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호]내가 이렇게 당할 줄은 몰랐어요

[상담실]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17-06-27 17:01
조회
2169
 

건실한 중소기업의 관리자로 일했던 여성노동자로부터 상담 전화를 받았다.
“비정규직 아닌데도 상담 해주나요?”

내용을 들어보니 대충 이렇다.
회사 간부로부터 해고예고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해 예보 통보를 2차례에 걸쳐 보냈다는 것이다.

좀처럼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어서 해고 예고 통보서를 사진으로 찍어 보내달라고 했다.
그런데 확인해 보니 해고예고 통보가 아니라, 해고 통보서였다.
해고통보서를 2차례에 걸쳐 보내다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또한 해고 사유가 기가 막혔다.
“조선경기 침체 극복을 위해 ~ 노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긴박한 경영상 해고를 통지하게 된 점 양해를 구하는 바입니다”

아무리 조선산업의 위기라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절차와 사유가 정당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건 조선산업 위기를 핑계로 해고의 칼날을 맘대로 휘드르는 갑질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를 들면서 해고 통보를 2차례에 걸쳐 한다는 것은 별로 긴박하지 않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었다.

상담을 하면서 해고를 당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설명해 주었다. 일단, 해고 사유가 정당하지 않기에 해고 통보를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증명을 회사에 보내라고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고가 확정되면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 할 수 있음을 알려주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해고 통보를 받고 일을 하고 있는데, 인수인계서를 제출하라고 압박을 가했다는 것이다. “제가 일하고 있는데 무슨 인수인계서를 제출하라고 하는 겁니까?”라고 했더니 “하라면 하면 되지, 무슨 말이 많아요? 계속 그럴거면 일 안해도 되니 퇴근하세요!”라고 했단다.

“관리자 말만 듣고 퇴근하시면 안되구요. 서면으로 통보해 달라고 하세요. 그래야 나중에 그것을 문제삼지 못할 겁니다”라고 알려주었다.

그러고 나서 30분인가 지나서 전화가 왔다. “오늘 날짜로 해고 당했어요. 관리자에게 퇴근해도 좋다는 내용의 서면통보를 요구했더니, 그럴거면 오늘 날짜로 회사 그만두라고 하면서 해고통보서를 주더라구요.”

참 어이가 없었다. 무슨 마찌꼬바, 동네 구멍가게도 아니고, 직원을 수백명 이상 고용하고 있는 중견기업에서 막무가내 부당해고를 자행한 것이었다.

“혹시 회사에 책잡힐 일이 있었나요?
“그게, 제가 회사 인사팀에서 일하는데, 몇 개월 전에 안전수칙 위반으로 징계 해고를 당한 노동자가 있었는데, 법에서 보장된 실업급여를 받게 서류를 꾸며주었는데, 회사 관리자는 왜 실업급여를 받게 해줬냐고 하면서, 그때부터 탄압이 시작되었어요”
아니, 법으로 보장된 실업급여을 받을 수 있도록 서류를 제출했다고 불이익을 당했다니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날 이후부터 평상시 수행하던 업무를 80% 이상 빼앗아 가면서 부서에서도 왕따를 시켰다고 한다.

해고가 정당화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절차와 사유가 합리적이어야 한다.
징계해고의 경우, 징계위원회를 구성하고 징계 사유가 명시된 출석통지를 해야하고, 징계위원회에 참석하여 소명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물론 그런 절차를 거쳤다 하더라고 징계사유가 명확해야 하고 해고까지 해야될 사유가 되는지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정리해고의 경우라도, 회사가 정리해고 회피 노력을 얼마나 성실히 수행했는지가 중요한 판단기준이 된다. 아무리 회사가 어렵다고 하더라도 함부로 노동자를 해고시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노동자들에게 나쁜 짓도 많이 했거든요. 맡은 업무가 인사파트라 특히, 이주노동자 같은 경우는 회사의 지시에 따라서 그냥 해고 시키는 일도 했었어요. 그래서 문제가 되면 고용노동부에 가서 조사도 받고 했었는데, 제가 이렇게 당할 줄 몰랐어요.”

사람이 살면서 다양한 일을 겪기도 하지만, 참 아이러니했다. 회사가 시키면 시키는대로 노동자들에게 나쁜 짓도 하면서 까지 열심히 일했는데, 그 회사는 회사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정당한 업무를 했다는 이유로 기본적인 절차도 지키지 않으면서까지 한 노동자를 토사구팽한 것이었다.

“기분 나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재수라고 생각하세요. 회사가 알아서 부당해고를 했고, 이것은 지방노동위원회에 가면 바로 복직 판정을 받을 수 있는 사건이니 회사가 유급으로 장기 휴가를 줬다고 생각하시고, 편안히 쉬는 시간을 가진다 생각하면 조금 편안해 질 거예요.”

“국장님, 얼마전 회사 동료에게 들었는데, 저를 해고시킨 관리자 얼굴이 너무 좋아졌다고 하더라구요. 그말을 들으니 엄청 속상하더라구요”

“지금은 그 관리자 얼굴 폈을지 모르지만 ◯◯씨가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 하면 완전히 달라질 겁니다. 그런 것 때문에 맘 상하지 마시고, 유급휴가 잘보내세요^^”

 

  • 김중희  노동건강문화공간 새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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