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판례
본인 소유 자동차로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도 업무상재해가 될 수 있다 (2011두28165)
건설사에서 과장으로 근무하던 A씨는 2009. 2. 20. 본인 소유의 소나타 차량을 운전하여 진주시 가좌동 소재 자택에서 산청군 소재 공사현장으로 출근하던 중 진주시 집현면 국도상에서 선행 교통사고로 견인되던 코란도 차량을 발견하고 급제동하였으나,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회전하여 코란도 차량의 뒷부분을 충격하는 사고로 사망하였다. 유가족은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를 청구하였지만, 근로복지공단은 “망인 소유의 자동차는 그 관리·이용권이 망인에게 전담되어 있고 사업주가 제공한 것이 아니며, 사업주가 유류비를 지원한 사정도 없고, 업무와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닌 일반적인 출근상황인 점에서 사업주의 지배관리 아래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부지급 처분을 하였다.
이에 유족들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유족급여부지급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서울행정법원은 근로복지공단의 부지급처분과 같은 사유로 유족들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유족들은 서울고등법원에 항소를 하였고, 서울고등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고등법원은 “업무의 특성상이나 근무지의 특수성 등으로 출·퇴근의 방법 등에 선택의 여지가 없어 실제로는 그것이 근로자에게 유보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사회통념상 아주 긴밀한 정도로 업무와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출·퇴근 중에 발생한 재해와 업무 사이에는 직접적이고도 밀접한 내적 관련성이 존재하여 그 재해는 사업주의 지배·관리 아래 업무상의 사유로 발생 것이라고 볼 수 있다”는 법리에 기초하여, 공사현장을 왕래하는 대중교통수단이 없었던 점, 망인이 통상적으로 출근하는 합리적인 경로로 출근 중 발생한 사고인 점, 서울 신도림동에 살던 망인이 이 사건 공사로 인하여 회사로부터 이사비를 지원받아 처와 2자녀와 진주시로 이사하였으므로 망인이 현장 내 숙소에서 생활하기는 힘들었고 회사도 본인의 자동차로 출퇴근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점의 사실에 주목하여 업무상 재해라고 판단하였다.
근로복지공단이 대법원에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항소심판단은 정당하다며 유족들의 손을 들어주었음은 물론, 나아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29조에서 정한 출퇴근중 재해인정기준인 “1. 사업주가 출퇴근용으로 제공한 교통수단이나 사업주가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교통수단을 이용한 중에 사고가 발생하였을 것 2. 출퇴근용으로 이용한 교통수단의 관리 또는 이용권이 근로자측의 전속적 권한에 속하지 아니하였을 것(위 두 요건에 모두 해당할 것)”에 대해서,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에 불과하여 그 밖에 출퇴근 중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를 모두 업무상 재해 대상에서 배제하는 규정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근로복지공단이 출퇴근중 재해에 대하여 시행령 제29조를 지나치게 제한적으로 해석하여 불승인 처분을 남발하고 있는 현실에 경종을 울리는 판례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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