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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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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호]산재 은폐 근절 투쟁으로서 노동자 건강 연대 기금을 제안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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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재 은폐의 문제점.
산재 보험이 개악된 후 근골격계 질환의 불승인율이 늘어나자 사측은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공상 기조에서 산재 기조로 바꾸었다. 그러나 업무상 사고에 대한 기조는 여전히 공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결국 사측만 이익을 보고 있는데 즉, 노동자들은 당연히 산재로 해야 처리해야 할 것은 사측의 눈치 때문에 공상으로 처리를 하고 업무상 질병인 근골격계 질환에 대해서는 개인 비용을 들여서 치료를 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로 인해서 산재 은폐는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사업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부분의 사고성 재해가 공상 처리되고 있는 현실이다. 산재 은폐의 결과는 사업주에게는 비용절감뿐 아니라 고용노동부로부터 지도 감독대상에서도 제외될 수 있고 무재해 사업장 이미지까지 얻게 되는 1석 3조의 효과를 얻게 되지만 노동자에게는 동종 및 유사 재해의 위험과 불안전한 작업환경에서 근무해야 하는 위험 부담 그리고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2. 산재 은폐 근절 투쟁과 노동자 건강 연대 기금의 필요성
산재 은폐 근절 투쟁을 우리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업장이 대림비엔코 노동조합이다. 대림비엔코는 구조조정 이후 노동강도 강화와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인해 노동자들의 건강이 급격히 훼손되었다. 하지만 사측은 노동자들이 일을 하다 다치면 산재가 아닌 공상으로 처리를 하고 있었다. 실제로 대림비엔코는 2010년 재해건수가 34건이었으나 산재 처리를 불과 2건 밖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2012년 대림비엔코 노동조합은 산재 은폐 근절 투쟁을 선언하고 현재까지 모든 재해에 대해서 산재처리를 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산재가 발생하면 조합원들은 노조에 알리고 있으며 노조는 즉각적으로 산재처리를 하고 있으며 산재 인정 투쟁까지 조합원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조합원들 스스로 건강권의 문제에 대해서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고 다치면 더 이상 회사 눈치를 보지 않고 당당히 산재 요구를 하게 만드는 계기도 되었다. 또한 사측으로 하여금 안전과 보건에 관련한 투자 예산을 확보 하였으며 근골격계 질환으로 산재 신청 후 불승인 시 회사에서 일부를 부담하도록 강제하였다. 가해자가 큰소리를 치지 못하게 만든 것이다.
산재 은폐 근절 투쟁은 노동자 건강권에 대한 노동조합의 주도권을 확보로 이어졌다. 또한 조합원들 스스로 동료의 재해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관여하게 만들었다. 회사에서 일을 하면 왜 다쳐야 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물음은 사측에 노동자를 안전하고 건강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계기가 된다. 그렇다면 대림비엔코 노조의 산재 은페 근절 투쟁은 왜 성공했을까?
첫째로는 위원장을 비롯해서 집행부와 확대간부들의 강력한 의지라는 것이다. 노동자가 현장에서 왜 다치고도 주눅이 들어야 하는가 그리고 왜 사측은 노동자가 다치는 것에 대해서 반성 조차 하지 않는가라는 고민속에서 대림비엔코 노조의 간부와 활동가들이 진지하게 성찰을 했기 때문이다. 이는 산재 은폐 근절 투쟁을 하기 위해 조합원들에 대한 동의를 획득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또 하나는 조합원들이 집행부와 확대간부의 입장에 대해서 동의를 해 준 것에 있다. 아무리 집행부와 확대 간부가 강력한 의지를 표방한다고 하더라도 조합원들이 동의해주지 않는다면 그 사업은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산재를 신청 후 생계에 대한 공동부담 원칙을 실현했기 때문이다. 즉, 집행부와 조합원들은 다친 후에 산재 신청 기간 동안 발생되는 생계 부담에 대해서 함께 책임지기로 하고 산재기금을 만들었다. 산재 기금은 조합원들이 한달에 일정액을 적립하고 산재를 당한 노동자가 산재 신청을 하면 생계 부담을 들 수 있도록 일정액을 산재 승인 되는 기간까지(최대 3개월)을 지급하고 있다. 그리고 산재 승인이 되면 받은 돈은 다시 노조에 환수하는 방식이다.
대림 비엔코 사례는 단순히 대림비엔코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 이러한 사례는 광범위하게 퍼져나가야 하며 은폐되고 있는 산업재해를 표면으로 드러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산재 은폐 근절과 노동자 건강 연대 기금을 마련을 위한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이번 노동자 건강 연대 기금 운동으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노동자 건강 연대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조합원들의 절대적인 동의가 필요하며 동의를 얻는 과정에서 산재 발생의 문제와 은폐의 문제점에 대해서 토론하는 자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힘은 사업장에서 상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산재 은폐(공상)문제를 힘 있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근골격계 직업병 산재 승인 투쟁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개별 노동자의 노력으로 근골격계 직업병 산재 승인 문제를 넘어 사업장 전체 노동자의 문제로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근골격계 질환뿐 아니라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재해 즉, 사고성 재해에 대한 원인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투쟁 역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3. 노동자 건강권 투쟁을 확장하기 위해서
사측은 지금까지 노동자들에게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다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리고 사고의 원인은 작업자의 실수라는 이야기를 퍼트려왔다. 이러한 이유로 경미한 사고에 대해서는 일을 하다 보면 다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인식되어 버리고 우리의 안전보건활동 역시 중대한 사고를 중심으로 이어져 왔다. 그런데 경미한 사고에 대한 은폐는 또 다른 동종 유형의 사고를 발생하게 되고 그 유형은 나중에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상적 안전보건활동의 복원이 필요하며 이는 결국 산재 은폐 근절 투쟁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즉, 경미한 사고에 대한 산재 신청과 적극적 작업 중지 그리고 재해 조사를 일상적으로 해 나가게 됨으로서 자연스럽게 현장의 유해 위험에 대한 문제를 지적해야 하며 과연 이러한 유해 위험 작업을 단순히 임금을 받는 다는 이유만으로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토론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산재 사고의 원인이 단순히 노동자의 책임이 아니라 생산 과정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실천적 활동은 결국 노동자 스스로 안전보건에 대한 주체적 형성을 만들게 되고 유해 위험 작업에 대한 자연적 중지 또는 거부로 이어질 것이다.
노동자 연대 기금을 모으고 산재은폐 근절 투쟁을 진행하는 핵심적 목표는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노동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노동자 스스로가 사업주에게 안전한 일터를 만들 것을 요구하고 안전하지 않은 작업은 거부해서 더 이상 노동자들이 다치고 병드는 일이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결국 노동자의 목소리가 커지게 만드는 것이며 다친 노동자들이 더 이상 회사의 협박이나 회유 그리고 눈치를 보지 않고도 당당히 산재 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산재 은폐 근절 투쟁의 과정을 통해서 노동자들이 직접 노동자 건강권 운동에 참여하게 하고 이러한 자신감을 통해서 사업주가 장악하고 있는 현장 권력을 다시 노동자에게 되돌릴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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