 상실 이유를 확인 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회사에 항의를 하지 않았다면 이 노동자는 영문도 모른 채 회사를 그만 두었을 것이다.
회사에서 퇴사 취소를 하겠다고 확답을 받은 후 그 노동자는 웃으면서 연락을 했다. 목소리에는 힘이 들어가 있었다.
어쩌면 우리 시대의 ‘권리’란 것이 이런 것일 수도 있다.
귀찮아서 아니면 두려워서 그것도 아니면 더러워서 행사를 하지 않으면 절대로 획득되지 않는다. 권리는 누가 대신 싸워 주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가 행사해야 한다. 그런데 혼자 하기가 힘들 때가 많다. 그래서 노동조합이란 것을 만들고 개인이 아닌 집단의 힘으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다. 그리고 개인 권리를 넘어 전체 노동자가 보다 건강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사회 제도를 바꾸어 나가는 일을 하는 것이다.
산재가 승인이 날지 불승인 날지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도 산재 신청을 했다고 해서 바로 퇴사 처리한 회사에 대해서 분노하고 싸운 이 노동자의 행동이 소중하고 고마운 이유는 앞으로 “산재 처리 = 해고”의 공식은 이 회사에서는 함부로 적용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노동자들이 우리 사회에 많으면 많을수록 사회는 더욱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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