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호]현장은 은폐, 축소, 외면

[일터에서 온 편지]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19-12-06 11:49
조회
2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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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균 회원/  두산중공업지회


“이윤보다 생명이다.“
마창 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에서 만든 2019년 달력 표지와 11월 표지구호이다. 구호를 생각해 보니 한방 맞은 기분이다. 일상에서 늘 보고 들어온 구호이지만 의미 깊게 생각해 보지 않고 지나쳐 온 것에 미안하기도 하고 현실에 안주해 안일했던 활동을 뒤돌아보게 된다. 그 만큼 내가 이 일에 치열하게 활동하지 못했고, 열정적으로 활동하지 못했기에 내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지 않았나 반성해 본다. 결국 내가 안고 가야할 위험요소들을 고스란히 비정규직 노동자, 하청 외주 노동자들이 떠안기고, 전가 시키므로 나는 그 위험에서 멀어져 있었고 안전지대에서 노동을 하지 않았는가.

가끔 언론을 통해 굵직한 안전사고의 보도들이 국민적 관심을 모았지만 결국은 국민적 관심마저도 시간이 지나면 허지 부지 끝나 버린다. 그리고 제대로 된 대책과 노동안전과 보건을 위해 노동자들이 원하는 법적안전장치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외면

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났다하면 사고 피해 당사자는 사용자와 관리자들, 심지어 동료들로부터 민폐 끼치는 사람으로 낙인찍히고 외면 당하는게 현실이다. 왕따가 따로 없다. 자본이 부른 지나친 경쟁과 성과주의는 부서별, 팀별, 관리자 개인별 고가가 매겨지고 실적을 나타낸다.
실적은 관리자들에게 안전을 위한 예방활동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실적 쌓기에 앞뒤 가리지 않고 막나간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생산 활동을 하는 현장 노동자들이 그 위험 부담을 안고 간다. 실제로 공장별 무재해 목표 달성을 정해 놓고 표창과 포상금을 지급해서 부서와 팀간에 경쟁을 더 부추기고 과열된 경쟁은 또 다른 문제의 결과를 낳게 된다.

다치고 아픈 것도 서러운데 사고 당사자는 포상금을 받지 못하게 해서 오히려 동료들에게 미안해하는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것은 동료들로부터의 외면과 왕따로 직장 내 괴롭힘의 또 다른 산업재해를 만들고 있다.

축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했나? 정말 먹고 살기 바빠 내 생명을 지키고 내 신체를 지키는 일이 우선 되어야 하지만 나의 안전은 먼발치에 있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장치 설치와 장비 설치를 위해 소요되는 시간은 소홀히 하면서 생산이 최우선이다 보니. 위험을 안고 작업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  안전사고가 나서 사실관계가 알려지면 이왕 벌어진 일 확대되는 것 보다는 사고를 축소하여 무마해 갈까에 온갖 촉각을 세운다. 긴급히 병원으로 이동하기 위해 구급차를 이용하기 보다는 관리자들은 개인 차량으로 이동한다. 그래야 안전팀과 노동조합에 알려지지 않고, 어떻게든 사고 축소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사고 당사자의 몸이 골절되어도 사고 축소를 위해 설득하고 이해시켜 관리자들의 의도대로 밀고 간다.

은폐

자본 속성상 이윤의 욕심이 하늘을 찌를듯 하지만 자본의 욕망을 제어하는 사회적 제도는 여전히 미흡하다. 이런 환경 속에서 현장에서 발생되는 안전사고와 수습과정을 지켜보면 공장별로 사고를 숨기는 것이 보편화 되었다. 사고가 발생되면 어떻게 피해를 줄이기 위한 수습방안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고 소문을 줄일까에 고민하며 은폐 대책을 세우는 것 같다.
실제 년도별 안전사고 사례를 봐도 자본이 얼마나 산재사고를 은폐해 왔는지 수치를 통해서 알 수 있다. 결국 이 모든 안전사고의 은폐는 사용자에게 그 만큼 돈이 되고 주머니를 채울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수년간 산재사고 예방을 위해 대책을 요구하고 다양한 투쟁을 전개했다. 그리고 지역의 산추련도 그 한몫을 담당하고 지속적으로 활동가를 배출하였다. 이로 인해 산안법도 강화되고 현장도 바뀌고 산업안전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 이제는 산재사고 은폐 처벌 강화는 사용자의 이윤 집착을 조금은 낮추고 늦출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산안법 강화를 위한 발걸음은 멈출 수 없다. 조금만 방심해도 자본은 그 틈을 이용해 이윤추구를 위해 산안법 개악으로 몰고 갈 것이다.

언제가 받은 산안교육에서 잊지 않고 생각나는 구호가 있다. “우리가 방심하면 현장이 무너진다. 정신 똑바로 차리자.“ 백번을 외쳐도 맞는 말인 것 같다. 조합원이 우리에게 위임한 간부의 역할을 책임을 다해 잘 수행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우리의 일자리는 안전하고 현장조직은 강화 될 것이다.

아쉬움이 있다면 집행 임기 특성상 2년 단위로 바뀌는 단위 사업장별 집행위원 노동안전부서의 전문성이 축적되지 못하고, 지속적인 활동이 보장되지 않는 부분이 안타깝다. 노안업무가 익숙할 때쯤이면 현장으로 복귀하고, 새로운 노안담당자들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된다.

사업 연속성이 결여되고 업무 연속성이 담보되지 않는 것이다. 노안담당자들이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장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이제부터라도 회사의 전문 노안부서와 같은 수준의 역량을 갖추어가야 한다.
안전보건활동 역량을 키우지 못하면 각 단위 사업장은 자본의 방침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 10년을 바라보고 노동안전 활동가를 키워 내는 체계와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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