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호]울산 산추련 20년을 되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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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labor
작성일
2020-02-28 17:26
조회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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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향(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사무국장)


 

2000년 1월 11일 울산 산추련 창립총회를 가졌다. 울산지역에도 노동자 건강권 활동을 일상적으로 하는 노동단체를 만들고자 1999년 한 해 동안 뜻을 모았던 민주노총 울산본부 산하 사업장 노동안전활동가들이 노력의 결과였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한 귀퉁이에 책상 하나를 놓고 더부살이를 시작했다. 경험도 없고 단체 활동조건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지만 산업재해와 직업병을 추방하자는 노동자들의 뜻과 의지가 강해서 시작된 출발이었다.

늘 산재 사고와 중대재해가 끊이지 않는 현대중공업, 반복작업과 부적절한 자세에 노출되어 골병 환자가 많은 현대자동차, 그리고 비슷한 작업환경에 놓여있는 자동차 부품사에 속한 노동자들이 주축이 되어 울산 산추련을 만든 만큼 창립 이후 활동도 이들 사업장의 투쟁과 긴밀한 협조가 많았다. 현재 울산 산추련은 회원과 후원회원이 약 250명이 되는데 여전히 금속사업장 노동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2002년 울산 산추련은 지역에서 큰 투쟁을 하게 되었다. SK에서 8년간 벤젠 등 시료 채취 업무를 담당했던 송은동 노동자가 림프암으로 사망하였고 장례 후 산재 불승인 통보를 받은 유족들이 SK 정문 앞에 천막농성 투쟁에 돌입하였다. 유족들이 농성돌입 후 울산 산추련을 찾아오고 울산 산추련이 유족투쟁에 결합하고 ‘노동자 건강권 울산대책위’가 한 달 뒤 투쟁에 합류하면서 132일간 강고한 투쟁을 전개하게 되었다. 두번에 거친 역학조사와 유족과 지역노동자들의 투쟁, 추적 60분 방송과 언론의 관심, 27명의 암환자 제보와 울산시민의 지지 속에서 SK 대표이사의 사과와 보상합의, 산재승인 결정을 끌어내면서 투쟁이 마무리되었다.

당시만 해도 발암물질과 직업성 암에 대한 인정기준도 매우 협소하고 인정사례도 극히 적고 벤젠 노출기준도 10ppm으로 매우 높아 하나하나 돌다리를 건너는 심정으로 부딪히면서 깨우쳐 나갔다. 투쟁으로 진상을 규명하고 확인된 사실을 노동자와 울산시민에게 알리고 그를 통해 추가로 제보를 받고 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에 항의하여 만든 결과물이었다.
이러한 형태의 유족투쟁은 지난 20년간 울산지역에서 자주 있었다. 특히 2014년 현대공고 현장실습생 김대환군 산재사망 대응투쟁, 현대중공업 정범식하청노동자 산재사망 대응투쟁 등 이 기억에 남는다. 산재 사망 진상을 밝히려는 유족들의 투쟁과 그에 늘 함께 한 울산 산추련  투쟁이 있어 왔다. 20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유족들의 투쟁은 산재 사망과 위험의 외주화로 피해노동자가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로 옮겨진 형태로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안타깝다.

2008년 개정 산재보험법 시행으로 권역별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 대응하기 위해 부산/울산/경남지역 노동자들이 부산/경남/울산 권역 대책위를 구성하여 활동하였고 울산지역에 울산지역노동자건강권대책위를 만들어 운영해오고 있다. 울산지역대책위는 산재사망 발생 시 신속히 지역차원에서 대응투쟁을 한다. 매월 1회 정기회의를 개최하여 지역 현안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투쟁을 전개한다. 대표적인 것이 산재은폐 7차 실태조사 사업(산재은폐 340건 적발하여 고발조치와 산재은폐 사업주 처벌 요구)과 근로복지공단 부당사례 대응 투쟁이다.

지역대책위에는 민주노총 울산본부, 울산 산추련, 울산이주민센터가 함께하고 있다. 2008년 이후 지역 현안에 대한 상설적인 대응체계를 갖고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 지역대책위가 운영되면서 각 조직이 취약점을 상호보완하고 지역 공동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고 울산지역 차원에서는 노동자건강권 투쟁을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조직이 있어 다행이다.
울산 산추련은 상담활동도 일상 사업으로 진행한다. 1년에 방문상담만 50건 이상이 된다. 이제는 지역에 뿌리내려 굳이 홍보를 안 해도 아름아름 소개로 상담을 온다. 조직노동자뿐만 아니라 미조직노동자들도 많이 오기 때문에 다양한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파악하고 사업장의 안전보건 실태 파악과 근로복지공단 부당사례, 그리고 산재보험법의 문제 등을 항상 고민하게 한다. 몇 년 전부터는 업무상 사고보다는 업무상 질병으로 찾아오는 노동자들이 많다. 근골격계질환 상담자가 제일 많고 뇌심혈관계질환, 직업성 암 순으로 상담자들이 온다. 상담 활동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내담자와 소통도 잘해야 하는 소위 품이 많이 드는 일이다. 그 일을 20년간 기본사업으로 진행해오고 있다. 그 결과 지역노동자들이 울산 산추련에 대한 신뢰가 두텁다.

20년간 해온 투쟁과 사업을 일일이 나열하기엔 끝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장 노동자의 목소리를 듣고 그 목소리를 함께 외치기 위해 우리가 해왔던 과정들이 하나하나 소중한 의미가 있고 그를 통해 울산지역 노동안전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고 노동안전활동이 다양해지고 주체들도 확대되어 나갔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 하지만 여전히 줄지 않는 산재 사망과 산재 발생 앞에서, 위험의 외주화란 형태로 더 악랄해지는 자본의 노동자 생명과 건강에 대한 착취 앞에서 ‘이윤보다 생명이다’란 가치를 앞세운 투쟁이 더 본질적이고 적극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더불어 20년간 쉴 틈 없이 달려온 내 자신에게도 20년을 되돌아보고 다독거리고 다시 운동화 끈을 바짝 조이고 ‘이윤보다 생명이다’ 깃발을 들고 투쟁에 나설 준비와 각오를 다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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