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호]희망퇴직 205명, 휴직 530명 하루하루가 고통이죠

[만나고 싶었습니다]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17-06-27 17:05
조회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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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창립이래 단 한 번도 어렵지 않은 적이 없던 성동조선해양이 사활을 건 투쟁을 하고 있다. 창립이후 매번 바뀌는 경영진들은 똑같은 소리를 하였다.
“올해만 희생하고 조금 더 노력한다면 회사는 분명히 좋아질 것이다”라는 소리를 들으며 조금만 더 참고 일해서 우리도 다른 조선소처럼 한번 잘나가 보자는 각오로 묵묵히 일하였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경영진들은 돈을 쥐고 있는 채권단의 압박인지, 아니면 스스로가 답이 안보여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나같이 1년을 가까스로 넘기거나 그것도 못 버티고 나가는 경영진들만 수두룩하였다.
우린 그런 경영진들이 나갈 때 마다 의욕과 희망의 불씨는 꺼져만 가고 이렇게 살 수는 없다는 분노로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그리고 계속되는 세계경기 침체와 조선업의 불황에 지금 회사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성동조선해양은 2010년 자율협약을 시행하며 채권단 공동관리가 되어왔다.
채권단 관리 속에 계속적으로 구조조정을 해왔으며 2016년에 희망퇴직으로 우리 회사를 떠난 노동자만 205명이 넘었다. 그리고 2월부터 시작된 휴직으로 530여명이 휴직을 나가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매달 많은 인원이 휴직을 나갈 계획이며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폐업과 도산으로 임금체불과 일자리를 잃고 쫓겨나고 있으며 현재까지 4,000여명이 넘는 하청 노동자가 흔적도 없이 길거리로 내몰린 상황이다.
이대로 물량확보가 안된다면 더 많은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리게 될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 경제가 휘청거리던 시절 나라경제를 다시 살려놓은 것이 우리 조선 노동자들이다. 조선 노동자들이 이 나라를 발전시켰고 그리고 오랜 노동 속에서 세계 최고의 배를 만드는 기술력을 가지게 되었다.
조선산업이 세계에서 가장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경영자의 능력이 아니라 세계 최고로 배를 잘 만드는 우리 조선 노동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라 경제를 일으키고 세계 최고의 배를 만드는 노동자들에게 조선산업이 일시적인 불황에 닥쳤다고 제일 먼저 노동자들의 밥줄부터 끊어 놓는 것이 기업이 할 일이며 채권단이 할 일인가? 많은 전문가가 2018년이면 침체된 조선산업의 경기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노동자들을 다 잘라 놓고 다시 조선산업이 살아난다면 무슨 수로 버틴다는 말인가? 조선산업을 아예 죽여 놓겠다는 것과 같은 것이다.

지금은 지속되는 불황으로 선가가 많이 하락되어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채권단은 시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채권단의 손해만 최소화하는 것에만 치중하며 기존의 RG(선수금환급보증)발급 기준을 고집하며 수익률이 1%이상이 되지 않는다면 RG를 발급해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전 정부에서도 역시 현재 시황과 상황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음에도 정부 컨트롤타워 마비로 책임을 회피하고 기존 RG발급 기준을 완화 하는 것에는 소극적으로 대처 할 뿐 사실상 물량 확보에 사활이 걸린 성동조선해양의 침몰을 좌시해오며 수주 계약이 채결될 수 있었던 것들조차 놓치는 결과를 가져왔다.

지금 어렵게 수주계약을 진행하는 선박들이 있다.
이번 선박들은 성동조선의 사활이 걸린 매우 중요한 계약 건이다.
그러나 회사와 채권단은 회사의 수주를 손꼽아 기다려온 우리 노동자들에게 일할 수 있다는 기쁨마저 느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그것은 RG발급을 담보로 채권단이 요구하는 노사 확약서를 제출하라는 것이다.
노사 확약서에는 자구계획 적극 이행과 무쟁의, 그리고 자구계획이행 속에는 인건비를 줄이는 계획도 포함이 되어있다.

4월부터 회사의 경영진은 노동조합에 매일 같이 찾아와 노사 확약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인력의 구조조정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하였다.
노동조합의 존립에 최대의 목적은 고용의 보장에 있다. 그런 노동조합에 찾아와 “채권단이 노사확약서를 써준다면 RG발급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으로 보여진다”며 RG발급에 대한 확실도 없는 상황과 자구안의 내용을 정확히 노동조합에 알려주지도 않은 채 노사 확약서에 도장을 찍어줄 것을 매일 같이 강요받고 있다.
이에 노동조합은 인력의 구조조정은 절대 동의해 줄 수 없다는 내용을 분명히 하였고 채권단과의 간담회에서도 이와 같은 입장을 분명히 해 둔 바가 있다.

성동조선에 근무하는 임직원들 중에는 ‘뭐 까짓것 써주고 회사가 어려운데 파업 안 하면 되지 뭐가 문제야?, 노동조합이 확약서 안 써줘서 수주 안 된다, 라고 생각하는 임직원들도 있다. 그리고 그것을 회유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느 노동자가 일감을 확보하는 대신 내가 잘려나가는 것에 동의할 수 있겠는가?
내가 잘려나가면 일감이 무슨 소용인가?
그리고 일감을 확보하는 대신 내 옆의 동료,
내 옆집의 이웃을 길거리에 내모는 것에 동의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내가 없는 성동조선해양이 경영정사화의 기틀을 마련하고 한국 조선업의 최고의 길을 걷는다 해도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 것이다.
이에 노동조합은 현 정권의 취지와 반대로 정규직의 일자리를 축소하고 비정규직으로 채워 노동유연성을 확보하려는 사측과 채권단을 강하게 규탄하며 무슨 일이 있어도 인력구조조정 만큼은 막아내겠다는 의지와 각오로 싸워나갈 것이다.

 

  • 이성길 성동조선해양지회 교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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