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호]크레인 외주화 반대, 너무도 정당한 투쟁

[활동 글]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18-03-27 18:54
조회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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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신  현대비앤지스틸지회 노안부장


 

지난 1월 18일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앞에서 크레인 외주화 반대와 노동부감독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 사건의 발단은 우리 사업장에서 사측이 크레인작업자의 퇴직에 따른 빈자리를 외주화하겠다고 것이었다.
우리 사업장에서는 크레인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크레인을 외주 업체로 이전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모든 국민들이 크레인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으며 정부 역시 크레인으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수 많은 노력과 대책을 마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험한 크레인을 외주화 시키려는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크레인으로 인한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크레인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실제로 발생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2017년 한 해만 해도 5건의 사고가 발생했고 7월 20일에는 불과 이틀 전에 외부업체로부터 자율안전점검을 받았던 크레인이 사고가 났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크레인의 보수 및 안전 점검도 외주 업체에 위탁하여 운영하고 있다. 외주 업체의 경우 제대로 된 보수 및 점검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
누가 보아도 위험해 보이는데 점검 업체는 이상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하는 업체 직원 2명과 원청 직원 1명, 3명이 전체 크레인을 점검하고 있는 현실에서는 제대로 된 점검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우리 사업장은 오래 전에 지어진 노후된 건물과 설비들이 많이 있다. 그러다 보니 1975년도에 제작된 크레인이 아직도 운행되고 있다.
노후된 크레인과 매립지로 인하여 지반이 틀어져 크레인을 지탱하고 있어야 할 레일에 H빔으로 보강을 해서 지금도 운행되고 있다.
노후화된 크레인은 상시적으로 고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으며 이로 인한 사고의 위험 역시 높다. 그래서 보수 점검 등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하며 평상 시 관리 역시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결국 모든 것을 원청이 책임을 지고해야지 그나마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지회는 지속적으로 크레인 안전 대책과 보수 점검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정년퇴임하는 천장 크레인 작업자 2인까지 외주화하겠다는 것이었다. 지회는 크레인으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외주화 중단을 요구하며 투쟁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사전 예방 차원에서 외주화를 중단하고 중대 재해로 인한 노동자의 죽음을 막겠다는 것이었다.
우리 투쟁의 정당성을 인지하였는지 사측은 태도를 바꾸어 우리의 요구안을 받아들였다. 외주화를 철회하고 즉시 크레인에 대하여 채용을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난 것이 아니다. 아직 크레인에 대한 각종 문제들은 산보위 및 노사협의회에서 풀어나가야 한다.
전국적으로 크레인으로 인한 사망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크레인 특성 상 한번 발생하면 대부분 중대재해로 이어진다. 2017년 5월 1일 삼성 중공업에서 발생한 사고도 크레인으로 인한 것이며, 최근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고 역시 크레인이다.
이들 사고의 공통점은 하청 노동자들의 죽음으로 이어졌다는 것과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안전문제에 있어서 원청이 책임지지 않고 있었다는 점, 사람의 목숨보다 생산 효율과 이윤이 우선이었다는 점이다.
크레인은 대형 설비나 구조물 및 부품 등을 옮기기 때문에 크레인을 운전하는 노동자와 주변에서 일을 하는 노동자 모두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크레인 운전을 외주를 준다는 것은 사실상 작업 범위와 내용이 함께 일을 하는 노동자에게 전달되지 못할 가능성이 많고 이는 결국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특히 외주 업체의 안전보건관리와 운행 시간 및 작업 강도의 문제는 하청 노동자의 피로도를 증가시킬 우려가 있으며 이로 인한 사고의 위험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최근 언론 및 보도자료에서 연일 크레인사고를 우리는 접하고 있다.
이는 타워크레인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크레인의 문제다 크레인이라는 기계가 얼마나 위험한지 우리는 인지해야 되며 철저하게 관리 및 점검을 진행해야 된다. 이는 현대비앤지 스틸만의 문제만이 아니라 크레인을 사용하는 모든 사업장에 해당하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사업주로부터 산안법을 준수하라는 것은 기본이며 관심의 끊을 놓는 순간 우리 동료의 안전은 보장 받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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