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호]진상규명은 불가능한가?

[활동 글]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18-06-20 13:16
조회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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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서영  4.16연대 사무처장


 

304명의 희생자가 있지만 세월호참사 4년, 진상규명은 정녕 불가능한가?
진상규명이 이다지도 어려운 것인지 잘 모르겠다. 국가최고권력 기관들에서 수사기소권을 가지고 낱낱이 파헤쳐 보았는데도 진상규명이 잘 안됐다고 할 수 있을까? 온전한 진상규명, 충분한 진상규명이 국가적으로 보장된 적이 있었던가? 지금은 어떠한가? 정권이 바뀌었어도 성역 없는 세월호 수사는 즉각적으로 전개되지 않고 있다. 어떤 연유인지 모르겠으나 세월호를 둘러싼 셈법은 여간 복잡한 게 아니다.
세월호가 침몰하지 않았으면 진상규명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세월호의 침몰 이유를 찾는 일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세월호 침몰 원인에 관한 조사를 두고 복잡한 셈법들이 어떻게 가동되고 있는지 알게 된다면 가관이 아닐 수 없다. 선체조사위원회에 내부 관계자가 민간단체의 주요 관계자를 찾아 선체조사위원회 내부에 '외력에 꽂힌 자가 있으니 정리 좀 해달라'라고 하는 지경이다.
최근에는 선체 정밀 조사를 두고 언론까지 연결되어 유출되어서는 안 될 자료들까지 무차별적으로 반출되면서 세월호 가족들이 공개적인 문제제기까지 하였다.
4년 전 침몰 실험 사실에 관한 사전 인지 여부에 관한 의혹을 물은 민간 단체를 두고 선체조사위원회 위원이 명예훼손이라고 검찰에 고발까지 하였다. 점입가경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들이 그다지 알려진 편은 아니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은 비공개, 비공식류의 협의가 주를 이룬다. 그러다보니 알려질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진상규명에 국민이 접근할 방법은 거의 없다. 국민이 진상규명의 주체가 된다는 것은 정보와 논의의 접근과 관련이 있다. 4.16연대라는 단체조차 정보의 접근이나 논의의 주를 이루는 데서도 제한되어 있는 상황이다. 국민이 주가 될 수 없는 환경은 여전하다.
성역 없고 온전한 진상규명은 왜 필요한가? 두말 할 것 없이 304명의 희생자에 대한 명예회복 때문에 필요한 일이다. 국민이 집단으로 희생당했다. 이것은 38년 전 1980년도의 이야기가 아니다. 불과 4년 전의 이야기다.
304명의 명예회복은 어떻게 죽임을 당했는지를 정확히 밝혀서 무고하고 억울한 희생을 일으킨 장본인들-학살자들을 명확히 드러내는 데에 있다. 그래서 304명의 명예회복은 진상규명의 높이에 달려 있다. 이렇게 진상규명으로 일벌백계하고 사회를 뒤집어 놓지 않으면 304명의 희생은 언제든 또 일어나게 되어 있다.
304명의 명예회복은 이 땅에 같이 살아가는 모든 이들, 이웃이자 동료인 우리들의 명예회복인 것이다. 결국 진상규명의 일은 우리 모두의 일이다. 그러나 국민은 진상규명의 주체가 될 수 없다. 알 길도 별로 없다. 국민을 무시해서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국민이 잘 알면 안 될 것 같아 그런 것이 아니고서야 그렇게 수많은 이들이 요구해온 진상규명에 관한 사실들이 어쩌면 이다지도 공유, 공개가 안 되고 있단 말일까? 모든 정보의 투명한 공개. 이것이 진상규명을 위한 제1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애초부터 정보의 접근을 제대로 이룰 수가 없었다. ‘세월호란 무엇인가?’ 언론이 주는 제한 된 정보만이 다였다.
우리는 세월호가 어떤 배였는지도 제대로 알 지 못한 채 4년을 보내왔다. 여객선이라 알려졌지만 알고 보면 화물이 더 큰 비중을 차지고 있는 연락선이라고도 하는 배 세월호. 2014년 4월 15일 탑승객 누구와 어떤 화물들을 적재했는지도 우리는 잘 알지 못한 채 지금까지 왔다.
정보를 공개하라고 외친 들 제대로 주는 것은 별로 없다.
우리의 힘으로 세월호를 파악하고 세월호 진상규명을 주도할 수 있는 정보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바로 이렇게 세월호 가족이 직접적인 진상규명을 해왔다. 우리도 그들처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알아낸 만큼 다시 주변으로 알려내야 한다.
진상규명은 불가능하니 이 정도다라고 하는 은연중의 포기는 이해할 수는 있어도 맞는 것이라고 인정할 수는 없다. 진
실을 밝히기는 아무래도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사실이다. 어려운 것은 맞지만 불가능이라고 단정하고 속단하는 것은 인정할 수가 없다.
완전히 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렇듯 진실은 공평하다. 그런데 위정자들이나 엘리트, 전문가, 사회 지도층이라는 자들은 은근히 설파한다.
진상규명은 영원히 미제로 남기고 이제 생명과 안전을 위한 추모와 개선책으로 나아가자는 이야기가 그럴싸하게 들린다. 진상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채로 생명과 안전을 이야기하는 것은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도 결코 좋은 일이 아닐 것이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반드시 관철하기 위해 4.16연대를 결성시켰다. 여기에 함께 한 회원 시민들이 1만 명에 이른다. 4.16연대를 진상규명의 주체로 만들어야 한다.
국가 기구에 대응할 수 있고 국가가 하지 못하면 직접 진상규명을 할 수 있는 대표적 존재로서 4.16연대를 진상규명의 주체로 볼 것이냐 말 것이냐가 또한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4.16연대이자 곧 국민이다.
국민의 힘으로 진상규명을 하자고 우리는 다짐했고 그 민간 기구로 직접 우리의 힘으로 만든 조직이 바로 4.16연대다. 4.16연대가 정보를 획득하고 이것을 공개공유하고, 나아가 진상규명을 주도하면서 내용을 파헤치고 펼쳐나가 반드시 진상규명을 이룩하도록 해야 한다.
4.16연대의 강화가 곧 우리 국민들이 진상규명을 해 나갈 수 있는 대안인 것이다. 역사 속에서 기득권은 늘 우리를 향해 패배주의를 설파했다.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존재, 실패하는 존재로 낙인찍혀 왔다. 그러나 사다리를 걷어 차 버린 그들은 철저히 우리의 기회를 봉쇄하였다.
4.16연대를 만든 이유는 바로 이러한 패배주의를 일소하는 데에도 있다. 우리의 힘으로 반드시 진실규명이 무엇인지를 반드시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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