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호]현대중공업 노동조합운동에서의 ‘1사1조직’ 경과와 과제

[현장을 찾아서]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18-10-18 16:53
조회
20
원·하청 단일노조,
하나의 사용자에 맞선 하나의 조직

이형진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사무장


현대중공업노동조합이 조합원 총회를 통해 산별노조로 조직형태를 변경하고 금속노조에 가입한 것은 2016년 12월의 일이다. 그리고 2017년 9월, 현중지부는 대의원 2/3인 67% 찬성으로 금속노조의 ‘1사1조직’ 규약에 따라 사내하청지회와 일반직지회의 조합원을 현중지부의 조합원으로 포함하도록 지부 규정을 개정한다. 또한 ‘미조직노동자 조직화 시행을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특위)를 구성해 세부적인 시행 방안을 마련하고, 특위가 마련한 시행 방안이 이후 대의원대회에서 통과되면 비로소 사내하청과 일반직(과장급 이상) 노동자 중 조합에 가입한 자는 현중지부 조합원으로서 자격을 가진다는 내용을 지부 규정에 동시에 적시했다.

이후 2018년 2월까지는 각종 노동조합 선거와 대의원선거, 새로운 집행부의 체계 정비가 이어졌고, 특히 현중지부는 구조조정 투쟁으로 2년을 넘긴 임단협의 연내 타결에 집중했고 2월에서야 일단락하게 된다.

이에 특위는 2018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특위 성원은 총 10명으로 현중지부 6명(지부장및상집4명/운영위원대표1명/분과장대표1명), 하청지회 2명(지회장/사무장), 일반직지회 2명(지회장/사무장)으로 구성됐다.

특위는 현중지부와 하청지회, 금속노조 미비실과 노동연구원 담당자로 <조직화사업TF>를 운영하고, 특위 전체회의를 통해 ‘1사1조직’ 시행 방안을 논의했다. 특위는 ‘현대중공업지부-일반직지회-사내하청지회 통합 시행 규칙’과 ‘조직화 시행 방안’을 마련하고, 현중지부 상집과 집행간부 전체 논의를 통해 보완해 나갔다. 통합 시행 규칙에는 선거권과 피선거권, 신분보장과 조합비의 단계적 적용, 운영비와 사업비, 조직편제, 단체교섭, 지회 규칙 개정 등에 관한 사항이 담겼다. 6월까지 하청지회 확대간부회의와 현중지부 대의원 설명회 및 현장조직 간담회를 거쳐 현중지부 운영위에서 대의원대회에 올릴 안건의 내용을 최종 확정한다.

마침내 7월 5일 ‘1사1조직’ 통합 시행 규칙과 조직화 시행 방안을 단일 안건으로 현중지부 임시대의원대회가 열렸다.

6월 중순부터 이미 ‘1사1조직’ 반대를 주장하는 몇몇 현장조직들의 홍보물이 뿌려지던 터라, 예상대로 사측은 어용 대의원들을 총동원해 반대 의견을 쏟아냈다. 조합원이 반대한다, 상위 규정에 반한다, 총회로 결정해야 한다, 하청이 더 많은데 나중에 하청이 위원장 하는 것 아니냐 등등 조합원들을 현혹하고 여론을 호도할 목적으로 쏟아내는 ‘1사1조직’에 대한 반대 논리들은 온통 허위와 과장으로 가득 차있었다. 특히 현대미포조선의 사내하청노동자도 조합원인 현재 하청지회의 조합가입 대상 범위를 두고도 트집을 잡았다.

하청은 수시로 현중과 미포를 오가며 일한다. 적어도 울산 동구에서는 하청노동자가 현중에서 일하는지, 미포에서 일하는지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기업, □□산업 소속일 뿐이다. 이 문제를 똑바로 이해하지 못하고 떠드는 모든 말들은 전부 가짜이고 위선일 뿐이었다.

논란 끝에 7월 5일 대의원대회는 휴회를 했다. 그리고 제기된 문제들에 대한 금속노조 및 법률원의 자문과 해석, 사실 확인을 거쳐 7월 9일에 속개된 대의원대회에서 재석 대의원 54%의 찬성으로 통과되기에 이른다.

하청지회는 7월 12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금속노조 울산지부에서 현중지부로 소속을 변경하는 등 지회 규칙 개정하고, 이후 금속노조 울산지부는 운영위에서 현중하청지회의 분리를 승인함으로써 규정과 규칙상으로 ‘1사1조직’ 통합은 마무리된다. 현중자본과 대등하게 맞서기 위해, 직영과 하청 노동자가 크게 뭉칠 수 있는 하나의 노동조합 조직을 만들어 원·하청 단일노조의 깃발을 올린 것이다.

자본은 직영과 현장을 끊임없이 분할 통치하고, 사내하청 확대로 진짜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회피해 왔다. 이렇게 해야 원·하청의 고용불안을 계속 조장하며 노동자를 쥐어짜고 이윤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중 뿐 아니라 대형조선소 현장은 70%를 사내하청이 담당하고, 정규직은 30%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자본과의 대등한 노사관계 실현을 위해 고용형태와 직종을 넘어 한 몸과 같이 투쟁해 나갈 수 있는 조직적 기틀을 1사1조직의 이름으로 갖춰야 한다. 노동자가 하나의 사용자에 대당할 하나의 조직을 갖추는 것은 노사대등의 원칙에 부합하는 최소한의 상식이다. 현중자본이 다단계 간접고용으로 자신의 사용자 지위를 계속 감추며 노동자의 힘을 약화시키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는 현중자본이라는 하나의 진짜 사용자를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하나의 조직을 갖춰야 하는 것이다. 그러지 않고는 제대로 싸울 수도 없을 뿐더러, 현중자본의 공세를 결코 이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 형식을 갖췄으니 내용을 채워야 한다. 현중에서는 8월 하순부터 하청노동자 임금실태조사와 4대보험 체납사태 원청책임 규탄 서명운동을 시작으로 하반기 본격적인 하청노동자 조직화 사업을 전개해 나간다. 현중자본은 구조조정과 사업장 분할에 이어 전면적인 분사 아웃소싱까지 노동조합의 밑바닥부터 허물어버리는 치명적인 공세를 계속 하고 있다. 줄어드는 정규직 조합원에 사측의 일방적인 단체협약 무시와 노골적인 외주화로 노동조합이라는 ‘집’은 지금 무너지고 있다.
‘1사1조직’을 모든 사내하청 노조가입의 결정적인 계기로 만들고 원·하청 공동투쟁을 준비해 나가야 한다. 그래서 노동조합을 명실공히 <직영+하청> 노동자 ‘모두의 집’으로 굳건하게 지어 나갈 때, 우리는 승리의 무기를 굳게 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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