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시제제작반 제작업무 노동자로 근무하던 A씨는 2013년 12월 회사 내 협력부서인 내층반 2조의 송년회 회식 후 도보로 귀가하던 중 충북온천 공사현장 내 하수구 맨홀 속으로 추락하여 다음날 오후 12시 5분경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 근로복지공단은 A씨의 유족이 청구한 유족급여청구에 대해서 “회식은 A씨의 소속 부서인 시제제작반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A씨의 회식 참석에 대한 강제성이 없이 자발적으로 참석한 것 등으로 보아 회식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부지급 처분을 하였으나,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는 업무상재해에 해당한다며 원고 승소판결 하였다.
우선, 강제성 없이 자발적으로 이웃부서의 회식에 참석한 것이 사용자의 지배관리하에 있는지 여부의 쟁점에 대해서, 법원은 “A씨가 소속된 시제제작반과 내층반 모두 같은 제조팀에 소속되어 있고, LG이노텍의 작업 공정을 보면, A씨가 소속된 시제제작반에서 내층반에 내층공정(회로) 완성을 요청하면 내층반에서 이를 완성하여 시제제작반에 이를 공급하고, 이를 공급받은 시제제작반에서는 내층반과의 협업 등을 토대로 다음 공정에 나아가는 바, 시제제작반과 내층반은 업무처리상 상호 긴밀한 협조·보완 관계에 있다”며 “회식은 A씨의 소속이 아닌 내층반 2조의 송년회로 개최된 것이기는 하나, 회식의 전반적인 과정이 LG이노텍 사용자의 지배·관리하에 있었고, 박씨는 LG이노텍의 근로자로서 회식을 참석하였다”며 회식에 참여하게 된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관리하에 있었다고 인정하였다.
다음으로, 음주가 주된 사고 원인인데 음주를 강권한 것이 아님에도 사용자의 지배관리성이 있는지 여부의 쟁점에 대해서, 법원은 “과음행위가 회식의 주최자 측의 만류 또는 제지에도 불구하고, A씨 자신의 독자적이고 자발적인 결단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볼 증거는 없고, 회식이 업무상 회식이기 때문에, 그 주관자인 사용자 측이 과음을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아니하고 사실상 유도 내지 방치한 이상 그 음주로 인한 사고를 사용자 측의 위험영역 내에 있다고 판단하여야 할 것이지, 개인의 위험영역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며 사용자 측의 만류 또는 제지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과음했다는 사실이 입증되지 않는 이상 과음은 회식의 특성상 사용자의 지배관리하에 있는 행동이라고 인정하였다.
마지막으로, 도보 귀가 및 공사장을 통과하는 귀가를 순로라고 할 수 있는지 여부의 쟁점에 대해서, 법원은 회식장소와 A씨의 자택 사이의 거리는 1.4Km 정도로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 점, 공사현장 내 통로가 인근 주민들의 이동로로 이용되고 있었던 점 등의 사실에 비추어 순로라고 인정하였다.
사용자의 지배관리 하에 있는 회식에서의 과음으로 발생한 정상적인 거동이나 판단능력 장애가 주된 원인이 되어 사고를 당한 경우, 과음으로 인한 심신장애와 무관한 다른 비정상적인 경로를 거쳐 재해가 발생한 것이 아닌 이상 회식 중의 음주로 인한 재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1997. 8. 29. 선고 97누7271 판결)에 입각하여 강제성이 없는 회식도 업무처리상 긴밀한 상호·협조관계에 있는 회식인 경우 사용자의 지배관리성을 폭넓게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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