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호] 우리의 태도를 분명히 하자

[활동 글]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17-10-17 14:51
조회
355

   하승우  청년활동가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 지 4개월이 지났다. 누군가는 문재인 정권이 잘하고 있다고 하고, 누군가는 잘 못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은 미흡해도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는 사람도 있다. 문재인 정권은 잘하고 있나, 못하고 있나? – 그런데 이 질문은 더 구체적일 필요가 있다. 즉, 문재인 정권은 어떤 계급을 대변하는 일을 잘하고 있나, 못하고 있나? 이는 곧 정권의 성격 문제이기도 하다.
문재인 개인의 주장으로는 “‘촛불혁명’ 정신을 이을 것”이라고 한다. 달리 말하면 수많은 요구를 가지고 거리로 나섰던 노동자 민중의 입장을 대변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당연히 이것만을 가지고 정권이 누구를 대변하고 있는가를 말할 수는 없다. 정권의 실제 행동을 통해서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이미 지난 4개월 동안의 문재인 정권의 행보는 정권의 성격을 파악하기에 충분하다.

문재인 정권의 ‘개혁’ 행보

우선 일자리 문제를 보자. 지난 8월 청년실업률은 (물론 ‘공식 통계상’) 9.4%으로 ‘18년만에 최고’이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도 일자리 문제는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심각해지고 있다. 아직 몇 달 되지도 않았는데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럼 정책은 어떤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 이는 이제 아는 사람은 알듯이 민중 기만술에 불과했다. 정권이 말하는 ‘정규직화’는 실제로는 무기계약직으로의 전환, 결국 비정규직 영구 고착화에 불과했다. 이는 이미 박근혜 정권이 한 번 써먹었던 전략(?)이다. (박근혜 정권에서도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화를 ‘정규직화’라고 선전했다) 그리고 이마저도 일부 노동자들이 전환대상에서 제외되거나, 일부 전환 대상을 제외한 나머지 노동자들은 해고의 위기에 처하는 일이 생기고 있다. 특히 학교 비정규직의 경우 5만여명 중 1천여명(2%)만 ‘정규직화’ 대상이다.
최저임금 문제는 어떤가. 문재인 정권은 ‘최저시급 당장 1만원’ 요구는 무시하고 2020년까지 1만 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 느긋한 인상이 당장 심각한 저임금 문제의 해결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 그런데 이마저도 “인상하는 정책의 속도가 완화될 수 있다” 고 한다.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 원으로 반드시 올리겠다”는 최소한의 약속은 어디로 갔는가?
문재인은 대통령 취임사에서 “통합과 공존”, “한반도 평화”를 말했었다. 이 부분은 어떤가? 우선 그가 사드를 반대했던가? 문재인은 당선 전에는 ‘전략적 모호성’을 내세웠다. 그리고 당선이 되고 나서는 사드 발사대 4기 반입 보고 ‘누락’에 대해 ‘격노’하면서 사드 발사대 4기를 추가 배치했다.(?) ‘의도적일지도 모르는 보고 누락’으로 “매우 충격”을 받아 국방부에 ‘격노’하면서, 폭력 경찰을 동원하여 소성리 주민들을 짓밟았다.(?)
대북정책은? 군국주의자 아베와는 통화로 “대북 압력 극한까지 높여야” 운운하고, “북한을 완전히 파괴” 운운하는 트럼프와는 “한미 동맹을 더욱 위대한 동맹”으로 만들어 나가자고 하는 문재인, 그리고 그 정권의 대북정책의 대체 어디에서 “평화”와 “공존”을 찾을 수 있는가?
그리고 문재인은 몇 개월 전 런던에서 일어난 테러에 대해 “반인륜적 범죄”라고 비판했는데, 북종업원들을 납치·감금하는 것 또한 반인륜적 범죄가 아닌가? 얼굴에 철판을 얼마나 두껍게 깔아야 이 사건을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은폐하고 있으면서 “평화는 저의 소명이자 역사적 책무” 운운할 수 있는가? 한 여권 인사가 (국정원의 존립 문제가 걸린) “설령 사실이라도 해도 묻고 가야 할 사안이다, 이것은 개별 정권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북종업원 납치 사건이 ‘국정원 적폐청산 TF’의 ‘국정원 적폐 목록’에도 없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가.

문재인 정권은 독점자본을 대변한다
이상이 – 지면 관계상 국정원, 국가보안법, 한일 ‘위안부’ 합의, 천안함, 세월호, 양심수 석방 등 수많은 문제를 생략한 – 문재인 정부의 (겨우 4개월 동안의!) 행보 중 일부이다.
일자리 문제는 결국 자본주의 체제의 실업문제이고 자본가 계급과 노동자 계급 간의 서로 적대적인 이익이 걸린 문제이다. 문재인 정부는 어느 쪽을 대변하고 있는가.
사드 배치, 한일 ‘위안부’ 합의, 대북(적대)정책 – 미국 제국주의에 종속된, 그들의 이익을 위하는 한국 문재인 정부가 감히 건드릴 수 있는 문제인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파쇼기구 국정원과 국가보안법 – 물론 본인이 밝혔듯이 문재인은 이들의 철폐에 반대하고, ‘개혁’이란 이름으로 정당성을 부여한다. 누구를 위해서인가.
어떤 사탕발림을 하고 기만적인 정책을 펼치든, 문재인 정권은 이처럼 국내외의 자본, 그 중에서도 독점자본을 대변하는 정권이다.
그리고 이는 이명박·박근혜는 물론이고 김대중, 노무현 정권 또한 마찬가지이다. “나라를 살리기 위해서는 우선 노동자 여러분이 정리해고제를 수용해 외국 자본들이 들어오도록 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 “20% 희생을 통해 80%를 살리고 ...” 운운하며 정리해고제와 파견법을 도입한 김대중 정권. 당시 열사들의 분신에 대해 “더 이상 분신을 투쟁수단으로 삼던 시기는 지났다” 운운하면서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미제를 도와 이라크에 파병하고, 미군기지 반대 시위대를 경찰과 군대까지 동원하며 진압한 노무현 정권. 결국 지배계급 즉 독점자본가 계급을 대변한다는 점에서는 이명박·박근혜 정권과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권 간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 더 나아가서, 애초에 국가란 것 자체가 지배계급의 지배도구이다.

저들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
문재인 정권이 (그리고 더 나아가 자본주의 국가란 것 자체가) 노동자 민중이 아닌 독점자본을 대변하는 계급이라고 했다. 그럼 우리는 이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즉 경제위기 속에서 자본 측의 밀려오는 대(對)노동자·민중 공세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문재인 정권이 결국 독점자본의 대변자임을 알고서도 그들에게 기대를 걸 것인가?
김대중 정권 시절 민주노총 지도부가 노사정위원회에 들어가 정리해고제 도입을 합의했듯이, 이번에도 문재인 정권의 일자리위원회에서 정권과 자본의 정당성 확보를 위한 괴뢰 역할을 할 것인가. 아니면 노동자 계급 자신의 힘으로 투쟁하여 쟁취할 것인가!노동자 계급의 명확한 계급적 입장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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