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호]초보노안부장 활동기

작성자
mklabor
작성일
2017-06-27 16:57
조회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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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처음으로 산보위원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때 당시 나는 아무런 지식도 없고 노동조합의 역할 및 정작 맡고 있는 산보위원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다만 알고 있는 것은 안전을 담당하는 노동조합파트라는 것 뿐이었다.
그 당시 나는 우리 회사만큼 안전한 사업장이 어디있냐는 생각이었다.
물론 스테인레스를 압연, 열처리, 가공을 하다보니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지만 철강회사 경력 10년차였던 당시 크게 위험을 느끼지 못하고 회사에서 안전에 신경을 많이 썼구나하는 생각이었다.
지회 임원의 추천으로 산추련을 알게 되었는데 그게 나의 노안활동의 터닝포인트였다. 교육을 듣고 다른 지회 간부 및 활동가들과 대화를 하면 할수록 우리회사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회사가 되어만 갔다. 사실 산업안전보건법이라는 것을 그때 당시에 알게되었고, 산추련 교육이후로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으면서 스스로 책을 읊어보았다. 순간 나는 알게 되었다.
내가 우물안 개구리라는 것을..
지회에 선배간부들을 비롯해 대다수가 위험하다고 인지는 하고는 있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할뿐만아니라 별다른 관심도 없었기 때문이다.

산보위를 하기 위해 처음으로 회사관리자와 마주 앉았다. 느낌이 이상했다.
평상시 상급자인 관리자들과 언쟁을 해야 되는 부분이 나름 신경쓰였고 왠지 이걸로 인하여 불이익을 당할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처음 산보위에서는 솔직히 말할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난생 처음하는 산보위에서 어떻게 진행하며 무엇을 다루는지 몰랐고 내 앞에 앉은 공장장이 매우 불편했다.
자꾸 날 쳐다보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처음으로 산보위에서 안건을 요구했던 것이 작업환경측정설명회 개최였다.
분명히 교육을 받고 산업안전보건법에도 나와있는 것을 회사에서는 진행하지 않았다. 회사의 대답은 그런 게 있냐는 것이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명시가 되어있다고 하였더니 다음에 논의하자고 하고 그냥 회의가 마무리가 되었다.
첫 산보위의 쓴맛은 아직도 머릿속에 맴돈다.
그후 라인에서 일을 하다가 허리가 아프고 다리까지 통증을 느꼈다. 말로만 듣던 산재를 내가 당할 줄이야...
허리가 아파서 마음고생이며 몸고생을 할 때 정말 고맙게도 여러 활동가 동지들이 도와주었다.
정말 내가 바뀌게 된 계기는 산재신청하고 나서부터이다. 근로복지공단으로 부터 회사에서 자료가 왔으니 공단에 방문을 해서 문답조사를 하자는 연락을 받았다. 근로복지공단에서 내민 회사측자료는 정말로 어이가 없는 지경을 넘어 분노로 내 온몸을 뜨겁게 했다.
나는 회사의 가동률 및 능률을 위해 무거운 롤도 마다하지 않고 들어서 빠르게 작업을 했는데 회사에서는 작업자가 작업지시를 따르지 않았고 그로 인한 질병이라고 하였다.
분명 가동률이 올라가니 팀장도 격려해줬는데...이렇게 뒷통수를 맞을 줄이야.. 산재신청 할 때까지만 해도 마음이 불안하고 뒤숭숭하였지만 그날 이후로 무조건 난 승인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동지들의 덕으로  산재가 승인이 되었고 나는 치료와 산업안전보건분야 공부를 하기로 하였다.
9기 집행부 때 노안부장이 되면서 이론을 배우고 여러 동지들이 조언했던 부분을 현장에서 직접 실천 해 보았다.
처음 산보위원을 했을 때랑 지금의 눈높이는 너무나도 달라졌다. 위험하기 짝이 없는 현장의 동료들이 다치고 아프고 병들어 가는 것이 눈에 보였다.
어제 나랑 같이 커피를 마셨던 동료가 병원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이런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 회사의 태도는 더욱 더 분노를 하게 한다. 돈 몇푼 주고 마무리를 하지 않나... 다쳐도 시설물 개선은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그저 형식적인 대답과 원론적인 답변뿐이었다. 하지만 사실 무엇보다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은 회사의 태도도 있지만 현장 조합원들의 의식 및 의지였다.
대부분 근속년수가 오래된 사업장이다 보니 아파도 내가 나이가 들어서 아팠다든가, 아파도 말 못하고 개인치료를 한다. 이렇게 회사와 원만한 관계 때문에 공상처리를 한 후 여러 휴유증을 겪는 등 뿌리깊게 밖힌 나쁜 관행들을 지켜보는 나로서는 힘이 들었다. 나 역시도 되돌아보면 선배들과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산재를 해야 되는 이유와 현장의 조금씩 조금씩 바뀌어가는 모습을 본 선배님들은 점점 의식이 바뀌었다.
수시로 전화나 문자로 이런 이런 부분 위험한 거 아니가? 사실 어깨가 아픈데 이거 산재맞냐는 등 점점 의식이 바뀌어지는 것을 느낀다. 한번에 다 바꿀 수는 없겠지만 차근차근 바뀌어가는 이 맛(?)이 노안부장활동의 매력인 것 같다.

현장에 고참선배님이 정말 가슴에 와닿는 조언을 했는데 그것은 현장에 답이 있으니 현장과 소통을 자주해라는 것이었다.
정말 현장에 매일매일 내려와서 크레인이나 내가 모르는 기계를 물어보면 정말 잘 가르쳐주신다. 그러다 보면 그 설비의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하며 그 부분은 정리해서 회사에게 개선을 요구하는 이런 반복적인 사이클이 되다보니 정말 노안활동이 재미가 있다.
노안부서는 꼭 마약과 같이 오묘한 매력이 있다. 계속 활동을 하면 할수록 뭔가 모르게 깊게 빠져들고 성취감을 느낀다. 특히 처음으로 산재승인을 받았을 때의 그 기분은 말로 표현 못한다.
과거로 돌아가 내가 산재신청을 할 때 여러 동지들이 도와주었는데 이제는 내가 우리 조합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긍정적인 부분인 것 같다.
아직은 초보 노안부장이지만 작지만 큰 목표가 있다면 정말 산업안전보건법을 준수하여 단 한 명의 조합원들이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고, 죽지 않는 사업장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정말 노안활동을 하면서 제일 큰 재산은 연대인 것 같다.
초보 노안부장이 오랜 경험을 가진 노안부장이나 활동가들에게 실무에 대한 접근이나 문제를 풀어나갔던 과정을 들으면서 내가 직접 겪지는 않았지만 내 마음 속에 어느새 그런 값진 경험들이 적립이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혼자풀지 못하는 문제는 여러 지역의 동지들과 함께 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큰 힘인 것 같다.
아직 서툴고 부족하지만 항상 현장과 소통하려고 발로 뛰는 노안전문가가 되는 꿈을 꾼다.

 

  • 현대비엔지스틸 지회 노안부장 이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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