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호]끝나지 않고 계속되고 있는 조선소노동자들의 노동안전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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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labor
작성일
2017-03-24 16:06
조회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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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형 (대우조선노조 대의원 *2002년 조직부장으로 구속)
15년전, ‘근골격계 질환’은 용어 자체도 모두에게 익숙하지 않았으며, 노동자들에게는 골병으로 알려지고 있었다.
2002년 대우조선 근골격계 투쟁을 계기로 세상에 알려졌고 노동자들의 골병에 대한 산재요양 신청투쟁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과정 속에 위기를 느낀 정권과 자본의 발악에 가까운 대응이 있었다.

현장과 지역이 함께 한 투쟁.

노조는 사업계획 수립을 통해 근골격계 사업을 핵심사업으로 확정하고 지역과 산추련 등 노동보건단체와의 논의를 거쳐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우선, 노동조합과 함께 설문조사 등을 통해 대상자를 발굴하고 의사 문진 등을 통해 근골격계 의심 조합원을 선정했고 집단요양 투쟁을 목표로 달려갔다. 조선업 특성상 많은 조합원이 근골격계의 고통속에 있었고 현장의 높은 호응속에 진행되었다. 하지만, 사측이 회사의 존폐 위기를 거론하며 본격적인 회유와 협박에 들어갔고 현장에서 많은 마찰을 겪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1차 대상자로 선정된 조합원을 대상으로 노동조합 집행부는 한명 한명을 찾아다니며 설득하는 과정을 통해 현장을 조직했고, 연구팀과 지역은 많은 사람이 요양하고 치료 받을 병원을 찾아다니는 과정을 겪었다.
마침내 비가 내리는 옥포매립지에 조합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대상자로 선정된 조합원들을 향한 대우조선 사측의 회유와 협박은 버스가 출발하기 직전까지 회사, 집을 가리지 않고 계속되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아침, 집단요양 투쟁을 위해 버스를 준비하고 이른 새벽부터 기다린 상집위들 앞으로 조합원 동지들이 한명, 한명 가방을 둘러 메고 모여들었다. 전날까지 조합원을 조직하기 위해 만나고 전화하며 사측에 맞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들을 해왔던 상집 동지들의 가슴은 벅차올랐다.
사측의 회유와 협박속에서도 76명의 조합원들이 집단요양 투쟁을 진행했고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했다.
15년의 시간속에 근골격계는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옮겨갔다.
15년전, 대우조선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절반 수준이었지만, 최근 5배 이상까지 올라갔다. 직접생산직의 70~80% 이상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담당하는 구조로 조선소 현장이 바뀌었고, 근골격계는 정규직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자연스럽게 옮겨갔다. 하지만, 고용형태 등에서 취약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근골격계는 조선소 고된 노동의 골병일 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도 못하는 현실이었다.
특히, 조선산업의 위기와 추가 공적 자금을 지원받고 있는 대우조선의 지금 처지에서 고용 이외의 모든 것이 사치가 되어가고 있다.

“노동자가 있어야 회사가 있다.”

불과 몇 년 전과는 너무도 달라진 조선업의 상황속에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권은 고용이라는 덫에 걸려 등안시 되고,  회사가 있어야 노동자가 있다는 자본의 이데올로기 공세와 이를 대응하지 못하거나 동조하는 노동조합에 의해 조선소 노동자들은 아파도 참고 견뎌야 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고용 문제에 취약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오히려 노동으로 인한 직업성, 사고성 재해까지 고용을 미끼로 개인적으로 감당하기를 요구 받기도 하는 실정이다.

지난 15년을 돌이켜보면 근골격계 투쟁을 통해 많은 동지들이 구속과 가압류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노동조합 상집위의 공식적인 투쟁이 조합활동으로 인정받기조차 어려움을 겪었으며, 단 한푼의 임금도 지원 받지 못한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당했지만, 노동자들의 건강권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노동자들의 유일한 재산이기에 후회 없는 투쟁이었다.

다시 현장과 함께 호흡하며, 15년 전이나 별반 나아진 것 없는 노동자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준비하며 현장에서 투쟁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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