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호]아픈 몸을 말하다

[현장 보고]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21-04-02 14:06
조회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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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창거제산추련 김종하


제 4회 38세계여성의날 기념 페미니즘 관점으로 보는 영화상영회와 북토크가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여성평등공동체 숨(이경숙선생추모사업회), 마창여성노동자회,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경남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주관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글은  온라인 연극을 관람한 분들과 함께 진행된 북토크에서 토론문으로 발표된 글입니다.

노동자의 건강은 노동과정에 대한 노동자의 개입력을 기초로 한다.

우리 사회는 전체적으로 경제가 성장하고 있지만 사회 구성원들이 느끼는 행복지수는 오히려 낮아지고, 불안, 우울 등 부정적 지표는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삶의 질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날이 갈수록 개인적인 영역은 사회구조와 직위, 계급, 불평등에 의해 엄청난 영향을 받게 됩니다.
특히 건강 문제는 물질적, 심리적, 감정적 상황 등 여러 요인들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위 건강 관련 요인들 중에서 특별히 드러나는 것은 불평등과의 연관성입니다.
불평등한 사회는 폭력적이며 건강 불평등의 수준도 훨씬 높게 나타납니다.
이 부분은 현대 사회의 계급 격차가 줄어 들었을 것이라고 믿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로 계급간의 건강 수준은 오히려 벌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확인되는 것입니다.
즉 사회적 요인들이 건강상태를 결정하는 보다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말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삶의 질과 건강 대응의 과정

지난 시기를 돌이켜 보면,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삶의 질을 추구하면서 일 중독에 시달려 왔습니다. 그러다가 19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국가와 개인은 모두 혼란 상태에 빠졌습니다. 2000년대 초부터 경제회복기를 거치면서 건강보다는 생존이라는 강요 때문에  외면되었던 건강 생활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웰빙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친환경 식생활과 운동으로 건강을 지키고자 하는 분위기가 확산되었습니다. 웰빙 건강 식품이 팔리기 시작했고, 건강을 유지, 증진시키는 노력들이 칭송을 받았으며, 개인의 건강한 삶으로 사회적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부가적 이익도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안정된 삶이라는 희망은 생각처럼 이루어지지 않았고, 세계 1위의 산재 사망률이라는 오명은 계속되었습니다. 부동산 가격의 급등과 비정규직의 확산, 높은 자살율 등 불안 요인들이 지속되면서 웰빙으로 삶의 질을 높이려는  희망도 물거품처럼 꺼졌습니다. 웰빙으로 만들어 갔던 열정의 삶은 그것으로 해답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된 것입니다.
마침내 사회적 갈등이 깊어지자 2010년대에 이르러 또 다른 삶의 질을 찾는 방법으로 부정적 감정에 치우친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칭송받는 새로운 힐링 시대가 되었습니다. 방송에는 웰빙과 힐링을 위한 의사와 전문가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하게 되었고, 진정한 웰빙과 힐링을 통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희망이 넘쳐 났습니다.
그렇지만 힐링의 노력보다 더 빠르게 확대되는 불평등과 고용불안, 청년 실업의 증가 뿐만아니라 대기업 갑질이나 학벌주의, 부정부패가 득세 했습니다.
사회적 부조리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웰빙과 힐링이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민주주의와 사회복지의 확대가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간다는 인식이 확대되기 시작했습니다. 2019년 전면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과 2021년 제정된 중대재해의 처벌등에 관한 법률은 사용자의 책임을 요구하는 사회적 요구가 반영된 것입니다. 이제 웰빙과 힐링 같은 개인적 노력이 아니라 사회문화적 책임을 묻는 전환의 시대가 된것입니다.

질병의 개인화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조한진희 저)라는 책에서는 “건강에 위해한 사회적 요소 때문에 질병의 위험이 높아 진다”는 지적과 함께 “산재, 성폭력, 차별, 사고 등이 건강의 위해요소임”을 지적하고, 이러한 위해요소를 배제한 채 질병을 개인의 책임으로 몰아가면 건강불평등의 본질은 묻혀 버린다는 점을 강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건강 불평등을 왜곡하는 현상 중에는 질병낙인과 과잉보상등이 있습니다.
질병낙인은 개인의 책임을 추궁하는 가장 손쉬운 수단입니다. 한마디로 개인의 책임만을 드러내고, 사회적 요인들은 숨겨버리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과잉보상을 말하는 사람들은 질병에 걸린 사람들이 편하게 먹고 산다는 역공격을 함으로써 질병자가 방어자가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산재보상등을 받게 된 노동자에게 과잉보상의 낙인을 찍는 행위를 하는 것은 일하지 않는 사람이 너무 많은 보상을 받게 된다고 지적함으로써 일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입게 되는 것처럼 왜곡하는 것이고,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가해 행위들은 사람들에게 치료제도 없는 고통을 주게 되며, 이로 인해서 사람들은 질병을 숨기게 되고, 좌절을 겪게 됩니다.
그런데 질병을 개인화시키고, 의료민영화, 민간실손보험등과 결합시키면 터무니 없게도 성공 투자가 되고, 비난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질병과 사회적 차별을 결합시키면 질병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휘발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결국 질병의 개인화는 의료민영화, 민간실손보험등의 논리와 부합하게 되는 것입니다.

노동과정의 개입과 노동자 건강

오늘날 세계는 저성장과 경쟁의 격화, 기술혁신, 그리고 새로운 질서의 등장으로 기존 질서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질서는 불평등이라는 개인주의적 요소를 강화시키고, 반사회적이고, 단절적이며,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게 함으로써 폭력의 수준을 높이고, 공동체적 결속을 약화시켜 결국 건강을 악화시키는 사회적 요인들을 확대시키는 방향으로 이행중입니다. 사회경제적 불평등은 결국 사회관계의 질을 악화시켜 인간관계를 파탄내게 되는 것입니다.

노동재해는 기본적으로 유해물질이나 위험한 기계, 기구 등의 위험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인데, 이에 대한 관리 및 보상적 관점은 저임금 노동자들이 겪게 되는 건강손상을 방지할 수 없습니다. 언제나 더 건강한 노동자들을 찾아서 투입하고, 재해를 당한 노동자는 새로운 저임금 노동자로 교체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정규직노동자들은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과 같은 사회보험의 가입률이 낮고,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숫자도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노동과정을 통제할 수 있는 노동자들의 개입력이 없다면 노동자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생산방법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차별과 불평등을 극복하지 못하면 질병을 인정 받는 문제 뿐만아니라, 건강한 노동은 기대할 수 없는 것입니다. 불평등을 극복하는 것은 건강한 노동을 위한 가장 큰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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