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호]모든 노동자의 생명을 위해 연대할 때

[일터에서 온 편지]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21-10-11 14:49
조회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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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욱 hsd지회 회원


소통팀장 백충렬 동지에게 “일터에서 온 편지” 글을 제안 받았을 때 A4 용지 한 면 분량이야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아 흔쾌히 수락을 했습니다. 일기씩이든 편지씩이든 평상시에 활동하고 있는 것들을 담아 달라 합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날수록 부담이 커지고 막막해지기 시작 했습니다. 무슨 내용으로 어떻게 편지를 써야 할 지 압박감이 들어옵니다. 미루고 미루다 마지막 제출 날까지 와서 오랜만에 책상에 앉아 펜을 드는 것 같습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HSD엔진(구 두산엔진)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산추련회원 정창욱이라고 합니다.
최근 들어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이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전면 재검토” 문구로 출근 전 피켓 선전전을 하고 있습니다. 사거리에서 피켓을 들고 있으니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민분과 차로 이동하시며 관심 있게 보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대부분이 출근 시간에 쫓겨 급히 지나치십니다. 한 어르신이 한참을 바라보다 “이것이 무슨 말이냐?”라고 물어 봅니다. 일하시는 분이 다치지 않게 사업주가 더 신경 쓰라고 그런 법을 만들라고…….하는데 신호가 바뀌어 횡단보도를 건너십니다. 이렇게 아직까지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홍보가 덜 되었나……. 설명이 부족했나…….이런 생각을 하면서 우리의 역할은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합니다.

대부분의 창원 사업장에선 주 52시간이 도입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 52시간의 실시이유인 인원충원은 하지 않고 , 근무시간은 줄고, 노동 강도는 더 올라간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인지 선전전중 지나가는  통근버스를 보면 피곤하신지 눈을 감고 조금이라도 더 잠을 취하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픔니다.
저희 사업장도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정년퇴직을 하시고 나가시는 분은 늘어나고 신입사원 채용은 되지 않고 물량은 늘어나고 동료 노동자들의 부담은 더욱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나마 노동조합이 있어 인원충원을 요구를 하고 있지만 사업주 입장에선 불확실한 미래로 인해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반대하며 조합과 대립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에선 노동 강도가 어떨지 눈에 불 보듯 뻔할 것입니다.

올 해 1월에 누더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통과된 이 후로 저희 사업장에선 안전에 더욱더 신경을 쓰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직접재해는 줄지 않고, 근골격계 질환 환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근골격계 질환 환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산업재해 신청자들도 늘어나지만 업무상 질병으로 분류가 되어 승인되기 까지 시간이 길어 부담을 가지고 신청을 하지 못하는 동지들도 아직까지 많이 있습니다.

노동계에서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개선, 주52시간 개선, 근로복지공단의 산재보험 처리 늦장 대처와 대상 범위 등을 항상 비판을 하고, 요구도 하고 있지만 항상 정부는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 하고 있습니다.

“늦었다고 생각 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시작이 반이다.” 라는 말 처럼 동지들과 함께 연대해서 모든 노동자가 안전하게 오늘도 다치지 않고, 무사히 집에 갈 수 있도록 연대가 필요로 할 때 인 것 같습니다. 함께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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